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업무 외 주사 투여는 ‘투약’…매매 해당은 원칙적 소극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허용된 취급 유형 기준…구법 적용 사건 상고 모두 기각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가 업무 외 목적으로 환자에게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주사제로 투여한 행위는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투약’에 해당할 수 있지만, 곧바로 ‘매매’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3월 12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료법위반·주민등록법위반 사건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 판결에는 2024년 2월 6일 법률 제20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됐다.
쟁점은 업무 외 목적의 주사제 투여를 같은 법 제5조 제1항 위반으로 볼 때, ‘투약’뿐 아니라 ‘매매’에도 해당하는지였다. 대법원은 두 행위를 같은 결론으로 묶지 않고 각각의 성립 여부를 살폈다.
구법 제2조 제5호 자목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를 의료나 동물 진료를 목적으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투약하기 위해 제공하거나, 이를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사람으로 정했다. 대법원은 제5조 제1항의 금지 범위도 해당 마약류취급자에게 허용된 취급 행위 유형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업무 외 목적으로 환자에게 주사제를 투여한 행위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행위로서 제5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허용된 취급 행위 유형에는 매매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 외 목적의 주사제 투여를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하는 행위로서 제5조 제1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투약에 해당하는지와 매매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주사제 투여 행위가 투약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같은 행위에 매매를 함께 인정하는 범위는 제한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 법리에 따라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한편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7호는 2026년 8월 27일 시행된 법률 제21691호에 따라 제5조 제1항 등을 위반해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취급하거나 그 처방전을 발급한 사람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구법에는 ‘그 처방전을 발급한 자’라는 문구가 없었다.
이번 판단은 개정 전 구법을 적용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허용된 취급 행위 유형을 기준으로 투약과 매매의 해당 여부를 구분한 뒤 상고기각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참고 법령
-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4. 2. 6. 법률 제20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5호 자목,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제7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법률 제21691호, 2026. 8. 27. 시행) 제2조 제5호 자목, 제61조 제1항 제7호
관련 판례
사건명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의료법위반·주민등록법위반이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이다(파기환송이 아니다). 판시사항 원문은 다음과 같다. "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서 마약류취급자에 대하여 금지하는 행위인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한 같은 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가 위 조항의 수범자인 같은 법 제2조 제5호의 해당 마약류취급자별로 허용된 취급 행위 유형에 한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마약류취급자로서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가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환자에게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주사제로 투여하는 행위를 한 경우, 같은 법 제5조 제1항 위반행위로서 같은 법 제4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 중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나아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하는 행위'로서 같은 법 제5조 제1항 위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시는 투약 해당 여부(적극)와 나아가 매매 해당 여부(원칙적 소극)의 2단 구조여서 한쪽만 떼어 읽으면 뜻이 뒤집힌다. 매매 부분은 '소극'이 아니라 '원칙적 소극'이고 판결요지의 표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므로 단정형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중 "2024. 2. 6. 법률 제20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즉 구법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