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침입죄, 조문은 장소보다 목적을 먼저 묻는다…벌금형은 신상등록 제외
성폭력처벌법 제12조, 성적 욕망 만족 목적과 다중이용장소 침입이 요건…제42조 제1항 단서가 벌금형 선고자를 등록대상에서 빼낸다
화장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 들어간 사실만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의 침입죄가 성립한다고 정한 문언은 없다.
제12조는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조문의 제목은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다.
이 조문은 번호가 붙지 않은 본문 하나로 되어 있다. 항은 1개이고 호와 목은 없으며, 삭제된 채 남은 항도 없다.
문장의 맨 앞에 놓인 것은 장소가 아니라 목적이다. 조문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을 앞세우고, 장소와 행위를 그 뒤에 붙였다.
장소를 정한 부분도 열거가 아니라 범주다. 화장실과 목욕장ㆍ목욕실, 발한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은 예시로 붙은 것이고, 문언상 요건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다.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는 둘이다. 그 장소에 침입하는 것과,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않는 것이 나란히 규정돼 있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두 형을 함께 선고한다는 문언이 아니라 어느 하나를 고르는 선택형이며, 범칙금이 아니라 형벌이다.
신상정보 등록에서 갈리는 지점은 처벌 조문이 아니라 등록 조문에 있다. 제42조 제1항은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올려놓았다.
같은 항 단서는 여기서 일부를 빼낸다. 단서는 “제12조ㆍ제13조의 범죄 및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및 제5항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다.
제43조가 정한 기본신상정보 제출 의무는 제42조 제1항의 등록대상자에게 작동한다. 제12조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단서에 따라 등록대상에서 제외되면 이 제출 의무도 적용되지 않는다.
벌금형이면 다른 명령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설명도 조문과 다르다. 제16조 제2항은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한다)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500시간의 범위에서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을 병과하도록 하면서, 단서에서 이를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예외로 뒀다.
제50조는 제12조 위반 자체를 다시 인용하지 않는다. 다만 제3항은 제43조의 제출 의무 위반에, 제5항은 제16조 제2항에 따른 이수명령 불이행에 각각 벌칙을 정하고 있다.
현행본 상단에는 시행 2025년 10월 1일, 법률 제21066호 타법개정으로 표시돼 있다. 다만 이 법률은 제12조의 제목과 요건, 법정형을 고치지 않았다.
제12조의 장소 범위와 조문 제목을 만든 것은 법률 제15156호(2017. 12. 12.)이고, 벌금 상한을 1천만원으로 올린 것은 법률 제17264호(2020. 5. 19.)다. 법률 제17264호 부칙 제1조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했고, 단서가 시행을 늦춘 것은 법률 제17086호의 제14조의2 제4항과 제15조 개정규정, 제21조 제3항 제1호 개정규정뿐이어서 제12조의 벌금 상향은 2020년 5월 19일부터 시행됐다.
구 조문을 적용한 판결도 있다. 대구지방법원은 2018년 4월 20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공공장소침입) 사건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고(2017노3602), 이 판결은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A사가 설치ㆍ관리하는 건물 내 화장실에 2회 침입해 옆 칸에서 피해자들을 훔쳐본 사안에서, 그 화장실이 공중화장실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 판결은 법률 제15156호 개정 전의 구 제12조를 적용했다. 구 조문은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공중화장실 등을 직접 열거하고 있었고, 현행 조문은 이를 화장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로 바꿨다.
따라서 구법 판례의 공중화장실 해석을 현행 요건과 같은 것으로 읽을 수는 없다. 현행 제12조의 다중이용장소 문언을 직접 해석한 판결로 볼 수 있는 사례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12조는 기준일인 2026년 9월 17일에 시행 중이며, 이 조문에 별도의 유예 시행 단서는 없다. 신상정보 등록기간이나 실무상 처리 기간을 제12조가 직접 정한 문언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제12조, 제16조 제2항ㆍ제3항ㆍ제5항, 제42조 제1항, 제43조 제1항ㆍ제3항ㆍ제4항, 제45조 제1항, 제50조 제3항ㆍ제5항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ㆍ제5항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부터 제5호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2호
관련 판례
대구지방법원은 2018년 4월 20일 구 성폭력처벌법 제12조 위반 사건의 항소를 기각했다. 법률 제15156호 개정 전 공중화장실 등 요건을 적용한 확정 판결로, 현행 다중이용장소 문언을 직접 해석한 판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