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에서 피해자와 화해하면 처분이 가벼워질 수 있나요?
결론부터: “고려할 수 있다”이지, 감경을 보장하지 않는다
소년재판(소년보호사건)에서 소년이 피해자와 화해한 경우, 소년부 판사는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그 화해 사실을 고려할 수 있다. 소년법 제25조의3 제3항이 정한 내용이 이것 전부다. 화해했다고 처분을 면하거나 가벼워진다는 규정은 없다.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소년부 판사의 재량이며, 화해는 그 판단에 참고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이 글은 소년법 제25조의2(피해자 등의 진술권)와 제25조의3(화해권고)의 조문만 근거로, 소년재판에서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차와 화해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의 법적 한계를 정리한다.
1. 화해권고 — 소년법 제25조의3
조문 구조: 3개 항, 모두 재량 규정
제25조의3은 항이 3개이고 호는 없다. 세 항 모두 “할 수 있다”로 끝나는 재량 규정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제1항 — 화해 권고 자체가 재량
소년부 판사는 소년의 품행을 교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소년에게 피해 변상 등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다.
권고 대상은 “소년”이다. 요건은 “소년의 품행을 교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판사가 이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화해권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제2항 — 소환도 재량, 대상은 소년·보호자·참고인
소년부 판사는 제1항의 화해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일을 지정하여 소년, 보호자 또는 참고인을 소환할 수 있다.
화해를 진행하기 위해 판사가 별도 기일을 잡아 소환할 수 있는 대상은 문언상 “소년, 보호자 또는 참고인” 세 부류다. 이 소환 역시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할 수 있는 재량이며, 반드시 열어야 하는 절차가 아니다.
제3항 — 화해의 효과는 ‘고려’뿐
소년부 판사는 소년이 제1항의 권고에 따라 피해자와 화해하였을 경우에는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다.
화해했을 때 법이 정한 효과는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전부다. 화해하면 처분이 면제되거나 감경된다는 내용은 조문 어디에도 없다. “고려할 수 있다”는 문언 그대로, 판사가 화해 사실을 참작 요소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이지 처분 결과를 보장하는 규정이 아니다.
실무적으로 유의할 점
- 화해권고는 소년부 판사가 필요성을 인정해야 이뤄지는 절차이지, 소년이나 보호자가 신청한다고 당연히 시작되는 절차가 아니다.
- 화해가 성립했더라도 그것이 보호처분 결정에서 어느 정도 비중으로 고려되는지는 개별 사건에서 판사가 판단할 사항이며, 법령에 별도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2. 피해자 등의 진술권 — 소년법 제25조의2
화해와는 별개로, 소년재판 절차에는 피해자 측이 의견을 말할 기회를 보장하는 규정이 있다. 이 조문은 화해권고와 달리 의무 규정이라는 점에서 구조가 다르다.
소년부 판사는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ㆍ변호인ㆍ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이하 이 조에서 “대리인등”이라 한다)가 의견진술을 신청할 때에는 피해자나 그 대리인등에게 심리 기일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진술 기회는 ‘신청’이 있어야 생긴다
핵심은 “의견진술을 신청할 때에는”이라는 조건이다. 피해자나 그 대리인등이 먼저 신청해야 판사에게 진술 기회를 줄 의무가 생긴다. 신청이 없는데 판사가 직권으로 진술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술이 이뤄지는 자리는 “심리 기일”이다.
여기서 “대리인등”은 이 조문에 한정된 괄호 정의로, 피해자의 법정대리인·변호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를 가리킨다. 소년법 전체에 통용되는 개념이 아니라 제25조의2 안에서만 쓰이는 용어다.
예외 두 가지 — 진술권이 절대적이지 않다
신청이 있어도 다음 두 경우 중 하나에 해당하면 진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다(“그러하지 아니하다”).
- 신청인이 이미 심리절차에서 충분히 진술하여 다시 진술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 신청인의 진술로 심리절차가 현저하게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즉 피해자 등의 진술권은 신청을 전제로 한 원칙적 의무이되, 위 두 단서에 해당하면 배제될 수 있는 구조다. 예외 없는 절대적 권리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제25조의2와 제25조의3, 혼동하지 말아야 할 지점
| 구분 | 제25조의2 (진술권) | 제25조의3 (화해권고) |
|---|---|---|
| 문장 끝 |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의무) | “할 수 있다” (재량, 3개 항 모두) |
| 발동 조건 | 신청이 있을 때 | 판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
| 대상 | 피해자·대리인등 | 소년(권고), 소년·보호자·참고인(소환) |
| 처분에 미치는 효과 | 규정 없음(진술 기회 자체가 목적) | 화해 시 보호처분 결정에서 “고려할 수 있다” |
두 조문은 목적과 문언 구조가 다르므로, “화해하면 처분이 가벼워진다”는 통념을 이 두 조문 중 어느 것으로도 뒷받침할 수 없다. 특히 화해권고 규정은 처분 감경을 보장하지 않고, 진술권 규정은 애초에 처분의 경중과 연결된 조항이 아니다.
3. 시행 및 연혁 정보
두 조문은 모두 [본조신설 2007.12.21]로, 법률 제8722호(2007. 12. 21. 공포)에 의해 현재의 문언대로 신설된 이후 개정되지 않았다.
현재 소년법은 법률 제21490호(2026. 3. 24. 공포, 타법개정)로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 중이나, 이 개정은 제7조, 제38조제1항제1호, 제49조의2제1항, 제60조제4항의 “검찰청” 표기를 “지방공소청” 등으로 바꾼 것이며 제25조의2·제25조의3은 개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글 작성 기준일(2026-10-05) 현재 두 조문은 2007년 신설 당시의 문언 그대로 현행이다.
다만 해당 부칙의 단서 및 제2조부터 제8조, 제10조·제11조의 세부 내용, 적용례·경과조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4. 자주 헷갈리는 지점 정리
- “화해가 보호처분 면제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조문은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만 정한다.
- “판사가 알아서 화해를 주선해준다”는 아니다. 화해권고는 판사가 필요성을 인정할 때 할 수 있는 재량 조치다.
- “피해자가 요청하면 언제든 법정에서 말할 수 있다”는 절반만 맞다. 신청이 전제이고, 두 가지 단서(충분히 진술한 경우, 절차 지연 우려)에 해당하면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 화해 관련 소환 대상에 피해자는 조문상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제25조의3 제2항의 소환 대상은 소년, 보호자, 참고인이다.
- 두 조문에는 벌칙이나 과태료 규정이 없으며, 이와 관련해 확인된 판례도 없다.
참고 법령
- 소년법 제25조의2(피해자 등의 진술권) — 본문, 단서 제1호·제2호
- 소년법 제25조의3(화해권고) 제1항, 제2항, 제3항
- 소년법 부칙(법률 제21490호, 2026. 3. 24., 타법개정) 제1조(시행일), 제9조 개정사항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