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여러 조치를 한꺼번에 내릴 수 있나요?
결론부터: 가능하다, 근거는 법 조문 자체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법’) 제17조제1항 본문은 괄호 안에 “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제1호부터 제9호까지 아홉 가지 중 하나만 고르는 것이 원칙이 아니라, 처음부터 여러 개를 함께 부과하는 경우까지 법에 포함해서 규정한 것이다.
다만 “몇 개까지” 동시에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문이 상한선을 정해 두지는 않았다. 법 제17조에도, 그 하위 시행령인 제19조에도 동시 부과 개수의 최대치를 정한 문언은 없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몇 개까지 가능한가”를 단정하지 않고, 조문이 실제로 어떻게 동시 부과를 규정하는지를 순서대로 짚는다.
아홉 가지 조치와 동시 부과의 법적 근거
법 제17조제1항은 심의위원회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을 위하여 다음 아홉 가지 조치 중 하나에 해당하는 조치(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의 금지
- 학교에서의 봉사
- 사회봉사
- 학내외 전문가,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 의한 특별 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 출석정지
- 학급교체
- 전학
- 퇴학처분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조치들을 실제로 하는 주체는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교육장이라는 것이다. 제1항은 심의위원회가 “조치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하여야 하며”라고 규정하고, 제9항은 이 요청이 있는 때 교육장이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심의하고 요청하는 기구이고, 그 요청에 따라 실제 처분을 집행하는 것은 교육장이라는 점이 조문 구조상 분명하다.
또한 제1항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퇴학처분은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가해학생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이 단서는 제9호 퇴학처분에만 걸리는 제한이고, 나머지 여덟 개 조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아홉 개 조치 목록과 이 단서를 하나로 뭉뚱그려 이해해서는 안 되고, 단서는 오직 퇴학처분(9호)의 적용 대상을 의무교육과정 재학생에게는 제한한다는 의미로 한정해서 읽어야 한다.
협박·보복행위가 이유일 때는 동시 부과·가중이 재량으로 열린다
법 제17조제2항은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규정한다. 심의위원회가 교육장에게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할 때, 그 이유가 피해학생이나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협박 또는 보복행위(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일 경우에는 제6호부터 제9호까지의 조치(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처분)를 동시에 부과하거나 조치 내용을 가중할 수 있다.
여기서 어미가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된다. 이는 의무 규정이 아니라 재량 규정이다. 협박·보복행위가 요청 사유라고 해서 심의위원회가 반드시 제6호~제9호를 동시에 부과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안에 따라 동시 부과나 가중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동시 부과의 법적 근거는 두 갈래다.
- 제1항 괄호: 아홉 가지 조치 전반에 걸쳐 “수 개의 조치를 동시에 부과하는 경우를 포함한다”는 일반적 근거
- 제2항: 협박·보복행위가 요청 사유인 경우 제6호~제9호에 한해 동시 부과 또는 가중을 할 수 있다는 특별 근거(재량)
어느 경우든 “최대 몇 개까지”라는 상한을 정한 문언은 법 제17조에도, 시행령 제19조에도 없다.
조치를 정할 때 고려하는 기준 — 시행령 제19조
그렇다면 동시 부과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몇 개를 조합할지는 무엇을 보고 정할까. 시행령 제19조는 법 제17조제1항의 조치별 적용 기준을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한다.
- 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
- 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
-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시행령은 이 다섯 가지를 고려 요소로만 열거하고, 그 세부적인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즉 실제로 몇 호와 몇 호를 조합해 동시에 부과할지, 어느 정도 심각성이면 가중되는지 같은 구체적 배점·기준표는 시행령 자체가 아니라 별도의 교육부장관 고시에서 정해지는 사항이며,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령 원문 범위 밖이다.
심의위원회 요청부터 교육장 조치까지 — 절차의 흐름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다음 순서로 진행된다.
- 심의위원회가 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조치를 요청하기 전에,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제8항).
- 심의위원회는 위 아홉 가지 조치 중 하나 또는 여럿을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한다(제1항).
- 요청이 있으면 교육장은 14일 이내에 해당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9항).
