전세사기 피해주택 경매, 남이 최고가를 써도 세입자가 먼저 살 수 있나요?
결론부터: 가능하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세입자가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다른 사람이 최고가로 매수신고를 했더라도 피해자가 그 가격으로 우선매수를 신고하면 법원은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한다. 이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20조가 정한 우선매수권 제도다.
다만 이 권리는 자동으로 행사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정해진 요건을 갖춰 직접 신고해야 발생한다. 아래에서 조문을 근거로 정리한다.
우선매수권의 요건과 효과 (특별법 제20조)
특별법 제20조제1항은 전세사기피해주택을 「민사집행법」에 따라 경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96조제1항 또는 같은 법 제497조에 따라 환가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는 경우, 전세사기피해자는 매각기일까지 「민사집행법」 제113조에 따른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하겠다는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신고 여부는 피해자의 선택이고, 신고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은 발생하지 않는다.
신고가 있으면 효과는 명확하다.
- 제2항: 법원은 최고가매수신고가 있더라도 그 전세사기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하여야 한다”. 이는 법원의 의무이지 재량이 아니다.
- 제4항: 전세사기피해자가 우선매수신고를 한 경우, 원래의 최고가매수신고인은 「민사집행법」 제114조에 따른 차순위매수신고인으로 본다. 즉 최고가매수신고인의 신고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밀려 차순위로 지위가 바뀌는 구조다.
- 제3항: 만약 여러 명의 전세사기피해자가 각자 우선매수 신고를 하고 제2항의 절차(법원의 매각허가)까지 마쳤다면, 피해자들 사이에 특별한 협의가 없는 경우 변제받을 수 있는 임차보증금의 비율에 따라 그 주택을 매수하게 한다.
정리하면, “남이 최고가를 써도 세입자가 먼저 살 수 있는” 근거는 바로 제20조제1항·제2항이다. 단 피해자가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보증을 제공하고 매각기일까지 신고해야 하며, 그냥 세입자라는 사정만으로 자동으로 우선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2026년 11월 13일부터 바뀌는 부분 — 아직은 시행 전
주의할 점은, 제20조가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바뀐다는 것이다. 법률 제21634호(2026. 5. 12. 일부개정, 2026. 11. 13. 시행)는 제20조를 다음과 같이 고친다.
- 제1항에 단서가 신설되어, 최고매수신고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전세사기피해자가 「민사집행법」 제97조에 따른 최저매각가격과 같은 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경쟁 매수신고 자체가 없었던 경우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범위가 넓어진다.
- 제2항의 “최고가매수신고가 있더라도”라는 문구는 “제1항에 따른 신고가 있는 경우”로 바뀐다.
- 제4항의 “제1항”은 “제1항 본문”으로 바뀐다(단서 신설에 따른 정리).
이 개정 법률의 부칙 제1조 본문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이라고 정하면서, 단서로 일부 조문(제25조의8부터 제25조의12까지, 제28조의4, 제29조의2제4항부터 제6항까지, 제31조 관련 부분, 제34조)에 대해서만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따로 정한다. 제20조는 이 단서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제20조 개정 문언이 정확히 언제부터 시행되는지는 이 부칙 조문만으로는 확정되지 않으며,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2026년 10월 25일 기준으로는 현행 제20조(단서 없는 문언)가 적용되므로, “최고매수신고가격이 없을 때 최저매각가격으로 우선매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아직 현행 조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우선매수권과 혼동하기 쉬운 제도 — 경매유예·정지(제17조)
흔히 “경매를 멈출 수 있다”는 이야기와 “먼저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섞여서 알려지는데, 특별법상 두 제도는 서로 다른 조문이다.
특별법 제17조는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전세사기피해주택에 대해, 전세사기피해자가 법원에 매각기일 지정 보류, 지정된 매각기일의 취소 및 변경 등 경매절차의 유예·정지(이하 “경매유예등”이라 한다)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제1항). 그러나 신청만으로 경매가 멈추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경매유예등을 결정하려면 「민사집행법」 제104조에도 불구하고 다음이 함께 고려된다(제3항).
- 피해자의 신청이나 국토교통부장관의 요청이 있을 것
- 피해자가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생계나 주거안정에 지장을 줄 것이 우려될 것
- 법원이 채권자 및 채무자의 생활형편 등을 고려할 것
이를 모두 고려해 법원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경매유예등 역시 신청에 따른 법원의 재량 판단이지 신청 즉시 자동으로 멈추는 제도가 아니다.
기간도 정해져 있다. 경매유예등의 기간은 유예 또는 정지한 날의 다음 날부터 1년 이내다(제4항 본문). 다만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의 신청을 받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제4항 단서). 이것도 자동 연장이 아니라 법원의 재량 판단이다.
국토교통부장관도 일정한 경우 법원에 경매유예등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제2항). 요청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로 한정된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관련 위원회가 심의·의결한 경우(제1호), 또는 매각기일이 위원회 개최일 이전에 있어 위원회 의결을 받을 수 없는 긴급한 경우(제2호)다. 제2호로 요청한 경우에는 다음 위원회 또는 분과위원회에 보고하여 심의·의결을 받아야 하며, 부결되면 법원에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제5항). 이 보고·통보는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여기서 한 가지 범위상의 차이도 짚어둘 필요가 있다. 제17조제3항은 “전세사기피해자(제12조에 따라 전세사기피해자등 결정을 신청한 자를 포함한다)“라고 하여 결정을 아직 받지 않고 신청만 한 사람까지 포함하는 괄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제20조 우선매수권 조문에는 이런 괄호가 없다. 따라서 두 조문이 말하는 “전세사기피해자”의 범위가 항상 똑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핵심 요약
- 우선매수권(제20조): 매각기일까지 보증을 제공하고 최고매수신고가격과 같은 금액으로 신고하면, 법원은 그 피해자에게 매각을 허가해야 한다(의무). 원래 최고가매수신고인은 차순위매수신고인이 된다.
- 경매유예·정지(제17조): 신청·요청이 있고 생계·주거안정에 지장이 우려되는 경우, 법원이 채권자·채무자의 생활형편 등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는 재량 제도다. 신청만으로 경매가 서는 것이 아니며, 기간은 원칙적으로 1년 이내이고 연장도 법원의 재량이다.
- 제20조에 단서를 추가하는 개정(최저매각가격 기준 우선매수 허용 등)은 2026년 11월 13일 시행 예정이며, 2026년 10월 25일 현재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 제6조제2항제2호
- 제12조
- 제17조(경매의 유예ㆍ정지) 제1항~제5항
- 제20조(경매절차에서의 우선매수권) 제1항~제4항 (현행, 법률 제21490호 기준)
- 법률 제21634호(2026. 5. 12. 일부개정) 제20조 개정 문언 및 부칙 제1조
- 민사집행법
- 제78조, 제97조, 제104조, 제113조, 제114조, 제264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 제496조제1항, 제497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