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끝까지 말하지 않으면 처벌받거나 구속될 수 있나요?
결론부터
경찰 조사에서 이름이나 주소를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처벌되거나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행위가 아무 불이익 없는 선택인 것도 아니다. 형사소송법은 진술거부권을 보장하면서도,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신원을 확인하도록 사법경찰관에게 의무를 지우고 있다. 이 글은 그 두 조문 — 형사소송법 제241조(피의자신문)와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 이 실제로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정하지 않는지를 조문 문언 그대로 짚는다.
조문이 실제로 정하는 것
제241조 — 신원 확인은 사법경찰관의 의무다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에는 먼저 그 성명, 연령, 등록기준지, 주거와 직업을 물어 피의자임에 틀림없음을 확인하여야 한다.
이 조문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는 조문인가다. “하여야 한다”의 주어는 사법경찰관이다. 즉 이 조문은 피의자에게 “답하라”고 명령하는 규정이 아니라, 사법경찰관에게 “신문을 시작하기 전에 성명·연령·등록기준지·주거·직업 다섯 가지를 먼저 물어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하는 규정이다.
조문이 묻도록 정한 항목은 이 다섯 가지뿐이다. 주민등록번호 같은 항목은 제241조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 제241조에는 피의자가 답변할 의무를 정한 문언이 없다. 조문은 사법경찰관의 ‘확인 의무’만 규정할 뿐, 피의자의 ‘답변 의무’는 규정하지 않는다.
제244조의3 — 신문 전에 고지해야 하는 네 가지
①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
-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포기하고 행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
- 신문을 받을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제1호는 “일체의 진술” 또는 “개개의 질문”에 대해 진술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 이 조문 어디에도 제241조가 묻는 성명·주거 등 항목을 진술거부권의 범위에서 빼는 문언은 없다. 바꿔 말하면 “이름·주소는 진술거부권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두 조문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이는 조문에 없는 내용이므로, 이 글도 그런 결론을 조문의 내용인 것처럼 단정하지 않는다.
순서: 고지가 먼저, 질문도 “먼저”
두 조문을 시점 표현 그대로 읽으면 이렇다.
- 제244조의3제1항: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네 가지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 제241조: 사법경찰관은 신문할 때 “먼저” 성명·연령·등록기준지·주거·직업을 묻는다.
즉 조문의 문언상 신문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 고지와 신원 확인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조사 도중에 고지한다”거나 “인적사항부터 확인한 뒤 고지한다”는 식으로 순서를 바꿔 이해할 근거는 조문에 없다.
답변 거부 의사를 확인하고 조서에 남기는 절차
②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알려 준 때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의 여부를 질문하고, 이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을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이 경우 피의자의 답변은 피의자로 하여금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답변을 기재한 부분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제2항 전단은 네 가지 사항을 고지한 뒤, 피의자가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질문하고 그 답변을 조서에 기재할 의무를 사법경찰관에게 지운다. 후단은 그 답변을 남기는 두 가지 방식을 정한다 — 피의자가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사법경찰관이 기재한 부분에 피의자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는 것이다. 둘 중 하나를 택하는 구조이므로 “반드시 자필로 써야 한다”는 식으로 읽는 것은 조문과 다르다.
그래서, 처벌·구속과는 무슨 관계인가
제241조와 제244조의3 어디에도 진술 거부나 고지 누락 자체에 대한 벌칙 문언은 없다. 두 조문은 “하여야 한다”는 사법경찰관의 절차적 의무와, 진술거부권의 내용·고지 방식을 정할 뿐이며, “답하지 않으면 처벌한다”거나 “답하지 않으면 구속한다”는 제재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두 조문만으로 “이름을 끝까지 말하지 않으면 처벌·구속될 수 있다”거나 반대로 “절대 불이익이 없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다만 한 가지는 조문 문언으로 명확히 확인된다 — 제244조의3제1항제2호는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을 고지 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사법경찰관이 신문 전에 피의자에게 반드시 알려주어야 할 네 가지 중 하나다.
이름·주소 진술 거부와 관련한 판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구체적 사건에서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는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함께 알아둘 것 — 아직 시행되지 않은 개정, 그리고 적용 예외
형사소송법은 2026년 8월 4일 법률 제21857호로 개정되어 2026년 10월 2일부터 제241조와 제244조의3이 현재의 문언(주체: “사법경찰관”)으로 시행 중이다. 그런데 같은 개정 작업에는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문도 섞여 있으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 제197조의4, 제260조제1항(지방공소청 관련 부분 제외), 제261조(지방공소청 관련 부분 제외)는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2027년 2월 5일경)부터 시행된다.
- 제220조의2(압수·수색·검증의 영상녹화), 제244조의6(피의자신문 등의 녹음)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2027년 8월 5일경)부터 시행된다. 특히 제244조의6은 시행 당시 수사 중인 사건에도 적용된다는 점이 부칙에 명시되어 있다.
또한 별도의 법률 제21241호(2025년 12월 30일 개정, 2027년 12월 31일 시행 예정)는 제241조와 제244조의3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을 주체로 하는 문언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 법률이 실제로 고치는 조문은 제59조의3과 제215조의2뿐이며, 제241조·제244조의3이 그 문언으로 바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즉 두 조문에 대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현재 시행 전 상태의 참고용 문언일 뿐, 2026년 10월 22일 기준 현행 조문의 주체는 “사법경찰관”뿐이다.
마지막으로 부칙 제14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특별검사·특별검사보·파견검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처장·차장·수사처검사의 직무·권한에 대해서는 검사의 수사권·지휘권과 관련된 개정규정 대신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들이 수행하는 피의자신문에 구체적으로 어느 문언이 적용되는지는 이 글의 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요약
| 구분 | 조문 내용 |
|---|---|
| 신원 확인 | 사법경찰관이 신문 시 “먼저” 성명·연령·등록기준지·주거·직업을 묻는 사법경찰관의 의무 (피의자의 답변 의무 아님) |
| 고지 시점 | 사법경찰관이 “신문하기 전에” 4가지 사항 고지 |
| 고지 내용 | ① 진술거부 가능 ② 불이익 없음 ③ 진술 포기 시 유죄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 ④ 변호인 조력 가능 |
| 답변 기재 | 거부권·조력권 행사 여부를 묻고 조서에 기재, 자필 또는 기명날인·서명 중 택일 |
| 벌칙 | 두 조문에 진술 거부·고지 누락에 대한 벌칙 규정 없음 |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241조(피의자신문)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제1항제1호~제4호, 제2항
- 형사소송법 부칙(법률 제21857호, 2026. 8. 4.) 제1조, 제1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