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 화해, 권고는 재량이고 조서 작성은 의무다 —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노동위원회가 진행하는 심판·조정 절차에서 “화해로 끝내보자”는 제안을 받아본 당사자라면 한 번쯤 궁금해진다. 노동위원회는 화해를 권해야 할 의무가 있는 걸까, 아니면 당사자가 화해안을 받아들이면 그것으로 종결되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에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하는 것은 노동위원회의 재량이고,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한 뒤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의무다. 이 둘을 같은 성격으로 묶어 이해하면 틀린다.
1. 화해 권고·화해안 제시는 “할 수 있다” — 재량 사항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제1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4 및 제84조,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른 판정ㆍ명령 또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 관계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또는 직권으로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할 수 있다.”
문언 그대로 “할 수 있다”로 끝난다. 즉 노동위원회가 반드시 화해를 시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건의 성격이나 당사자의 태도 등을 고려해 화해를 권고할지 여부를 재량으로 결정한다. 당사자가 신청하는 경우뿐 아니라 노동위원회가 직권으로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재량은 아무 때나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문은 화해 권고·제시가 가능한 시점을 명확히 한정한다. 바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4 및 제84조, 「근로기준법」 제30조에 따른 판정ㆍ명령 또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다. 다시 말해 부당노동행위 구제절차나 부당해고 등 구제절차에서 노동위원회가 이미 판정·명령·결정을 내렸다면, 그 이후에는 이 조문에 따른 화해 권고·제시를 할 수 없다. 판정 등이 내려지기 전 단계에서만 열려 있는 재량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2. 화해안을 작성할 때는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 의무
제2항은 노동위원회가 화해를 권고하기로 한 경우, 즉 화해안을 실제로 작성하는 단계에서 지켜야 할 절차를 규정한다.
“노동위원회는 화해안을 작성할 때 관계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화해를 권고할지 말지는 재량이지만, 일단 화해안을 만드는 단계에 들어갔다면 관계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당사자의 의견 수렴 없이 노동위원회가 일방적으로 화해안을 확정하는 방식은 이 조문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3. 화해조서 작성은 “하여야 한다” — 단, 수락이 전제된 의무
여기가 이 조문에서 가장 자주 혼동되는 지점이다. 제3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노동위원회는 관계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하였을 때에는 화해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할 수 있다”였던 제1항과 달리 여기서는 “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의무에는 명확한 조건이 붙어 있다. “관계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하였을 때”라는 전제다. 즉 노동위원회가 화해를 권고했다고 해서, 또는 화해안을 제시했다고 해서 곧바로 화해조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당사자가 그 화해안을 실제로 수락해야 비로소 화해조서 작성 의무가 발생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하는 것: 재량 (제1항, “할 수 있다”)
- 화해안을 작성할 때 당사자 의견을 듣는 것: 의무 (제2항, “하여야 한다”)
-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했을 때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것: 의무 (제3항, “하여야 한다”)
권고 단계와 조서 작성 단계는 법적 성격이 다르다. 권고는 노동위원회가 임의로 시도해볼 수 있는 절차인 반면, 조서 작성은 당사자의 수락이라는 요건이 충족되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절차다.
4. 화해조서에는 누가 서명·날인해야 하나
제4항은 화해조서에 서명 또는 날인해야 하는 대상을 규정한다.
“화해조서에는 다음 각 호의 사람이 모두 서명하거나 날인하여야 한다.
- 관계 당사자
- 화해에 관여한 부문별 위원회(제15조의2에 따른 단독심판을 포함한다)의 위원 전원”
요구되는 것은 서명 또는 날인이며, 대상은 관계 당사자와 화해에 관여한 부문별 위원회 위원 전원이다. “전원”이라는 표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위원 일부만 서명·날인해서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부문별 위원회에는 제15조의2에 따른 단독심판도 포함되므로, 단독심판으로 화해가 진행된 경우에도 그 단독심판을 맡은 위원의 서명 또는 날인이 필요하다.
5. 화해조서의 효력 — “재판상 화해의 효력”
제5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작성된 화해조서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을 갖는다.”
주목할 점은 이 효력이 붙는 대상이 “화해안” 자체가 아니라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작성된 화해조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수락에 따라 제3항의 방식으로 화해조서가 작성되고 제4항이 요구하는 서명·날인까지 갖춰졌을 때 비로소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절차 요건이 모두 충족된 결과물, 즉 화해조서에 붙는 효력이라는 점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6. 구체적인 화해 방법·조서 작성 절차는 어디에 있나
제6항은 이렇게 정한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화해의 방법, 화해조서의 작성 등에 필요한 사항은 제25조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정하는 규칙으로 정한다.”
즉 화해를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화해조서를 실무적으로 어떻게 작성하는지에 관한 세부 사항은 이 조문 자체가 아니라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정하는 규칙에 위임되어 있다. 이 글은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조문의 구조와 의미를 다루는 것으로, 그 규칙의 구체적 내용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요약 — 질문에 대한 답
“노동위원회가 화해를 권하는 건 선택이고 조서 작성은 의무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해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 조문에 근거해 답하면 다음과 같다.
- 화해를 권고하거나 화해안을 제시하는 것은 노동위원회의 재량이다. 다만 그 시점은 관련 판정·명령·결정이 있기 전까지로 한정된다.
- 화해안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것은 의무다.
- 당사자가 화해안을 수락했을 때 화해조서를 작성하는 것은 의무다. 이 의무는 “수락”이라는 요건이 충족된 이후에 발생한다.
- 화해조서에는 관계 당사자와 화해에 관여한 부문별 위원회(단독심판 포함) 위원 전원이 서명 또는 날인해야 한다.
- 이렇게 작성된 화해조서에 한해 「민사소송법」에 따른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인정된다.
즉 “권고는 선택, 조서 작성은 의무”라는 이해는 맞지만, 조서 작성 의무는 당사자의 수락이라는 전제 위에서만 발생하는 조건부 의무라는 점을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다.
참고 법령
- 노동위원회법 제16조의3(화해의 권고 등)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제1호·제2호), 제5항, 제6항
- 노동위원회법 제15조의2 (단독심판 관련, 제16조의3제4항제2호에서 인용)
- 노동위원회법 제25조 (중앙노동위원회 규칙 제정, 제16조의3제6항에서 인용)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4, 제84조 (제16조의3제1항에서 인용)
-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6조의3제1항에서 인용)
- 민사소송법 (재판상 화해의 효력 관련, 제16조의3제5항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