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취해 운전하면 면허가 무조건 취소되나요, 정지도 가능한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약물 운전은 정지가 아니라 취소 대상입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제1항은 운전면허 취소·정지 사유를 본문과 단서로 나누어 규정하는데, 약물 운전은 그중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한 단서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제93조제1항의 구조 — 본문은 재량, 단서는 의무
도로교통법 제93조제1항 본문은 시·도경찰청장이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취소와 정지 중 어느 처분을 할지, 정지라면 기간을 얼마로 할지를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같은 항 단서는 특정 호에 해당하면 이 재량을 배제하고 “운전면허를 취소하여야 하고”라고 못박습니다. 이 단서에 해당하는 호 중 하나가 바로 제4호 — 약물 운전입니다. 즉 약물 운전은 법 문언상 정지가 아니라 취소를 해야 하는 사유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약물 운전(제4호)의 요건
제93조제1항제4호가 정한 요건은 “제45조제1항을 위반하여 약물의 영향으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있습니다.
- 단순히 “약을 먹고 운전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45조제1항 위반 — 즉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지가 요건입니다. 제93조 자체는 ‘약물’을 따로 정의하지 않고, 제45조제1항 위반 여부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 제4호에는 “다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괄호가 있습니다. 즉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 등)를 약물 영향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는 이 제4호의 필요적 취소 대상에서 빠집니다.
-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않은 경우는 제4호의2로 따로 규정되어 있고, 이 경우에는 개인형 이동장치 제외 괄호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즉 측정 불응은 이동장치 여부와 무관하게 단서의 필요적 취소 대상입니다.
그럼 음주 운전은 왜 다르게 알려져 있을까 — 제1호와의 구분
같은 제1항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는 제1호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단서가 필요적 취소로 열거한 호의 목록에는 제1호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즉 음주 운전(제1호) 자체는 본문의 재량 조항(취소 또는 1년 이내 정지) 적용을 받고, 약물 운전(제4호)만 단서의 필요적 취소 적용을 받습니다. “음주든 약물이든 똑같이 필요적 취소”라고 단순화하면 조문 구조를 잘못 이해하게 됩니다. 두 사유는 법 문언상 처분 체계가 다릅니다.
“취소하여야 한다”도 행정처분이다 — 자동 취소가 아닌 이유
단서가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했다고 해서 운전자의 의사나 절차와 무관하게 면허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93조제4항은 시·도경찰청장이 취소처분이든 정지처분이든 처분을 하기 전에 미리 처분 내용과 의견제출 기한 등을 당사자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처분을 할 때에는 처분의 이유와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 등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단서에 해당하는 사유라도 시·도경찰청장이 사전·사후 통지 절차를 거쳐 내리는 행정처분이며, 이 과정에서 처분 대상자는 의견을 제출하거나 이후 행정심판을 제기할 기회를 가집니다.
정지 기간·벌점 숫자는 이 조문에서 정하지 않는다
제93조제1항 본문이 정한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정지는 음주(제1호) 등 재량 사유에 적용되는 상한이고, 단서에 해당하는 약물 운전(제4호)은 이 재량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제2항은 벌점 부과와 벌점 초과 시 처분 기준을 행정안전부령에 위임하고 있어, 구체적인 벌점 수치나 정지 일수는 제93조 본문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이 부분까지 다룬 하위 규정 내용은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를 벗어나므로 다루지 않습니다.
요약
| 구분 | 근거 | 처분 |
|---|---|---|
| 음주 운전 (제1호) | 제93조제1항 본문 | 취소 또는 1년 이내 정지 — 재량 |
| 약물 운전 (제4호, 개인형 이동장치 제외) | 제93조제1항 단서 | 취소 — 의무 |
| 약물 측정 불응 (제4호의2) | 제93조제1항 단서 | 취소 — 의무 |
약물 운전은 도로교통법 제93조제1항 단서에 따라 정지가 아닌 취소 처분의 대상입니다. 다만 이 역시 시·도경찰청장이 통지 절차를 거쳐 내리는 행정처분이라는 점, 그리고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에는 제4호의 적용이 제외된다는 점은 구체적 사안을 살필 때 함께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93조(운전면허의 취소ㆍ정지) 제1항, 제1항제1호, 제1항제4호, 제1항제4호의2, 제2항, 제4항
- 도로교통법 제45조제1항(약물 운전 금지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