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삭제 가처분, 글 쓴 사람 말을 들어본 뒤에 정하나요?
인터넷에 올라온 게시글을 지워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법원이 게시글을 쓴 상대방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는지” 궁금해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민사집행법은 이런 유형의 가처분에서 원칙적으로 상대방(채무자)에게 기일에 나올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예외도 함께 규정되어 있다. 아래에서 그 근거 조문을 그대로 살펴본다.
핵심 조문: 민사집행법 제304조
게시글 삭제를 구하는 가처분은 법적으로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민사집행법 제300조제2항)의 한 유형으로 다루어진다. 이 유형의 가처분 재판 절차를 정한 조문이 민사집행법 제304조다.
민사집행법 제304조(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제300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가처분의 재판에는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 다만, 그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문은 항·호·목의 구분이 없는 단일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제304조제1항”처럼 항을 붙여 인용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조문 전체가 본문과 단서 하나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먼저 짚어둔다.
원칙: 기일을 열어야 한다
제304조 본문은 “열어야 한다”는 의무형 어미로 되어 있다. 즉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재판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다음 둘 중 하나의 기일을 열어야 한다.
- 변론기일, 또는
-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심문기일
조문은 이 두 가지를 선택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드시 정식 변론을 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심문기일이라도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 형태라면 그것으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 다만 심문기일 쪽에는 “채무자가 참석할 수 있는”이라는 조건이 문언 자체에 붙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느 쪽을 열든, 게시글을 쓴 사람(채무자)에게 절차에 나와 의견을 낼 기회를 주는 것이 이 조문이 정한 원칙이다.
예외: 단서가 정한 요건 하나
제304조 단서는 이렇게 정한다.
다만, 그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단서의 요건은 문언상 하나뿐이다. “기일을 열어 심리하면 가처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라는 조건이 그것이다. 흔히 “급박하니까”, “몰래 해야 하니까” 같은 말로 이 요건을 풀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문 자체는 그런 표현을 쓰고 있지 않다. 단서가 실제로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 그 판단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조문 문언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고, 개별 사건에서 법원이 사정을 살펴 판단할 몫이다.
어떤 가처분에 적용되는 규정인가
제304조가 걸리는 대상은 명확히 한정되어 있다. 민사집행법 제300조제2항에 따른 가처분, 즉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에 한해 이 절차 규정이 적용된다. 참고로 제300조제2항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민사집행법 제300조(가처분의 목적) ②가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하여도 할 수 있다. 이 경우 가처분은 특히 계속하는 권리관계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제300조제1항이 정한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현상이 바뀌면 권리 실행이 곤란해질 염려가 있을 때 하는 가처분)에는 제304조의 이 절차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두 유형은 조문상 목적과 요건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으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이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
여기서 다룬 것은 민사집행법 제304조와 제300조의 조문 문언 자체다. ‘게시글’, ‘삭제’,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비공개’ 같은 표현은 이 조문에 등장하지 않으며, 채무자의 범위나 담보·기간 같은 구체적인 값도 이 조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또한 이 주제와 관련해 확인된 판례는 없으므로, 실제 사건에서 단서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개별 사건의 사정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한다.
조문 연혁 관련 참고
민사집행법 상단의 공포번호는 법률 제20733호(2025. 1. 31. 일부개정, 시행 2026. 2. 1.)이지만, 제304조와 제300조 자체에는 연혁 표기가 없어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참고로 제20733호 개정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246조(압류금지채권)와 제246조의2(생계비계좌)이며, 그 부칙은 시행일과 함께 제246조제1항에 관한 적용례만 정하고 있을 뿐, 제304조에 관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한편 2028년 3월 1일 시행 예정인 법률 제21456호(2026. 3. 17. 일부개정)는 제26조·제173조·제224조·제278조·제303조를 고치는 것으로, 제304조와 제300조의 문언은 이 개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그 부칙은 시행일과 함께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의 관할에 관한 경과조치를 두고 있다.
참고 법령
- 민사집행법 제300조(가처분의 목적) 제1항, 제2항
- 민사집행법 제304조(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 민사집행법 제246조(압류금지채권) — 부칙 관련 참고
- 민사집행법 제246조의2(생계비계좌) — 부칙 관련 참고
- 민사집행법 부칙 제20733호(2025. 1. 31.) 제1조, 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