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피해자는 건강보험이 되고 가해자는 안 되나요 —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제58조로 보는 구조

입력 2026.10.14. 오전 10:08

폭행 사건 뒤 병원비 처리를 두고 “맞은 사람은 건강보험이 되는데 때린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법이 그렇게 “피해자냐 가해자냐”로 나누는 게 아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제1항제1호는 급여를 받을 사람 본인의 부상이 그 사람 자신의 범죄행위에서 비롯됐는지를 본다. 그 결과가 폭행 사건에서는 흔히 가해자와 피해자를 다르게 취급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뿐이다.

1. 급여 제한의 요건 — “누가 때렸나”가 아니라 “내 부상의 원인이 뭔가”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제1항제1호는 다음과 같은 경우 공단이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에 그 원인이 있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경우”

이 호는 두 갈래로 나뉜다.

  • 범죄행위에 원인이 있는 경우: 요건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다. 고의뿐 아니라 중대한 과실로 저지른 범죄행위도 포함된다.
  • 사고를 일으킨 경우: 요건이 “고의”뿐이다. 중대한 과실로 사고를 낸 경우는 이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여기서 핵심은, 제1호가 묻는 것이 “급여를 받으려는 그 사람의 부상·질병이 그 사람 자신의 범죄행위(또는 고의의 사고)에서 비롯됐는가”라는 점이다. 즉 폭행을 당해 다친 사람의 부상은 가해자의 범죄행위에서 비롯된 것이지, 피해자 자신의 범죄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이 호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반대로 폭행을 저지른 사람이 싸움 중 자신도 다쳤다면, 그 부상은 본인이 저지른 범죄행위(폭행)가 원인이 된 것이므로 제1호가 적용될 수 있다. 이것이 “폭행 피해자는 건강보험이 되고 먼저 때린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구조적 이유다. 다만 이는 “폭행으로 다치면 건강보험이 안 된다”는 식의 일반 명제가 아니라, 본인 부상의 원인이 본인의 범죄행위인지를 따지는 개별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2. 제53조제1항은 재량이 아니라 의무 — “하지 아니한다”

주의할 점은 제53조제1항의 어미다. 이 항은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어, 호에 해당하면 공단에 급여를 안 할 재량이 있는 게 아니라 급여를 해서는 안 되는 의무형 규정이다.

이와 혼동하기 쉬운 것이 같은 조 제3항이다. 제3항은 보험료를 일정 기간 이상 체납한 경우 “보험급여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재량형이다. 체납으로 인한 급여 제한(제3항)과 범죄행위·고의 사고로 인한 급여 제한(제1항제1호)은 요건도 다르고 어미(의무/재량)도 다르므로 섞어 쓰면 안 된다. 폭행 사건과 관련된 것은 제1항제1호이고, 체납 관련 제3항은 이 사안과 무관하다.

3. 피해자가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은 뒤에는 — 제58조 구상권

피해자가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가해자가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에는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그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

즉 폭행처럼 제3자(가해자)의 행위로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할 사유가 생겨 공단이 실제로 급여를 했다면, 공단이 그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 여기서 청구하는 쪽은 공단이고, 상대방은 피해자가 아니라 제3자(가해자)라는 점이 중요하다. “제3자의 행위로 다쳤다”는 사실 자체가 피해자의 급여를 막는 사유는 아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이미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는 어떻게 될까. 제58조제2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항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 제3자로부터 이미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는 공단은 그 배상액 한도에서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주의할 부분은 “그 배상액 한도에서”라는 문구다. 손해배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후 보험급여 전부가 끊기는 것이 아니라, 받은 배상액의 범위 안에서만 급여가 제한된다. 제1항(공단이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얻는 것)과 제2항(피해자가 이미 배상받은 금액만큼 급여가 제한되는 것)은 요건과 효과가 서로 다른 별개의 규정이므로 하나로 뭉쳐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다.

4. 정리 — 질문에 대한 답

  • 폭행 피해자: 부상의 원인이 피해자 자신의 범죄행위가 아니므로 제53조제1항제1호의 급여 제한 대상이 아니다. 다만 공단이 급여를 한 뒤에는 제58조제1항에 따라 공단이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갖게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이미 배상을 받았다면 그 배상액 한도에서(전액이 아니라 받은 금액만큼) 공단의 급여가 제한된다(제58조제2항).
  • 폭행 가해자: 싸움 중 자신도 다쳤다면 그 부상의 원인이 본인의 범죄행위에 있으므로 제53조제1항제1호에 해당해 공단이 그 치료에 대해 보험급여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범죄행위”라는 요건이 실제로 충족되는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는 것이고, 모든 가해자의 부상이 당연히 제외된다고 단정할 자료는 아니다.

이처럼 법은 “피해자/가해자”라는 신분으로 급여를 나누는 게 아니라, 급여를 받으려는 사람 본인의 부상이 본인의 범죄행위·고의의 사고에서 비롯됐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르게 취급되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는 이 기준을 각자의 상황에 적용한 결과다.

참고로 덧붙이는 점

  •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전액’ 급여가 제한되거나 중단된다는 표현은 조문에 없다. 제53조제1항제1호의 급여 제한이든 제58조제2항의 급여 제한이든 요건(범죄행위·고의 사고 여부, 실제 배상액)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된다.
  • 체납에 따른 급여 제한(제53조제3항)에서 말하는 체납 기간·횟수·소득·재산 기준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 이 글의 범위 밖이다.
  • 이 주제에 관한 구체적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급여의 제한) 제1항제1호, 제3항, 제5항
  •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구상권) 제1항, 제2항

관련 법령: 국민건강보험법 제53조 ·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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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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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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