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손해배상, "형편이 어려우니 줄여달라"고 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이른바 악플)을 달아 상대방이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을 때, “형편이 어려우니 배상액을 줄여달라”고 법원에 청구할 수 있을까요? 법은 이 상황을 어느 정도 보호해 주긴 합니다. 하지만 그 보호에는 중요한 두 가지 조건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민법 제765조는 본장의 규정에 의한 배상의무자(악플을 단 사람)가 배상액의 경감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경우를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경감청구의 요건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요건: 손해의 발생 과정
경감청구를 하려면 그 손해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즉, 일부러 악플을 달았거나 심각한 부주의로 명예를 훼손한 경우라면,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이 첫 번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그 단계에서 경감청구는 차단된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요건: 배상자의 생계
손해가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만, 그 배상으로 인해 배상의무자의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에 경감청구가 가능합니다. 형편이 어렵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배상이 생계 수준에 실질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줄 정도여야 합니다.
법원이 반드시 줄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 경감청구를 해도, 법원이 무조건 배상액을 줄여 주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65조 제2항에 따르면 법원은 청구를 받으면 “경감할 수 있다”고만 했습니다. 이는 법원의 재량을 뜻합니다.
이때 법원은 단순히 배상의무자의 경제 형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피해자)의 경제상태와 손해의 원인도 함께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명예 훼손으로 인한 손해가 크고 피해자의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면, 배상의무자의 생계가 어렵더라도 배상액을 크게 줄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악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에서 “형편이 어렵다”는 사정은 법이 고려하도록 명시한 요소입니다. 다만 그것이 경감청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하고, 배상이 생계에 미칠 영향이 중대해야 하며, 법원이 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배상의무자의 형편이 어려운지만이 아니라, 어떤 의도와 과정으로 손해를 입혔는가, 그리고 피해자의 사정은 어떤가도 균형 있게 평가됩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765조(배상액의 경감청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