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한 말이면 일과 상관없어도 책임을 안 지나요?
요약 및 결론: 국회의원의 발언이 면책특권(헌법 제45조)의 보호를 받으려면 '국회에서'와 '직무상'이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국회 안에서 한 말이라도 직무와 무관하면 면책되지 않고, 반대로 발언 장소가 국회 본회의장이 아니어도 직무수행에 통상적으로 부수하는 행위라면 면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면책 대상이 되면 형사책임이 '없다'는 무죄 판단이 아니라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가 되어 공소기각으로 처리된다.
국회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명예훼손·정보공개 논란은 선거철이나 국정감사 시기마다 반복된다. "국회에서 한 말이니 책임이 없다"는 식의 단순화된 설명이 퍼지기 쉽지만, 대법원은 면책특권의 범위를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는 행위'까지로 한정하고, 그 판단은 목적·장소·태양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공개 경로나 시점이 달라지면 면책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있어, 이를 유형으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헌법 제45조가 말하는 ‘국회에서’와 ‘직무상’은 각각 무엇을 뜻하나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항·호·목 구분 없이 단 한 문장으로 돼 있고 단서도 없다. 요건은 ①장소적 요건인 ‘국회에서’와 ②직무관련성 요건인 ‘직무상’ 두 가지이며, 대상은 ‘발언과 표결’이고 효과는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조문 자체에는 ‘국회에서’나 ‘직무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범위인지 정의하는 괄호 규정이 없으므로, 그 해석은 판례에 맡겨져 있다.
국회 밖 발언도 면책될 수 있나 — ‘직무부수행위’ 법리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도14442 판결은 면책특권의 대상이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만 국한되지 아니하고 이에 통상적으로 부수하여 행하여지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조문 문언이 아니라 판례의 해석이라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부수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행위의 목적·장소·태양 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 국회의원인 피고인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개의 당일, 개의 직전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당 위원회에서 발언할 내용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보도 편의를 위해 기자들에게 배포했고, 실제로 그날 위원회에서 그 주요 내용을 발언했다. 대법원은 이 보도자료 사전 배포 행위를 국회의원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로 인정했다. 다만 이는 ‘위원회 개의 당일·직전·의원회관·실제 발언 연계’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며, “보도자료 배포는 모두 면책된다”는 식으로 일반화할 근거는 아니다.
면책특권이 인정되면 처벌을 면하는 것인가, 재판 자체가 끝나는 것인가
면책특권 대상으로 인정된 경우의 법적 결론은 ‘무죄’가 아니라 ‘공소기각’이다.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다. 위 판결에서도 원심이 보도자료 배포에 의한 명예훼손 부분을 실체 심리까지 나아가 ‘무죄’로 판단한 데 대해 대법원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을 공소기각했으므로, 결과적으로 판결에는 영향이 없다고 봤다.
같은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면 어떻게 되나 — 면책이 끊기는 지점
같은 사건에서 피고인이 동일한 보도자료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부분은 면책특권으로 처리되지 않았다. 국회 위원회 발언에 부수한 ‘기자 배포’와 달리, 홈페이지 게재 부분은 면책특권으로 처리되지 않았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는 형법 제20조 정당행위 해당성으로 별도 판단됐다. 이 부분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여부가 형법 제20조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로 판단됐고, 대법원은 정당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부분도 무죄 판단 자체에는 위법이 없었지만,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과 함께 파기·환송됐다.
