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랫폼의 국내대리인이 법을 어기면 본사도 책임을 지나요?
해외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플랫폼이 한국에서 문제를 일으킬 때, 그 책임을 누가 지는지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특히 “국내대리인”이 있는 경우, 본사도 함께 책임을 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32조의5는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담고 있습니다.
국내에 주소 없는 해외 플랫폼, 모두 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나?
먼저 확인할 점은, 해외 플랫폼이라고 해서 모두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32조의5 제1항은 지정 의무의 대상을 명확히 정합니다.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이면서, 동시에 “이용자 수,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여야 합니다. 즉, 규모가 작거나 국내 영향력이 미미한 해외 서비스는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내대리인이 되려면 법인이든 개인이든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있어야 합니다(제2항).
국내대리인이 대리하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국내대리인이 딥페이크 삭제, 게시물 관리, 피해 신고 처리 등 플랫폼의 전반적인 운영을 대리한다고 생각하지만, 법률은 그렇게 정하지 않습니다.
제32조의5 제1항이 정한 국내대리인의 역할은 “제64조제1항에 따른 관계 물품·서류 등의 제출” 하나뿐입니다. 즉, 정부 기관의 요청에 따라 필요한 자료와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국내대리인의 법정 역할입니다. 과거에는 다른 사항들도 있었지만, 2020년 개정으로 현재는 이것만 남아 있습니다.
플랫폼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또는 불법 콘텐츠가 올라왔다고 해서 국내대리인이 직접 그것을 삭제하고 처리할 책임이 이 조문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국내대리인이 법을 어기면 본사는?
여기서 중요한 법리가 나옵니다. 제32조의5 제4항은 이렇게 규정합니다:
“국내대리인이 제1항 각 호와 관련하여 이 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이 그 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
즉, 국내대리인이 “제64조제1항에 따른 관계 물품·서류 등의 제출” 관련하여 법을 어기면(예: 정부 요청 서류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 그 책임이 본사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귀속된다는 뜻입니다. 책임은 국내대리인에서 본사로 이전됩니다.
다만 이는 대리인의 모든 행동을 본사가 책임진다는 뜻이 아니라, 제1항 각 호(현재는 제3호만 해당)와 관련된 법 위반에 한정됩니다.
지정과 공개는 의무다
해외 플랫폼이 국내대리인을 지정 대상이라면, 서면으로 반드시 지정해야 하고, 지정한 후에는 다음 정보를 인터넷 사이트 등에 모두 공개해야 합니다:
- 대리인의 성명(법인의 경우 명칭 및 대표자 성명)
- 대리인의 주소(법인의 경우 영업소 소재지), 전화번호, 전자우편 주소
이는 정부 기관이나 피해자가 필요할 때 대리인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이 조문의 한계를 이해해야 한다
정보통신망법 제32조의5는 국내대리인 제도의 기본 틀을 정합니다만, 다음 점들을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첫째, 딥페이크 영상이나 명예훼손 게시물이 플랫폼에 올라온 경우, 이를 삭제하는 것이 국내대리인의 법정 책임은 아닙니다. 이는 다른 법령(예: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불법정보 처리 등)에 따른 플랫폼의 책임이지, 이 조문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습니다.
둘째, 국내대리인 미지정이나 미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벌칙이나 과태료 규정은 이 조문에 명시되지 않아 있으므로, 그 처분이 법적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셋째, “이용자 수, 매출액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의 구체적인 수치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 어떤 규모의 해외 플랫폼이 대상인지는 법령을 통해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적 의미
이 제도의 실질적 의미는 정부 기관이 불법정보 삭제, 침해 사고 조사 등과 관련하여 해외 본사에 자료를 요청할 때, 국내에서 대리인을 통해 신속하게 소통하고 자료를 받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리인이 요청받은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하거나 거부한다면, 이는 본사의 법 위반이 되어 본사가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2조의5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