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안 했어도 헤어질 때 상대 명의 집을 나눠 받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헤어진 경우라면 가능하지만, 사망으로 끝났다면 안 된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라도, 살아 있는 동안 서로 헤어지면서(생전에 사실혼관계를 해소)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쪽이 사망해서 사실혼관계가 끝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같은 사실혼이라도 ‘어떻게 끝났는가’에 따라 결론이 정반대가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 구분을 명확히 한 판례가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이다.
사실혼이란 무엇인가 — 판례의 정의
민법 제839조의2 조문 자체에는 ‘사실혼’이라는 말이 없다. 이 조문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을 전제로 한 규정이다. 사실혼 관계에 이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법원이 판례로 준용 또는 유추적용한 결과이지, 민법이 사실혼 재산분할을 직접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실혼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대법원 2005두15595 판결은 다음과 같이 설시했다.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으로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
즉 ①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다는 점과 ② 객관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다는 점, 이 두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혼인신고라는 형식만 없을 뿐, 실질에서는 혼인에 준하는 생활공동체라는 뜻이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다.
왜 사실혼에도 재산분할이 인정되는가
민법 제839조의2 제1항은 “협의상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 판례는 이 규정의 취지를 “부부재산에 관한 청산”으로 보고, 그 취지가 법률혼뿐 아니라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이 있는 사실혼에도 그대로 미친다고 보아 준용 또는 유추적용을 인정했다. 그래서 “사실혼관계에 있었던 당사자들이 생전에 사실혼관계를 해소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판결의 결론이다.
왜 사망으로 끝나면 인정되지 않는가 — 판례의 논거
판결은 사망으로 사실혼이 종료된 경우를 다르게 취급한다. 그 논거는 법률혼과의 비교다.
- 법률혼 관계라도 일방 배우자가 사망해서 혼인이 끝나면, 생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대신 상속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상속권만 인정된다.
- 그런데 사실혼 배우자는 우리 법제상 상속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 따라서 사실혼관계가 사망으로 끝나면, 생존한 상대방에게는 상속권도, 재산분할청구권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
판결은 이 결론이 가져오는 문제를 스스로 인정했다. 이유 중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도 인정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아니하는 것은 사실혼 보호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이는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인에 포함시키지 않는 우리의 법제에 기인한 것으로서 입법론은 별론으로 하고 해석론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즉 대법원도 이 결과가 사실혼 배우자 보호에 공백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현재 법 해석의 틀 안에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속인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입법의 문제이고, 법원이 해석으로 이를 바꿀 수는 없다는 취지다.
분할은 누가, 어떻게 정하나
민법 제839조의2는 3개 항으로 구성된다.
- 제1항: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권리를 정한다.
- 제2항: 당사자 사이에 분할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 제3항: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
조문 어디에도 분할 비율을 수치로 정한 규정은 없다. 가정법원은 쌍방이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와 그 밖의 사정을 종합해서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것이고, 특정 비율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또한 제3항의 2년 기산점은 문언상 **“이혼한 날”**로만 되어 있다. 사실혼을 해소한 경우 이 기간을 언제부터 셀 것인지는 이 조문과 2005두15595 판결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단정해서 안내할 수 없다. 이 부분이 걸리는 상황이라면 구체적 사정에 따라 별도로 확인이 필요하다.
상대 명의 재산을 받으면 증여세는 어떻게 되나
2005두15595 판결은 사실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사건이었다. 사실혼 해소 후 받은 재산에 과세관청이 증여세를 부과한 것이 적법한지가 쟁점이었는데, 판결의 두 번째 판시 사항이 이 부분을 다룬다.
판결은 “법원의 확정판결이나 조정조서에 의하여 당사자에게 일정한 이행의무가 부과된 경우” 그 이행의무에는 법적 구속력이 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그 급부가 원칙적으로 증여세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과세관청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따라 그 이행의무의 실질적인 성격을 파악한 다음 증여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원 조정조서로 재산을 받으면 증여세가 없다”는 식의 단정은 이 판결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 조정조서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증여세 면제를 보장하지 않으며, 실질이 무엇인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정리
| 사실혼 종료 사유 | 재산분할청구권 |
|---|---|
| 생전에 사실혼관계 해소(헤어짐) | 인정될 수 있음 |
| 일방 당사자의 사망 | 인정되지 않음 (상속권만 문제) |
같은 사실혼이라도 관계가 끝난 원인이 ‘헤어짐’인지 ‘사망’인지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의 인정 여부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는 판례가 법률혼 사망 시의 처리(재산분할 불인정, 상속권만 인정)와 사실혼 배우자가 상속인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제를 비교해서 내린 해석론적 결론이며, 대법원도 이로 인한 보호 공백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참고 법령 및 판례
- 민법 제839조의2 (제1항, 제2항, 제3항)
- 민법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제4조 (재산분할에 관한 적용례·경과조치 없음)
-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두15595 판결 (증여세부과처분취소)
- 대법원 2005두15595 판결이 참조한 선행 판례: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므246, 253 판결 / 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584 판결
관련 판례
[1] 사실혼이란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으로 가족질서적인 면에서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는 경우이고, 부부재산에 관한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법률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으로서 사실혼관계에도 이를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혼관계에 있었던 당사자들이 생전에 사실혼관계를 해소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으나, 법률상 혼인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도 생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