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로 월급이 줄었는데 일은 그대로라면 나이 차별일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업무가 그대로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정년을 유지한 채 일정 연령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인지는 도입 목적, 임금 감소의 정도, 불이익을 덜어 줄 조치,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월급 삭감은 언제 연령차별이 되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제1항제2호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연령에 따른 차등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령에 따라 달리 처우할 필요가 없거나, 그 필요가 있더라도 삭감 방식과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면 합리적인 이유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규정에 나이가 직접 적혀 있지 않아도 살펴봐야 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했더라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면 연령차별로 봅니다.
일이 그대로인 점은 왜 중요한가
대법원은 정년을 그대로 두고 정년 전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판단할 때 다음 사정 등을 함께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 제도 도입 목적이 타당한지
- 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이 어느 정도인지
-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가 마련됐고 적정한지
- 감액된 재원이 제도 도입의 본래 목적에 쓰였는지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에서는 임금이 일시에 크게 줄었지만 불이익을 보전할 대상조치가 없었고, 제도 시행 전후로 목표 수준이나 업무 내용에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도입 목적을 포함한 사정을 종합해 그 사안의 임금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속 일하는 근로자에게 명예퇴직제도는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보전하는 조치로 볼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따라서 월급은 줄었는데 목표와 업무가 그대로라면 합리적인 이유를 따질 때 중요한 사정입니다. 그러나 모든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노사 합의나 정년 규정이 있으면 괜찮을까
노사 합의만으로 연령차별 문제가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위 판결은 당시 적용된 구법 제4조의4제1항을 강행규정으로 보고, 이에 반하는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의 조항은 무효라고 했습니다. 노동조합과 합의해 도입한 제도였지만, 해당 사안의 임금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 제4조의5에는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가 규정돼 있지만, 임금피크제 자체가 예외로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한 임금 등의 합리적인 차등과 법률에 따른 정년 설정은 각각 별도의 예외 사유입니다. 정년을 설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정년 전 임금 삭감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살펴볼 핵심은 임금이 얼마나 줄었는지와 함께, 그만큼 업무나 목표가 조정됐는지, 계속 근로하는 사람을 위한 대상조치가 있는지, 제도의 목적과 실제 운영이 맞는지입니다.
참고 법령·판결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제1항·제2항, 제4조의5
-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관련 판례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