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높은 월세를 불러 새 세입자가 안 구해지면, 보증금 반환을 막은 것일까?
합의서에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 보증금을 반환한다”고 정했는데 집주인이 높은 월세를 제시해 새 세입자를 받지 않는 상황이라도, 그 사실만으로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을 일부러 막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문구가 민법상 ‘조건’으로 해석되는 경우에는 민법 제150조제1항을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상대방이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주장하려면 다음 세 요건을 모두 살펴야 합니다.
- 조건이 성취되면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일 것
- 그 당사자의 행위가 신의성실에 반할 것
- 그 당사자가 조건의 성취를 방해했을 것
따라서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높은 월세 제시, 계약 조건의 내용, 새 세입자 수용 여부 등 구체적 사정이 신의성실에 반하는 조건 성취 방해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세 요건이 갖추어진다고 보더라도 효과는 보증금 반환 의무가 곧바로 발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민법 제150조제1항은 상대방이 “그 조건이 성취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또한 “새 세입자가 들어오면”이라는 문구가 민법상 조건인지, 또는 불확정한 기한인지도 조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습니다. 불확정한 기한으로 본다면 민법 제387조제1항에 따라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부터 지체책임을 집니다. 반면 확정한 기한이 있다면 기한이 도래한 때부터, 기한이 없다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문제됩니다.
결국 높은 월세 때문에 새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았다는 사정은 중요한 출발점일 수 있지만, 합의 문구의 성격과 신의성실에 반한 방해 여부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150조제1항
- 민법 제387조제1항·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