불법 녹음 자료를 공개했을 때 정당행위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대법원은 불법 감청·녹음 등에 관여하지 않은 사람이 그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인정되려면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밝혔다. 첫째, 범죄 사실 자체를 고발할 목적이거나 공개하지 않으면 공익에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한 비상한 공적 관심사여야 한다. 둘째, 자료 취득 과정에서 위법한 방법을 쓰거나 적극적·주도적으로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 셋째, 공개 범위가 목적 달성에 필요한 부분에 한정돼 통신비밀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넷째, 공개로 얻는 이익이 통신비밀 보호로 얻는 이익을 초과해야 한다. 이 법리는 공개 주체가 언론기관이 아니라 개인(국회의원 포함)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건에서는 대화 시점이 공개 8년 전이어서 비상한 공적 관심사로 보기 어려웠고, 이미 언론을 통해 전모가 알려진 상태에서 국회의원 지위로 수사를 촉구할 다른 방법이 있었음에도 전파성이 강한 인터넷에 실명까지 그대로 공개해 방법의 상당성을 결여했다고 판단됐다. 결과적으로 공개로 얻는 이익이 통신비밀 보호 이익을 초월한다고 볼 수 없어 정당행위가 부정됐다.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에서 ‘허위’는 누가 증명하나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사건에서는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허위라는 점과 피고인이 그 허위성을 인식하고 적시했다는 점을 모두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 허위성 입증이 없다면 법원은 같은 조 제1항의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재량을 가질 뿐이다. 인정된 사실관계와 공소사실을 비교해 처벌하지 않는 것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이 직권으로 가벼운 범죄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은 아니다.
행위별 분해표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 제재·효과 |
|---|---|---|
| 국회 위원회 개의 당일, 발언 내용을 정리해 개의 직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에게 배포 | 헌법 제45조(면책특권),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 직무부수행위로 인정 시 공소기각 |
| 같은 자료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부분) | 형법 제307조 제1항·제2항 | 허위성·인식 모두 검사 입증 필요, 무죄 판단 자체에는 위법이 없으나 상상적 경합 관계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과 함께 파기·환송 |
| 불법 녹음 자료를 인터넷에 게재해 통신비밀 공개(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 |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형법 제20조(정당행위 성립 여부) | 정당행위 4요건 미충족 시 위법성 조각 부정, 환송심에서 재판단 |
실제 처벌 수위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형법 제307조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의 조문 문언·법정형 수치가 포함돼 있지 않아 구체적 형량을 밝힐 수 없다. 환송 후 하급심의 최종 결론 역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양형기준이나 실제 선고 통계에 관한 공표 자료도 이 글의 근거 범위 안에는 없다. 따라서 “면책특권이 부정되면 얼마나 처벌받는가”에 대해서는 공표 자료 없음이라고 밝혀둔다.
관련 법령
제45조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관련 판례
[1]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국회가 입법 및 국정통제 등 헌법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을 적정하게 행사하고 그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에 있다. 따라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국회의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국회의원의 국회 내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이라는 의사표현행위 자체에만 국한
자주 묻는 질문
국회의원이 회의장 밖, 예컨대 의원회관에서 한 말도 면책되나요?
장소가 본회의장이나 위원회 회의장이 아니어도, 그 발언·행위가 국회에서 할 직무상 발언에 통상적으로 부수하는 것으로 인정되면 면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판례는 국회 위원회 개의 당일 개의 직전 의원회관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그날 실제로 그 내용을 위원회에서 발언한 사안을 직무부수행위로 인정했다. 다만 이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개별 판단이며, 모든 의원회관 발언·배포가 자동으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면책특권이 인정되면 완전히 무죄가 되는 건가요?
아니다. 면책특권이 인정되면 법원은 사건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실체 심리에 들어가지 않고,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제기 절차 자체가 무효라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다. 판례도 원심이 이 부분을 실체 심리해 '무죄'로 판단한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공소기각이 맞는 처리라고 봤다.
국회에서 한 발언을 그대로 인터넷에 올려도 똑같이 면책되나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판례에서는 같은 보도자료라도 위원회 발언에 연결된 기자 배포는 면책 대상으로 인정됐지만,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부분은 면책특권이 아니라 형법 제20조 정당행위 해당 여부로 별도로 판단됐고 결국 정당행위로 인정되지 않았다. 공개 경로와 시점, 방법의 상당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