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월세를 높게 불러 새 세입자가 안 구해진다면 '조건 성취 방해'일까요? (민법 제150조)
핵심 답변
월세를 높게 불러서 새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집주인이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150조제1항이 적용되려면 세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집주인의 행동이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루어졌을 것인데, 조문은 무엇을 기준으로 신의성실 위반을 판단하는지 정하지 않습니다.
세 요건이 모두 인정되더라도 법이 정한 효과는 세입자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건이 저절로 성취되는 것도 아니고, 보증금 반환 의무가 곧바로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3일 기준 현행 민법 조문 원문(법제처)을 근거로 합니다. 이 주제에 인용할 판례는 확인되지 않아 판례는 소개하지 않습니다.
상황 정리: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 반환’ 합의
임대차를 일찍 끝내기로 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가 이런 합의서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을 반환한다.”
그런데 집주인이 시세보다 높아 보이는 월세를 내걸어 새 세입자가 좀처럼 구해지지 않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안 돌려주려고 일부러 막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질문과 직접 관련된 조문은 **민법 제150조(조건성취, 불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입니다.
민법 제150조 조문 원문
제150조(조건성취, 불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
①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②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 제150조는 2개 항으로 되어 있고, 호·목은 없으며, 괄호로 둔 정의 규정도 없습니다.
- 조문에 개정 연혁 표기가 없습니다. 제정 당시 문언일 수도 있고 표기를 생략했을 수도 있으므로, 이 문언이 언제 어떤 개정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여기서 단정하지 않습니다.
요건 3가지: 하나라도 빠지면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 요건 | 조문 문언 | 월세 사안에 대입할 때 볼 점 |
|---|---|---|
| ①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 |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 합의서대로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쪽은 집주인입니다. 그래서 집주인이 이 당사자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
| ② 신의성실 위반 | “신의성실에 반하여” | 월세를 높게 부른 행동이 신의성실에 반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조문은 판단 기준을 정하지 않습니다. |
| ③ 조건 성취를 방해 |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때” | 높은 월세가 새 세입자 입주를 실제로 ‘방해’한 것으로 평가되는지 따로 따져야 합니다. |
왜 “월세를 높게 불렀다 = 방해”가 성립하지 않는가
-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그냥 ‘방해’가 아닙니다. “신의성실에 반하여” 방해한 것이어야 합니다.
- 조문은 어떤 행동이 신의성실에 반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 그러므로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받지 않았다”거나 “월세를 높게 불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제150조제1항의 요건이 채워졌다고 결론 내릴 수 없습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놓고 평가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효과: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세 요건이 모두 인정될 때 제150조제1항이 정한 효과는 다음 한 가지입니다.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이 문언에서 알 수 있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재량 문언입니다. “할 수 있다”로 끝나므로, 상대방(세입자)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지위를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 조건이 법률상 저절로 성취된 것으로 확정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 보증금 반환 의무가 그 순간 생긴다고 조문이 정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제150조제2항은 이 사안에 맞지 않는다
제2항은 제1항과 반대 방향의 규정입니다.
| 구분 | 누가 | 무엇을 | 상대방이 할 수 있는 주장 |
|---|---|---|---|
| 제1항 | 조건 성취로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 |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 성취를 방해 |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 |
| 제2항 | 조건 성취로 이익을 받을 당사자 |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킴 |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 |
집주인이 세입자를 받지 않거나 월세를 높게 불러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성취를 방해’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검토 대상은 제1항이고, 제2항을 끌어올 사안이 아닙니다.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은 조건인가, 불확정한 기한인가
민법은 조건(제150조)과 불확정한 기한(제387조제1항 후단)을 따로 규정합니다.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이라는 문구가 이 둘 중 어느 쪽인지는 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도 단정하지 않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150조는 ‘조건’에 관한 규정입니다. 반면 이행이 늦어졌을 때 지체책임이 언제부터 생기는지는 제387조가 기한 유형별로 정합니다.
민법 제387조 조문 원문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
①채무이행의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채무이행의 불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②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 제387조도 2개 항이고 호·목이 없으며, 괄호 정의도 없습니다. 개정 연혁 표기도 없습니다.
지체책임 발생 시점: 세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 기한 유형 | 근거 | 채무자의 지체책임 발생 시점 |
|---|---|---|
| 확정한 기한 | 제387조제1항 전단 |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
| 불확정한 기한 | 제387조제1항 후단 |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 |
| 기한이 없는 경우 | 제387조제2항 |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
세 경우는 기준 시점이 서로 다릅니다. 합의서 문구가 어떤 성격으로 해석되느냐에 따라 적용되는 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섞어서 보면 안 됩니다. 또 제150조 자체에는 지체책임이 언제부터 생기는지에 관한 문언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집주인이 시세보다 비싼 월세를 고집하면 조건 성취 방해로 인정되나요? 조문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제150조제1항은 “신의성실에 반하여” 방해했을 것을 요구하지만 그 판단 기준을 정하지 않습니다. 비싼 월세를 고집했다는 사실 하나로 요건 충족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Q2. 방해가 인정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조문이 정한 효과는 세입자가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건이 저절로 성취되거나 보증금 반환 의무가 그 순간 확정된다는 내용은 조문에 없습니다.
Q3. 집주인이 일부러 세입자를 들였다면 제150조제2항이 적용되나요? 제2항은 조건 성취로 이익을 받는 쪽이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경우에 관한 규정입니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받지 않거나 입주를 어렵게 만드는 사안은 제1항의 문제입니다.
Q4.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 언제부터 지체책임이 생기나요? 제387조에 따라 확정한 기한이면 기한이 도래한 때, 불확정한 기한이면 채무자가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 기한이 없으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입니다.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이 조건인지 불확정한 기한인지는 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Q5. 2026년 민법 개정으로 이 조문이 바뀌었나요? 현행 민법(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시행)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1001조, 제1008조, 제1010조, 제1115조로 모두 상속 관련 조문입니다. 부칙의 적용례·특례도 상속 조문(제1001조·제1004조의2·제1008조·제1010조·제1115조)에 관한 것입니다. 제150조·제387조에는 개정 연혁 표기가 없으므로 이 개정을 두 조문의 문언을 만든 개정으로 볼 근거는 없습니다.
정리
- 제150조제1항의 요건은 셋입니다. ① 조건 성취로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일 것, ② 신의성실에 반할 것, ③ 조건 성취를 방해했을 것.
- 월세를 높게 부른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신의성실 위반 여부는 조문이 기준을 정하지 않은 평가 문제입니다.
- **효과는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입니다. 조건 성취나 보증금 반환 의무가 저절로 확정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 제2항은 반대 방향 규정이라 이 사안과 맞지 않습니다.
- 조건과 불확정한 기한은 민법이 따로 규정하며, 지체책임 발생 시점은 제387조가 기한 유형별로 다르게 정합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150조(조건성취, 불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 제1항·제2항
- 민법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 제1항·제2항
- 민법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제4조 (상속 조문 관련, 본문 Q5 참고)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법제처) 민법 원문, 2026년 10월 23일 기준 현행 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