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직원이 마약류를 빼돌렸다면, 병원도 벌금형을 받나 — 마약류관리법 제68조 양벌규정과 면책 단서
결론부터: “직원 잘못 = 병원 처벌”이 자동은 아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약사나 간호사 등 직원이 마약류를 빼돌리다 적발되면, 행위자 본인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 있다. “병원(법인 또는 개인 운영자)도 같이 벌금을 무는가?”
답은 **“업무 관련성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그렇지만, 병원이 평소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다”**이다. 이 구조를 정하는 조문이 마약류관리법 제68조(양벌규정)다.
주의할 점은, 이 조문 어디에도 ‘병원’이나 ‘약국’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문상 처벌 대상은 어디까지나 **“법인 또는 개인”**이며, 병원·약국은 그 법인 또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의 한 형태일 뿐이다. 이하에서는 조문 문언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어떤 경우에 법인·개인이 벌금형을 받고 어떤 경우에 면책되는지 정리한다.
조문 원문: 마약류관리법 제68조(양벌규정)
제68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마약류 업무에 관하여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1억원(대마의 경우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과(科)하되, 제61조부터 제64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문은 항·호·목 구분이 없는 단일 조문으로, 본문과 단서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문언 자체는 2011년 전문개정(법률 제10786호, 2011. 6. 7. 공포)으로 만들어졌고, 이후 법률 제21691호(2026-08-27 시행)를 비롯해 현재 시행이 예정된 개정 법률들(2026-10-02 시행, 2026-11-12 시행, 2027-09-16 시행)에서도 이 제68조의 문언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본문: 병원(법인·개인)이 벌금형을 받는 요건
제68조 본문을 요건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 행위자: 법인의 대표자, 또는 법인·개인의 대리인·사용인·그 밖의 종업원
- 행위 범위: 그 법인 또는 개인의 “마약류 업무에 관하여”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경우
- 효과: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과 별도로,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한다
여기서 핵심은 2번 요건, “마약류 업무에 관하여”라는 문구다. 직원이 저지른 범죄라고 해서 무엇이든 병원(법인·개인)의 책임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조문은 그 직원이 법인 또는 개인의 마약류 업무와 관련하여 죄를 범한 경우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 직원이 병원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영역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 조문이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조문 자체에는 없다.
또한 본문은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라고 명시한다. 즉 법인·개인에 대한 처벌은 행위자 처벌과 별개로 추가되는 것이지, 행위자 대신 법인·개인만 처벌받거나 행위자가 면책되는 구조가 아니다.
벌금 액수: “최대 1억원”으로 뭉뚱그리면 안 되는 이유
제68조 본문이 정하는 벌금 상한은 이렇게 나뉜다.
- 원칙: 1억원 이하 (대마 관련 위반행위는 5천만원 이하)
- 예외: 그 위반행위가 제61조부터 제64조까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 각 조문이 정한 벌금형을 과한다
즉 “병원이 받을 수 있는 벌금은 최대 1억원”이라고 단순화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위반행위의 유형이 제61조~제64조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그 조문 자체가 정한 벌금액이 기준이 되고, 그렇지 않은 나머지 위반행위에 대해서만 1억원(대마는 5천만원) 이하라는 상한이 적용된다. 다만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제61조~제64조 각 조가 구체적으로 얼마의 벌금을 정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액수를 단정해서 말할 수 없다.
한 가지 더 짚어둘 점은, 이 조문이 정하는 법인·개인에 대한 제재는 벌금형뿐이라는 것이다. 조문 어디에도 법인에 대한 징역, 영업정지, 과징금 같은 말은 나오지 않는다.
시행일 주의: 제61조 개정분은 아직 시행 전이다
여기서 실무상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제68조는 위반행위 유형에 따라 제61조부터 제64조까지의 벌금형을 그대로 끌어와 적용하는데, 이 조문들 자체가 최근 개정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 법률 제21691호(2026. 5. 26. 일부개정, 2026-08-27 시행)는 제61조(벌칙)를 함께 고쳤다. 다만 이 법률의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어(제5조의2 일부 항목만 예외), 제61조 개정 부분의 시행일은 2027-05-27이다. 이 글 작성 기준일(2026-09-30) 현재 이 개정분은 아직 시행 전이므로, 현행 조문처럼 서술해서는 안 된다.
- 법률 제21102호(2025. 11. 11. 일부개정)는 제63조·제64조를 고치는데, 이 개정의 시행일은 2026-11-12다. 역시 기준일 현재 시행 전이다.
정리하면, 제68조 본문 자체(양벌규정의 틀)는 현행 조문이지만, 그 본문이 인용하는 제61조·제63조·제64조의 개정된 벌금 액수는 시점에 따라 현행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건에 적용할 때는 행위 시점 기준으로 어느 버전의 제61조~제64조가 적용되는지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단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이 있었다면 면책된다
이제 질문의 핵심인 단서를 보자.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단서의 요건과 효과는 다음과 같다.
- 요건: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을 것
- 효과: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한 벌금형 부과 규정(본문)이 적용되지 않는다
여기서 명확히 해야 할 것은, 이 단서는 법인 또는 개인의 면책 사유이지, 행위자인 직원 본인의 면책 사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본문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라고 이미 정하고 있으므로, 병원이 아무리 철저히 감독했더라도 실제로 마약류를 빼돌린 직원 본인의 형사책임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서가 다루는 것은 어디까지나 병원(법인·개인)에 대한 벌금형 부과 여부다.
즉 질문 “평소 직원 감독을 철저히 했다면 병원은 벌금을 피할 수 있나요?”에 대한 답은, 조문 구조상 그렇다 — 병원(법인 또는 개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되면, 병원에 대한 벌금형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병원 측에 대한 이야기이고, 직원 개인의 형사책임과는 별개라는 점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상당한 주의와 감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가리키나
다만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그리고 그 사실을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에 관한 판례나 추가 지침은 제시되어 있지 않다. 실무에서는 마약류 관리대장 작성 여부, 재고 점검 주기, 접근 권한 관리, 직원 교육 이력 등이 통상 감독 수준을 가늠하는 요소로 거론되곤 하지만, 이는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를 벗어나는 내용이므로 단정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개별 사안에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이 인정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요약
- 마약류관리법 제68조는 직원(대표자·대리인·사용인·그 밖의 종업원)이 법인 또는 개인의 마약류 업무에 관하여 이 법의 죄를 범한 경우, 행위자 처벌과 별도로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벌금형을 과하도록 정한다.
- 벌금 상한은 원칙적으로 1억원 이하(대마는 5천만원 이하)이나, 제61조~제64조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라면 해당 조문의 벌금형이 적용된다.
-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위반행위 방지를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법인·개인에 대한 벌금형 부과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행위자 본인의 형사책임과는 별개다.
- 제68조 본문·단서 자체는 현행 조문이지만, 본문이 인용하는 제61조 개정분(시행 2027-05-27)과 제63조·제64조 개정분(시행 2026-11-12)은 이 글 작성 기준일(2026-09-30) 현재 아직 시행 전이므로, 행위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 버전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참고 법령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8조(양벌규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제64조 (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691호 부칙 제1조~제3조 (2026. 5. 26. 일부개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102호 부칙 제1조 (2025. 11. 11. 일부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