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에서 아이를 다치게 하면 형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어린이 보호구역(흔히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나면 일반적인 교통사고보다 형이 무거워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규정한 조문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입니다. 다만 이 조문이 적용되려면 막연히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났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두 가지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아래에서 조문을 그대로 짚어봅니다.
두 요건이 모두 있어야 가중처벌이 적용된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등의 운전자가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하여 어린이(13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에게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이 문장을 나누어 보면 가중처벌의 요건은 다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 장소 요건: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일 것
- 의무 위반 요건: 도로교통법 제12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해야 할 의무를 위반했을 것
즉 사고 장소가 보호구역이라는 사실만으로 이 조문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안전 유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조문이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문 문언상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어린이’는 이 조문에서 “13세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조문에 없는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가중처벌된다는 표현은 이 조문의 문언과 맞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문마다 ‘운전자’를 가리키는 말이 다르다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은 “자동차등의 운전자”라고 쓰고 있는데,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은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라고 쓰고 있어 두 조문의 주체 표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중처벌 조문 자체는 “자동차등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되, 그 운전자가 지켜야 할 의무의 근거는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에 관한 규정)을 끌어와 참조하는 구조입니다. 두 표현을 같은 말로 뭉뚱그려 읽지 않는 것이 정확합니다.
형량 — 사망과 상해로 나뉘고, 각각 선택형이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은 항 구분 없이 두 개의 호로 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 제1호(사망):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 제2호(상해): 어린이를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두 호 모두 “또는”으로 연결된 선택형 법정형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망의 경우 무기징역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중에서, 상해의 경우 징역형과 벌금형 중에서 정해지는 구조입니다.
이 조문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9104호(공포 2022. 12. 27.)이며, 현재 특정범죄가중법의 시행일은 2025년 7월 2일입니다(법률 제20878호는 타법개정으로 다른 조문을 고친 것으로, 상단 공포번호와 실제 이 조문을 만든 개정 법률은 다릅니다). 참고로 이 개정 당시의 부칙(법률 제20878호)은 시행일과 다른 법률(제11조제1항의 문구 수정)의 개정만 정하고 있을 뿐, 제5조의13에 관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고 있지 않습니다.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 — 재량과 의무가 나뉜다
도로교통법 제12조를 보면,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 자체는 시장등의 재량입니다. 제1항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자동차등과 노면전차의 통행속도를 시속 30킬로미터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하여 ‘할 수 있다’는 재량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반면 일단 보호구역이 지정된 뒤의 다음 사항들은 의무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제3항: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행하여야 한다.
- 제4항: 시·도경찰청장, 경찰서장 또는 시장등은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를 우선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 제5항: 시장등은 신호기, 안전표지, 과속방지시설, 방호울타리 등을 우선적으로 설치하거나 설치를 요청하여야 한다.
앞서 본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이 의무 위반의 근거로 삼는 것이 바로 이 제12조제3항의 운전자 의무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0155호(공포 2024. 1. 30.)이며, 상단에 표시되는 최근 개정 법률(제21246호)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2조, 제45조, 제116조, 제152조(벌칙)로, 제12조는 이 개정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 개정(법률 제21246호)의 부칙 역시 시행일만 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적용례·경과조치는 없습니다. 시행일은 원칙적으로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이고, 제2조제35호·제45조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 법률 제20864호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 제45조제1항 개정규정은 2026년 4월 2일부터로 나뉘어 있습니다.
속도 위반은 제12조와 별개의 조문이다
보호구역 내 통행속도 제한과 관련해 실제 속도 위반 자체를 금지하는 조문은 제12조가 아니라 도로교통법 제17조제3항입니다. 이 조항은 “자동차등과 노면전차의 운전자는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최고속도보다 빠르게 운전하거나 최저속도보다 느리게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서로 “교통이 밀리거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최저속도보다 느리게 운전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는데, 이 단서는 최저속도 위반에만 적용되고 최고속도 초과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바뀔 부분과 아직 바뀌지 않은 부분
도로교통법은 법률 제21728호(공포 2026. 6. 2.)로 일부 조문이 개정될 예정이나, 이 발행일(2026-09-26) 기준으로는 아직 시행 전입니다. 이 개정법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데, 제2조제23호·제137조 개정규정 및 부칙 제3조는 2026년 12월 3일부터, 그 밖의 개정규정은 2027년 6월 3일부터 시행됩니다. 이 개정이 고치는 조문은 제2조, 제44조의2, 제137조, 제148조의2, 제160조이며, 이 글에서 다룬 제12조와 제17조는 이 개정 이후에도 문언이 동일하여 현재의 내용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세부 기준은 하위 법령에 위임되어 있다
도로교통법 제12조·제17조는 다음 사항을 하위 법령에 위임하고 있어, 구체적인 수치나 범위는 이 조문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 제12조제1항제2호·제3호의 어린이집·학원의 구체적 범위 — 행정안전부령
- 제12조제2항의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해제 절차 및 기준 — 교육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공동부령
- 제17조제1항의 자동차등·노면전차의 도로 통행 속도 — 행정안전부령
정리하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장소가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점과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조치 준수·안전 유의 의무 위반이라는 점이 함께 인정되어야 적용됩니다. 요건이 인정되면 어린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에서 이 조문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판례는 이 글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며, 개별 사안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법령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3(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 치사상의 가중처벌) 제1호·제2호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부칙(법률 제20878호) 제1조·제2조
- 도로교통법 제12조(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해제 및 관리) 제1항~제5항
- 도로교통법 제17조(자동차등과 노면전차의 속도) 제1항~제3항
- 도로교통법 부칙(법률 제21246호)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