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은 반드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나요?
결론부터: 접수는 의무, 그다음 절차도 조문에 정해져 있다
경찰서에 고소장이나 고발장을 제출하면 사법경찰관은 이를 거절할 수 없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 제16조의2제1항은 “사법경찰관은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경우에는 이를 수리해야 한다”고 정한다. 조문에 단서나 예외 사유가 없는 의무 규정이므로, 사건이 사소해 보이거나 혐의 입증이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로 접수 단계에서 돌려보내는 것은 이 조문이 정한 처리 방식과 다르다.
다만 이 글의 제목에서 묻는 “반드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나”에 대해서는 조문을 정확히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제16조의2제1항이 정하는 것은 수리 의무이고, 수리 이후 실제로 수사를 진행하는 절차는 제2항에서 따로 규율한다.
제16조의2 — 수리 의무와 수사 기한
제1항: 수리는 의무, 재량이 아니다
사법경찰관은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경우에는 이를 수리해야 한다. <개정 2026.9.29>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 의무의 주체는 사법경찰관이다. 조문은 검사를 언급하지 않으므로 이 조항만으로 검사에게도 같은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조문이 쓰는 용어는 수리이지 접수가 아니다. 실무에서 흔히 “접수”라고 부르지만, 조문 인용 시에는 “수리”로 적어야 정확하다.
조문에는 반려 사유나 거부 가능 조건이 적혀 있지 않다. 따라서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수사가 시작된다거나 “수리를 거부하면 불법”이라는 식의 통념적 표현은 이 조문의 문언을 넘어선 해석이다. 조문이 말하는 것은 오직 ‘수리해야 한다’는 의무 그 자체이고, 수리하지 않았을 때의 제재나 불복 절차는 이 조문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제2항: 수사를 하는 경우, 3개월 기한
사법경찰관은 고소 또는 고발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는 경우에는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개정 2026.9.29>
이 항의 요건은 “고소 또는 고발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는 경우”다. 즉 수리 자체가 아니라, 수리 후 실제로 수사가 개시된 경우에 적용되는 기한 규정이다. 기산점은 수리한 날부터이며, 고소한 날이나 고소장을 작성한 날이 아니다. 기한은 3개월이다.
3개월을 넘기면 어떤 효과가 발생하는지는 이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공소시효 문제나 불송치·재수사 절차와 연결해 추측하는 경우가 있지만, 제16조의2 자체는 그 결과를 정하지 않으므로 이 조문만으로 “기한을 넘기면 위법하다”거나 “사건이 자동 종결된다”는 식의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수리 의무와 “수사 개시” 의무를 혼동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질문의 핵심인 “반드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나요”에 정확히 답하려면, 제16조의2가 수리 의무만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제2항은 수사를 “마쳐야 하는” 기한을 정할 뿐, 수리된 모든 사건에 대해 특정한 방식의 수사를 개시하라고 적극적으로 명령하는 문언은 아니다. 조문의 구조상 “수사하는 경우”라는 조건문으로 되어 있어, 수리 후 어떤 수사 활동을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이 조문 바깥에 있다.
따라서 “고소장이 접수되면 경찰은 반드시 수사를 시작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이 조문만으로 답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고소·고발을 받으면 사법경찰관은 이를 수리해야 한다 (거절 재량 없음, 제1항).
- 수리 후 범죄를 수사하는 경우에는 수리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제2항).
- 수리 자체와 별개로 어떤 조건에서 수사가 개시되는지, 3개월을 넘기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이 조문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연혁 — 신설과 개정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제16조의2는 2023년 10월 17일 본조신설된 조문이다. 이후 2026년 9월 29일 개정으로 현재의 문언(대통령령 제36704호, 2026. 10. 2. 시행)이 만들어졌다. 즉 수리 의무 자체가 2026년에 처음 생긴 것이 아니라, 2023년부터 존재해 온 조문이 2026년 개정을 거쳐 현재의 표현으로 다듬어진 것이다. 개정 전 문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랐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무엇이 바뀌었는지를 단정해서 서술할 수는 없다.
같은 개정(대통령령 제36704호)은 제16조의2 외에도 피해자 보호, 보완수사요구, 재수사요구, 수사서류 열람·복사 등 여러 조문을 함께 고쳤다. 다만 이 개정에 제16조의2에 관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부칙에 없다. 부칙 제2조는 검사가 수사 중인 ‘계속 수사사건’에 관한 경과조치를 정하고 있을 뿐, 사법경찰관의 고소·고발 수리 의무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시행일을 확인할 때 주의할 점
같은 개정(대통령령 제36704호)에 포함된 여러 조문 중 일부는 본문 시행일(2026. 10. 2.)과 다른 시행일을 갖는다. 부칙 제1조 단서에 따라:
- 제3장제6절(제48조부터 제50조까지)의 개정규정은 2027년 2월 5일 시행
- 제26조의2(법 제244조의2에 따른 영상녹화에 관한 부분은 제외), 제38조의2, 제58조제2항, 제62조제2항의 개정규정은 2027년 8월 5일 시행
이 글의 기준일(2026-10-13) 현재 위 조문들은 아직 시행 전이다. 다만 제16조의2는 본문 시행일인 2026년 10월 2일에 이미 시행되어 기준일 현재 현행 조문이다. 수사준칙을 인용할 때는 조문별로 시행일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조문에 없는 내용 — 흔히 혼동하는 부분
제16조의2는 고소·고발의 수리와 수사를 하는 경우의 기한만을 정한다. 다음 사항은 이 조문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조문을 근거로 답할 수 없다.
- 모욕죄 등 개별 범죄의 구성요건, 법정형, 고소 요건(친고죄 여부, 고소기간 등)
- 수리를 거부한 경찰관에 대한 제재나 징계, 이의신청 절차
- 3개월 기한을 넘긴 경우의 법적 효과
- 검사의 고소·고발 수리 의무 여부
이런 사항이 궁금하다면 형법 각 조문이나 수사준칙의 다른 규정(불송치 이의신청, 수사중지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참고 법령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6조의2(고소ㆍ고발 사건의 수리 등) 제1항, 제2항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부칙(대통령령 제36704호, 2026. 9. 29.) 제1조(시행일), 제2조(수사 중인 사건에 관한 경과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