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배움터지킴이 같은 보호인력, 꼭 둬야 하나요
학교 앞에서 자주 보이는 ‘배움터지킴이’ 같은 학생보호인력. 학교폭력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왜 모든 학교에 의무로 두지 않느냐”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법 문언을 보면 답은 “꼭 둬야 한다”가 아니다. 근거 조문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의5를 그대로 읽어보면 이유가 나온다.
배치는 의무가 아니라 재량이다
제20조의5제1항은 다음과 같이 끝난다.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하여 학교 내에 학생보호인력을 배치하여 활용할 수 있다.”
핵심은 “할 수 있다”다. “하여야 한다”가 아니다. 법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학교의 장에게 학생보호인력을 둘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고, 둘 것을 강제하는 의무를 지운 게 아니다. 그래서 ‘의무 배치’, ‘반드시 둬야’, ‘모든 학교에’, ‘무조건’ 같은 표현은 이 조문과 맞지 않는다. 배치 여부와 방식은 각 학교·지자체·국가가 사정에 맞춰 재량으로 판단할 사안이다.
업무를 외부에 맡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3항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학교의 장은 제1항에 따른 학생보호인력의 배치 및 활용 업무를 관련 전문기관 또는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역시 재량이다.
다만 ‘누가 될 수 없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여기서 흔히 섞이는 지점이 있다. 배치할지 말지는 재량이지만, 배치하기로 한다면 아무나 학생보호인력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2항은 다음 세 가지에 해당하는 사람은 학생보호인력이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벌금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나 치료감호의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유예ㆍ면제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제5호가목3) 및 같은 목 7)~9)에 해당하는 청소년 출입ㆍ고용금지업소의 업주나 종사자
즉 제1항(배치할지)과 제2항(누가 될 수 없는지)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조문이다. “학교가 보호인력을 꼭 둬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제1항이, “둔다면 누가 맡을 수 없나”라는 질문에는 제2항이 답한다.
10년 기산점은 두 갈래로 나뉜다
제2항제2호를 읽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10년이라는 기간의 시작점이 형벌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적혀 있다.
-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경우 →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 금고 이상의 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경우 →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유예ㆍ면제된 날부터” 10년
벌금형은 확정일을, 금고 이상의 형이나 치료감호는 집행 종료일(또는 유예ㆍ면제일)을 기준으로 삼는 식으로 조문이 나눠 적고 있다는 점을 하나로 합쳐 이해하면 안 된다. 또한 법문에는 10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자격이 생긴다는 식의 ‘자동 해제’ 문구가 없다.
범죄경력 조회와 확인서 제출
학생보호인력이 되려는 사람이 과연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확인할까. 조문은 두 갈래 절차를 두고 있다.
- 제5항: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학교의 장은 배치하려는 사람의 동의를 받아 경찰청장에게 범죄경력을 “조회할 수 있다”(재량).
- 제6항: 업무를 위탁받은 전문기관ㆍ단체는 위탁한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학교의 장에게 범죄경력 조회를 “신청할 수 있다”(재량). 위탁기관이 직접 경찰청장에게 조회하는 구조가 아니라, 위탁한 쪽에 신청하는 구조다.
- 제7항: 학생보호인력이 되려는 사람은 제2항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확인서를 제출하여야 한다(의무).
조회는 권한을 쥔 쪽의 재량이고, 확인서 제출은 되려는 사람 본인의 의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위탁업무 수행 시 협의는 의무다
업무 위탁 자체는 재량이지만, 위탁을 받은 전문기관ㆍ단체가 실제로 그 업무를 수행할 때는 다르다. 제4항은 “학교의 장과 충분히 협의하여야 한다”고 정해, 이 부분은 의무로 규정되어 있다. 위탁했다고 학교와의 소통을 생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 조문에 없는 것들
제20조의5를 읽을 때 조문에 실제로 없는 내용을 넣어 읽지 않도록 주의할 부분들이 있다.
- ‘학생보호인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한 괄호 정의 규정이 없다. 배움터지킴이 같은 명칭은 실무에서 통용되는 호칭일 뿐, 이 조문 자체가 정의를 내려주지는 않는다.
- 결격자가 배치되었을 때의 벌칙이나 과태료 조항이 이 조에는 없다. 제재를 짐작해서 적으면 안 된다.
- 제1호가 가져오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의 구체적 내용, 제3호가 가져오는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제5호가목3) 및 7)~9) 업소의 범위는 이 글의 근거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단정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 이 조문에 관한 판례는 제시된 근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조문의 연혁
제20조의5는 2012년 3월 21일 본조신설되었고, 현재의 7개 항 중 제2항ㆍ제5항ㆍ제6항ㆍ제7항은 2013년 7월 30일 신설되었다. 지금 적용되는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7954호(2021년 3월 23일 공포)다.
현재 시행 중인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법률 제21723호(2026년 6월 2일 시행)이지만, 이 공포번호는 제20조의5를 직접 고친 개정이 아니다. 같은 제21723호 개정으로 함께 손이 간 조문은 제15조의2(학교폭력예방의 날 지정ㆍ운영)와 제16조의2(장애학생의 보호)다. 다만 제15조의2 개정규정은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므로, 2026년 10월 17일 현재 기준으로는 아직 시행 전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칙은 시행일과 제16조의2제2항 단서의 적용례만 정하고 있고, 별도의 경과조치는 없다.
정리
“학교에 보호인력을 꼭 둬야 하나”라는 질문에 법은 “둘 수 있다”고 답한다. 배치ㆍ위탁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ㆍ학교의 장의 재량이지만, 배치한다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될 수 없고, 위탁받은 기관이 업무를 수행할 때는 학교와의 협의가 의무이며, 되려는 사람 본인은 결격사유 없음을 확인하는 서류를 내야 한다. 재량과 의무가 조문 안에서 항별로 나뉘어 있다는 점을 구분해서 읽는 것이 이 조문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참고 법령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의5(제1항~제7항)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부칙 제1조, 제2조(법률 제21723호, 2026. 6. 2.)
-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20조의5제2항제1호에서 인용)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제20조의5제2항제2호에서 인용)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20조의5제2항제2호에서 인용)
-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제5호가목(제20조의5제2항제3호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