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조치를 생활기록부에 적으라는 근거는 법률에 있나요?
결론부터: 법률에 “학교폭력”이라는 말은 없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초ㆍ중등교육법 제25조에는 ‘학교폭력’이나 ‘조치’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흔히 “법에 학폭 기재 근거가 있다”고 말할 때 가리키는 조문이 바로 이 제25조인데, 조문 전체를 읽어 봐도 학교폭력 관련 사항을 직접 열거한 부분은 없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조치가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그 근거를 찾으려면 법률이 어떤 방식으로 위임 구조를 짜 놓았는지부터 정확히 봐야 한다.
초ㆍ중등교육법 제25조 원문
현행 초ㆍ중등교육법(법률 제21424호, 2026. 3. 10. 일부개정, 시행 2026-09-11) 제25조(학교생활기록)는 다음과 같다.
① 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人性)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ㆍ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에 따른 학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다음 각 호의 자료를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ㆍ관리하여야 한다.
- 인적사항
- 학적사항
- 출결상황
-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 교과학습 발달상황
-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② 학교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자료를 제30조의4에 따른 교육정보시스템으로 작성ㆍ관리하여야 한다. ③ 학교의 장은 소속 학교의 학생이 전출하면 제1항에 따른 자료를 그 학생이 전입한 학교의 장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조문은 3개 항, 7개 호로 구성돼 있고 삭제된 항은 없다.
제1호~제7호: 학폭 조치가 직접 열거된 항목은 없다
제1항 각 호를 다시 보면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이 제1호부터 제6호까지 순서대로 열거돼 있다. 이 여섯 개 호 중 어디에도 학교폭력이나 그에 따른 조치를 직접 지칭하는 문언은 없다.
이 여섯 개 호 밖의 사항을 담을 수 있는 유일한 문언은 제7호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다. 즉 법률 자체가 학교폭력 조치를 기재 항목으로 못박아 둔 것이 아니라, 제7호라는 ‘개방형 조항’을 통해 교육부령에 추가 사항을 정할 길을 열어 둔 것이다.
위임은 두 갈래다
제25조제1항을 자세히 읽으면 교육부령에 맡기는 부분이 두 군데임을 알 수 있다.
- 본문의 위임: 제1호~제7호 자료를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ㆍ관리하라는 부분. 이는 이미 열거된 항목들을 어떤 기준으로 작성·관리할지를 정하는 위임이다.
- 제7호의 위임: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이는 열거된 항목 외에 어떤 사항을 추가로 기재할지를 정하는 위임이다.
두 위임 모두 그 대상이 교육부령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대통령령(시행령)이 아니다. 또한 제7호의 위임에는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라는 한정이 붙어 있어, 교육부령이 아무 사항이나 기재 항목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제한선이 법률 안에 들어 있다.
학교폭력 조치의 종류, 기재 방식, 보존기간, 삭제 요건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어느 교육부령 규정이 학교폭력 조치 기재의 직접 근거인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 부분은 교육부령 차원에서 정해지는 영역으로,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기재는 재량이 아니라 의무다
제25조제1항을 전체 문장으로 보면 “다음 각 호의 자료를 … 작성ㆍ관리하여야 한다”로 끝난다.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이라는 구절은 그 앞의 “자료”를 꾸미는 수식어일 뿐, 학교의 장이 기록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즉 제1항에 해당하는 자료의 작성·관리는 학교의 장의 재량이 아니라 법률상 의무로 규정돼 있다.
제2항과 제3항도 같은 구조다. 제2항은 제1항의 자료를 제30조의4에 따른 교육정보시스템으로 작성·관리할 의무를, 제3항은 학생이 전출하는 경우 그 자료를 전입한 학교의 장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각각 정한다. 세 항 모두 “하여야 한다”는 의무형 어미로 끝나 있다.
“상급학교” 괄호의 적용 범위
제1항 본문의 “상급학교(「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에 따른 학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서 괄호 설명은 “이하 같다”로 끝난다. “이 조에서”가 아니라 “이하 같다”이므로, 이 정의는 제25조 한 조문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 조문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인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연혁: 현행 조문을 만든 개정은 언제인가
현재 시행 중인 법률은 법률 제21424호(2026. 3. 10. 공포, 시행 2026-09-11)다. 그런데 이 공포번호가 제25조의 지금 문언을 만든 개정은 아니다. 제25조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11690호(2013. 3. 23. 공포)에 의한 개정으로 만들어졌고, 그보다 앞서 2012. 3. 21.에 전문개정이 있었다. 즉 법률 전체의 최신 공포번호와 제25조 문언의 개정 연혁은 서로 다른 시점을 가리킨다.
법률 제21424호의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 문장 하나뿐이며,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또한 이 개정이 실제로 고친 조문은 제30조의8이고, 제25조는 이 개정에서 손대지 않았다.
앞으로 시행될 개정과 제25조의 관계
2026-10-17 현재를 기준으로, 법률 제21580호(시행 2026-10-29)와 법률 제21659호(시행 2026-11-20)가 모두 아직 시행 전이다. 다만 이 두 개정이 시행된 뒤에도 제25조의 문언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생활기록 기재 항목이 이 개정들로 곧 바뀐다고 볼 근거는 없다.
참고로 법률 제21580호는 제25조의2도 함께 고치는데, 이 개정규정은 부칙 단서에 따라 공포(2026. 4. 28.)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어, 본문의 시행일(2026-10-29)과는 별도로 움직인다. 다만 제25조의2의 구체적 내용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의 범위 밖이므로 단정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정리
- 초ㆍ중등교육법 제25조는 학교폭력이나 조치를 기재 항목으로 직접 열거하지 않는다.
- 제1호~제6호 바깥의 사항을 담을 수 있는 통로는 제7호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부령으로 정하는 사항”뿐이며, 그 위임 대상은 교육부령이다.
- 제1항 본문도 이미 열거된 자료의 작성·관리 “기준”을 교육부령에 위임한다.
- 교육부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을 기재 항목으로 정했는지, 학교폭력 조치의 기재 방식·보존기간·삭제 요건이 무엇인지는 이 법률 조문 자체로는 확인되지 않으며, 별도의 교육부령 확인이 필요하다.
- 제25조제1항에 따른 자료 작성·관리, 제2항의 교육정보시스템 등록, 제3항의 전입 학교 인계는 모두 학교의 장의 의무로 규정돼 있다.
- 제25조에 관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초ㆍ중등교육법 제25조(학교생활기록) 제1항(본문·제1호~제7호), 제2항, 제3항
- 초ㆍ중등교육법 제21424호 부칙(2026. 3. 10., 시행일 규정)
- 초ㆍ중등교육법 제30조의4(교육정보시스템, 제25조제2항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