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가 경찰 수사 자료를 요청하면 반드시 받을 수 있나요?

입력 2026.10.27. 오전 10:08

학교폭력 사건이 경찰 수사로 넘어가면, 학교 쪽에서 “수사 상황을 알아야 심의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이때 떠오르는 질문이 “학폭위가 경찰에 수사 자료를 요청하면 경찰은 무조건 줘야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법 문언을 정확히 보면 이 질문의 전제 자체에 오해가 섞여 있습니다.

요청의 주체는 ‘학교의 장’ 등이고, 학폭위가 아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3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합니다.

① 교육부장관, 교육감, 지역 교육장,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과 관련한 개인정보 등을 경찰청장, 시ㆍ도경찰청장, 관할 경찰서장 및 관계 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

여기서 요청할 수 있는 쪽으로 법이 정한 것은 교육부장관, 교육감, 지역 교육장, 학교의 장입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이 조문에 요청 주체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폭위가 경찰에 직접 요청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실제 심의 과정에서 자료가 필요하다면 그 요청은 학교의 장 등을 통하는 구조로 법이 짜여 있다는 점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요청 대상도 조문 그대로 “학교폭력과 관련한 개인정보 등”입니다. ‘수사 자료’나 ‘열람’이라는 표현은 이 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수사 자료 요청”이라는 말과 법이 정한 “개인정보 등 요청”이라는 말을 섞어 쓰면 범위를 넘겨짚게 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요청할 수 있다’가 아니라 ‘따라야 한다’ 쪽—단, 예외가 있다

요청을 받는 쪽의 의무는 제2항에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② 제1항에 따라 정보제공을 요청받은 경찰청장, 시ㆍ도경찰청장, 관할 경찰서장 및 관계 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을 따라야 한다.

제1항이 “요청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인 데 비해, 제2항은 “따라야 한다”는 의무 규정입니다. 그래서 “경찰이 받아줄지 말지는 경찰 마음”이라는 식의 이해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의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그 ‘특별한 사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조문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즉, 법은 경찰 쪽에 “원칙적으로 따르라”는 의무를 지우면서도, 어떤 사정이면 거부할 수 있는지는 정해두지 않은 구조입니다. 그래서 “경찰은 무조건 넘겨줘야 한다”거나 “즉시 자동으로 제공된다” 같은 표현은 조문이 실제로 말하는 것보다 강한 주장입니다. 반대로 “경찰이 알아서 거부해도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둘 다 아닌, ‘원칙 따름 + 예외 있음’이라는 중간 구조로 법이 설계되어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협조의 구체적 사항과 절차는 제3항에서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관계 기관과의 협조 사항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대통령령이 ‘특별한 사정’을 더 구체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 내용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쪽에서 보면: 원칙 금지, 예외만 재량

경찰이 가진 수사 관련 개인정보를 학교 쪽에 넘기는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목적 외 제3자 제공’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제1항은 원칙을 이렇게 정합니다.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제15조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이용하거나 제17조제1항 및 제28조의8제1항에 따른 범위를 초과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즉 목적 외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아니 된다”)입니다. 제2항은 이 금지의 예외를 열거하는데, 그 예외 역시 “할 수 있다”는 재량으로 끝납니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제5호부터 제9호까지에 따른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를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 조항의 예외 중 제2호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3이 이 제2호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그런 연결 관계가 조문 자체에 명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3이 있으니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의 예외에 자동으로 해당한다”는 단정은 이 자료만으로는 내릴 수 없습니다.

둘째, 설령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 해도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는 예외에서 다시 빠집니다. 다시 말해 학교폭력 사건의 당사자인 학생(가해 학생이든 피해 학생이든)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그 경우는 애초에 예외 조항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보면 경찰이 학교 쪽 요청에 응하는 문제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3제2항의 ‘특별한 사정’과,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제2항의 ‘부당한 침해 우려’ 양쪽을 함께 따져야 하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한쪽 조문만 보고 “주면 된다” 또는 “주면 안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오해하는 표현들 — 조문에 없는 말

이 주제를 다룰 때 흔히 쓰이는 표현 중 조문에 실제로 없는 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사 자료 열람권”: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3은 ‘열람’이나 ‘수사 자료’라는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개인정보 등”이라는 표현만 있습니다.
  • “무조건/자동으로/즉시 넘겨준다”: 제2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따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은 의무입니다. 무조건·자동·즉시라는 수식은 조문에 없습니다.
  • “학폭위가 요청한다”: 요청 주체는 교육부장관·교육감·지역 교육장·학교의 장이고, 학폭위는 조문에 요청 주체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시행일을 확인해야 하는 관련 조문들

학교폭력예방법과 개인정보 보호법 모두 최근 개정이 있었는데, 그중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문이 섞여 있어 혼동하기 쉽습니다.

  • 학교폭력예방법 **제15조의2(학교폭력예방의 날 지정ㆍ운영)**의 개정규정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부칙 <제21723호> 제1조 단서). 2026-10-27 기준으로는 아직 시행 전입니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32조의2제1항 단서(개인정보 보호 인증 관련)와 제75조제2항제15호(과태료 관련)의 개정규정은 2027년 7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부칙 <제21445호> 제1조 단서). 역시 기준일 현재 시행 전입니다.

이 조문들은 이 글의 핵심 논의(제11조의3, 제18조)와는 별개이지만, 같은 법률의 다른 부분을 인용할 때 “현행”이라고 쓰면 틀린 정보가 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 경찰에 학교폭력 관련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는 쪽은 교육부장관·교육감·지역 교육장·학교의 장이며, 학폭위가 직접 요청 주체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 경찰 등은 그 요청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따라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이는 예외가 열려 있는 의무이지 절대적 의무가 아닙니다.
  •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법상 목적 외 제공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예외 사유에 해당해도 정보주체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면 그 예외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 두 법의 조문을 함께 놓고 보면, 학폭위 측 요청에 경찰이 응할지는 ‘특별한 사정’과 ‘부당한 침해 우려’라는 두 개의 불확정 개념을 함께 판단해야 하는 문제이며, 이 자료만으로 일률적인 답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 관계 기관 협조의 구체적 절차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으므로, 실제 사례에서는 그 시행령 내용까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 법령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1조의3(제1항, 제2항, 제3항)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부칙 <법률 제21723호, 2026. 6. 2.> 제1조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제1항, 제2항)
  • 개인정보 보호법 부칙 <법률 제21445호, 2026. 3. 10.> 제1조

관련 법령: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1조의3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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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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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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