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실제로 봤을 때"와 "계획만 들었을 때" 신고 의무가 다릅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는 학교폭력을 알게 된 사람의 행동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문을 자세히 보면, 실제로 벌어진 학교폭력을 알게 된 경우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예비·음모 단계를 알게 된 경우에 적용되는 어미와 의무의 강도가 다릅니다. “신고해야 한다”와 “고발할 수 있다”가 같은 조문 안에 함께 있는데, 이 둘을 섞어 쓰면 의무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게 됩니다.
결론부터 — 두 상황은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의무, 제20조제1항)
-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경우: 학교의 장 또는 심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 (재량, 제20조제4항 본문)
- 단, 교원이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경우: 학교의 장에게 보고하고, 해당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둘 다 의무, 제20조제4항 단서)
일반인에게는 “실행된 폭력은 의무 신고, 예비·음모는 재량 고발”이라는 구도이고, 교원에게는 예비·음모 단계에서도 보고·통지 의무가 별도로 얹혀 있는 구조입니다.
조문 원문
학교폭력예방법 제20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제20조(학교폭력의 신고의무) ①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는 학교 등 관계 기관에 이를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신고를 받은 기관은 이를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의 보호자와 소속 학교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③ 제2항에 따라 통보받은 소속 학교의 장은 이를 심의위원회에 지체 없이 통보하여야 한다. ④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예비ㆍ음모 등을 알게 된 자는 이를 학교의 장 또는 심의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 다만, 교원이 이를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학교의 장에게 보고하고 해당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 ⑤ 누구든지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따라 학교폭력을 신고한 사람에게 그 신고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지금의 제20조 문언 자체는 법률 제16441호(2019. 8. 20. 공포)로 만들어진 것이며, 현행 법의 공포번호인 법률 제21723호(2026. 6. 2.)는 이 조문을 개정한 법률이 아닙니다. 제21723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15조의2(학교폭력예방의 날 지정·운영)와 제16조의2(장애학생의 보호)입니다.
항별로 짚어보기
① 실제 학교폭력 — 즉시 신고 의무
제1항은 “학교폭력 현장을 보거나 그 사실을 알게 된 자”에게 신고 의무를 지웁니다. 쓰는 동사는 “신고하여야 한다”이고, 신고 대상은 학교 등 관계 기관입니다. “즉시”라는 시간 요건이 붙은 것도 이 항뿐입니다.
② 신고 접수 기관의 통보 의무
제2항에 따라 신고를 받은 기관은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의 보호자, 그리고 소속 학교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여야 한다. 제3항에 따라 통보받은 학교의 장은 다시 심의위원회에 지체 없이 통보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즉시”(제1항)와 “지체 없이”(제3항)는 서로 다른 항에 쓰인 별개의 표현이므로 섞어 쓰면 안 됩니다.
④ 예비·음모 — 고발은 재량, 교원은 예외
제4항 본문은 “학교폭력의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된 자”에 대해 “고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아직 실행되지 않은 계획 단계를 알게 된 일반인에게는 신고 의무가 아니라 고발 재량이 주어집니다. 신고 대상 기관도 제1항과 다릅니다 — 제1항은 “학교 등 관계 기관”이지만 제4항 본문은 “학교의 장 또는 심의위원회”입니다.
다만 이 재량은 교원에게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4항 단서는 “교원이 이를 알게 되었을 경우에는 학교의 장에게 보고하고 해당 학부모에게 알려야 한다”고 정하여, 교원에게는 보고 의무와 통지 의무를 둡니다. 보고를 받는 곳은 심의위원회가 아니라 학교의 장입니다.
정리하면 같은 조문 안에서도 쓰는 말이 전부 다릅니다.
| 상황 | 주체 | 동사 | 대상 |
|---|---|---|---|
| 실제 학교폭력을 봄·알게 됨 | 누구나 | 신고하여야 한다 (의무) | 학교 등 관계 기관 |
|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됨 | 일반인 | 고발할 수 있다 (재량) | 학교의 장 또는 심의위원회 |
| 예비·음모 등을 알게 됨 | 교원 | 보고하고 + 알려야 한다 (의무) | 학교의 장 + 해당 학부모 |
⑤ 신고자 보호 — 불이익 금지
제5항은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따라 학교폭력을 신고한 사람에게 그 신고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이는 실제 학교폭력 신고뿐 아니라 예비·음모 고발, 교원의 보고까지 모두 포괄하는 금지 규정입니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조문 — 아직은 아니다
법률 제21723호(2026. 6. 2. 공포, 같은 날 시행)는 제15조의2와 제16조의2를 함께 고쳤습니다. 부칙 제1조에 따라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하되, 단서에서 제15조의2(학교폭력예방의 날 지정·운영)의 개정규정만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쓰는 기준일(2026년 10월) 현재 제15조의2 개정규정은 아직 시행 전이며, 제20조의 신고의무 조문과는 별개로 적용 시기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부칙 제2조는 적용례로, 제16조의2제2항 단서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개최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부터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경과조치는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주의할 점
- 제20조에는 위반 시 벌칙이나 과태료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는지 이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이 조문에 없습니다.
- 이 조문에는 괄호 정의가 없고, ‘무조건’, ‘자동으로’ 같은 표현도 조문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즉시”라는 표현은 제1항에만 있을 뿐, 제4항 단서의 교원 보고 의무에는 붙어 있지 않습니다.
- 이 주제와 직접 관련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0조(학교폭력의 신고의무) 제1항~제5항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학교폭력예방의 날 지정ㆍ운영)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장애학생의 보호)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1723호, 2026. 6. 2.> 제1조(시행일), 제2조(적용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