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사실을 써도 공익 목적이면 명예훼손이 아닌가요?
“사실만 썼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실을 드러낸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사실이면 명예훼손이 아니다”라는 생각은 이 조문의 구조와 맞지 않는다.
조문이 정한 요건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법률 제21988호, 2026. 9. 29. 일부개정, 시행 2026-10-02).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④ 제2항의 죄를 지은 자가 해당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취득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은 몰수한다. 그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몰수하기 불가능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조문의 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제1항: 드러낸 내용이 “사실”인 경우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제2항: 드러낸 내용이 “거짓의 사실”인 경우 —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
즉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제1항과 제2항 중 어느 쪽이 적용되는지, 그리고 법정형의 수준을 가르는 요소다. 사실이라는 이유로 명예훼손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방할 목적’이 공통 요건이다
다만 제1항·제2항은 모두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라는 요건을 공통으로 두고 있다. 이 요건들이 모두 인정되어야 처벌 대상이 된다는 뜻이므로, 비방할 목적이 없는 게시물까지 이 조문으로 처벌되는 것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질문의 핵심이 드러난다. “공익 목적”과 “비방할 목적”은 조문 구조상 서로 대비되는 개념으로 다뤄진다.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제1항·제2항 어느 것도 적용될 자리가 없다. 거꾸로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면, 그 내용이 사실이라 해도 제1항의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만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자체에는 ‘비방할 목적’이나 ‘공공연하게’의 의미를 풀이하는 괄호 정의가 없다. 이 요건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는지(예컨대 공익성이 어떤 방식으로 고려되는지)에 관한 판례는 이 글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기준을 단정하여 설명하지는 않는다.
피해자의 의사와 처벌 절차 — 제3항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는 제1항과 제2항의 죄 모두에 적용되는 조항이다.
이 문언을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조문이 정한 내용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힌 경우, 그 의사에 반해서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적극적인 고소가 있어야 비로소 수사나 기소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른바 친고죄)와는 다른 구조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친고죄’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 않다.
몰수·추징은 제2항의 죄에만 적용
제4항은 “제2항의 죄를 지은 자가 해당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취득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은 몰수한다. 그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몰수하기 불가능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두 가지를 분명히 짚어야 한다.
- 몰수·추징 규정은 제2항(거짓의 사실)의 죄에만 적용된다. 제1항(사실)의 죄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
- 문언이 “몰수한다”, “추징한다”로 되어 있으므로, 법원의 재량에 따라 몰수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몰수할 수 있다”) 이해해서는 안 된다.
연혁과 시행 시점 정리
현재 시행 중인 정보통신망법은 법률 제21988호(2026. 9. 29. 일부개정)로, 부칙에 따라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제70조의 현재 문언 자체를 만든 개정은 이보다 앞선 법률 제21305호(공포 2026. 1. 6.)다. 즉 법 전체의 최신 공포번호(제21988호)와 제70조 문언을 만든 개정의 공포번호(제21305호)는 서로 다르며, 이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제70조의 연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제1항: 2014. 5. 28. 개정
- 제2항: 2026. 1. 6. 개정
- 제4항: 2026. 1. 6. 신설
- 전문개정: 2008. 6. 13.
법률 제21988호의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 규정만 두고 있으며,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고 있지 않다.
한편 2027년 4월 1일 시행을 앞둔 법률 제21500호(2026. 3. 31. 일부개정)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러나 이 개정이 고치는 조문 목록에는 제70조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제70조의 문언도 현행과 동일하다. 즉 제70조는 이 예정된 개정으로 바뀌지 않는다. 또한 법률 제21500호 부칙에 있는 적용례·경과조치(제2조부터 제9조까지)는 각각 제47조, 제48조의3, 제48조의4 등 다른 조문에 관한 것으로, 이를 제70조에 가져다 적용해서는 안 된다.
정리
- 인터넷에 올린 내용이 “사실”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을 드러낸 경우도 이 조문의 처벌 대상이다.
- 다만 제1항·제2항 모두 “비방할 목적”을 요건으로 하므로, 그러한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 게시물에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제3항). 이는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되는 구조와는 다르다.
- 몰수·추징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제2항의 죄에만 적용되며, 사실을 드러낸 제1항의 죄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3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