- 가해학생이 제1항제2호(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의 처분을 받은 경우 그 보호자는 가해학생이 조치를 적절히 이행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제11항).
이처럼 동시 부과 여부를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심의위원회의 요청 단계이고, 그 요청에 따라 교육장이 정해진 기간 안에 집행하는 구조다.
학교장이 직접 하는 조치 세 가지 — 심의위원회 요청과는 별개
법 제17조에는 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학교의 장이 직접 하는 조치도 별도로 규정되어 있다. 성격이 서로 다르므로 구분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① 학교폭력 인지 시 — 의무 학교의 장은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제1항제2호(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4항). 이는 재량이 아니라 의무 규정이다.
② 긴급한 경우 — 재량, 동시 부과 가능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의 선도·교육이 긴급하다고 인정할 경우, 우선 제1항제1호(서면사과), 제3호(학교에서의 봉사), 제5호부터 제7호까지(특별교육이수·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교체)의 조치를 각각 또는 동시에 부과할 수 있다(제5항). 이 경우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아야 한다.
③ 피해학생·보호자 요청 시 — 전담기구 심의 거쳐 택일 학교의 장은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전담기구 심의를 거쳐 제1항제6호(출석정지) 또는 제7호(학급교체)의 조치를 할 수 있다(제6항). 조문이 “또는”으로 되어 있어 이 경우는 두 조치 중 하나를 택하는 구조이고, 제5항처럼 동시 부과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이 경우도 심의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여 추인을 받아야 한다.
제5항·제6항에 따라 학교의 장이 부과하는 제6호(출석정지) 조치의 기간은 심의위원회 조치결정 시까지로 정할 수 있다(제7항).
조치에 따라오는 부수적 효과들
- 특별교육·심리치료 병행 의무: 제1항제2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6호부터 제8호까지의 처분을 받은 가해학생은 교육감이 정한 기관(대안교육기관 포함)에서 특별교육을 이수하거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 기간은 심의위원회에서 정한다(제3항). 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이 특별교육을 이수할 경우 해당 학생의 보호자도 함께 교육을 받게 하여야 하고,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일 경우 장애인식개선 교육내용을 포함하여야 한다(제13항).
- 결석 처리: 가해학생이 제1항제3호부터 제5호까지의 조치를 받은 경우 이와 관련된 결석은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때에는 출석일수에 포함하여 계산할 수 있다(제12항, 재량).
- 거부·기피 시 추가 조치: 제1항제2호부터 제9호까지의 처분을 받은 학생이 해당 조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경우, 심의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추가로 다른 조치를 할 것을 교육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제15항).
- 통지와 징계: 학교의 장이 제4항부터 제6항까지에 따른 조치를 한 때에는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에게 이를 통지하여야 하며, 가해학생이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때에는 학교의 장은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 따라 징계하여야 한다(제10항).
- 전학 제한: 가해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이후에는 전학 전의 피해학생 소속 학교로 다시 전학 올 수 없다(제14항).
요약
-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원칙적으로 여러 개를 동시에 부과할 수 있다(법 제17조제1항 괄호).
- 협박·보복행위가 요청 사유인 경우 제6호~제9호(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퇴학처분)를 동시에 부과하거나 가중할 수 있는 재량 규정이 별도로 있다(제2항).
- 다만 동시 부과 개수의 상한을 정한 문언은 법 제17조에도 시행령 제19조에도 없다.
- 실제 조치를 하는 주체는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심의위원회의 요청을 받은 교육장이며 14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제9항).
- 학교의 장이 직접 하는 조치는 성격이 셋으로 나뉜다 — 인지 시 제2호는 의무(제4항), 긴급 시 제1·3·5~7호는 각각 또는 동시에 부과 가능한 재량(제5항), 피해학생·보호자 요청 시에는 제6호 또는 제7호 중 택일(제6항).
- 조치별로 무엇을 어떻게 조합할지는 학교폭력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 화해의 정도, 피해학생의 장애 여부를 고려해 정하되(시행령 제19조), 세부 기준은 교육부장관 고시에 위임되어 있다.
참고 법령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제1항~제15항, 제10항, 제11항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9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 기준)
- 초·중등교육법 제18조(학생의 징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