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받은 행정처분, 문서로 달라고 하면 꼭 줘야 할까?

입력 2026.10.01. 오전 10:08

결론부터: 요청하면 반드시 줘야 한다

행정청이 말이나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처분을 했더라도, 당사자가 문서를 요청하면 행정청은 지체 없이 그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 이는 「행정절차법」 제24조 제2항 후단에 명시된 의무 규정이다.

“이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의무가 당사자의 요청이 있을 때 생긴다는 점이다. 요청이 없는데 행정청이 알아서 문서를 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요청이 있었는데도 문서를 주지 않거나 늦게 준다면, 그 자체가 법 위반이 된다.

왜 이런 규정이 있는가 — 처분은 원래 문서가 원칙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처분의 원칙적인 방식을 정한다.

“①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자문서로 할 수 있다.

  1.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는 경우
  2.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처분을 신청한 경우”

즉 처분은 문서로 하는 것이 의무이고, 예외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뿐이다. 전자문서로 할 수 있는 것도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거나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신청한 경우로 한정된다. “전자문서로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지만, 그 전제가 되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자체는 의무 규정이라는 점을 혼동하면 안 된다.

말·문자·팩스로 처분할 수 있는 경우는 따로 있다

제1항의 원칙에 대한 예외가 제2항이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 전화,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 전송, 팩스 또는 전자우편 등 문서가 아닌 방법으로 처분을 할 수 있다.”

문서 아닌 방법이 허용되는 요건은 두 가지 중 하나다.

  •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 사안이 경미한 경우

이 요건을 충족할 때 행정청은 말, 전화, 휴대전화 문자 전송, 팩스, 전자우편 등의 방법으로 처분을 할 수 있다. 다만 조문은 이 방법들을 나열한 뒤 “등”을 붙여 두었으므로, 이 목록이 문서 아닌 방법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바로 이 항의 후단에, 앞서 본 문서 교부 의무가 이어진다. 즉 긴급하거나 경미하다는 이유로 말·문자 등으로 처분한 경우라도,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문서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문서에는 무엇이 적혀 있어야 하나

행정절차법 제24조 제3항은 처분 문서의 기재사항을 정한다.

“③ 처분을 하는 문서에는 그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ㆍ성명 및 연락처(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말한다)를 적어야 한다.”

처분 문서에는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성명·연락처를 적어야 한다. 괄호 안의 “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은 여기서 말하는 ‘연락처’가 무엇을 뜻하는지 풀이한 것이다. 요청해서 받은 문서에도 이 기재사항은 마찬가지로 적혀 있어야 한다.

문서로 안 준 처분, 효력은 어떻게 되나 — 대법원 판례

이 조문이 왜 중요한지는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1109 판결에서 잘 드러난다. 이 판결은 2022년 개정 전 문언(“신속을 요하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구술 기타 방법으로 할 수 있다”)을 전제로 하지만, 문서주의 위반의 효과에 관한 판시는 지금도 참고할 만하다.

사안은 이렇다. 관할 소방서장이 소방시설 불량사항에 관한 시정보완명령서를 작성했으나, 처분 상대방인 구분건물 소유자에게는 이 명령서를 송부하지 않고, 담당 소방공무원이 직접 찾아가 말로만 명령 내용을 고지했다. 이후 상대방이 이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형벌(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되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다.

“행정절차법 제24조는 (중략) 행정의 공정성·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규정에 위반하여 행하여진 행정청의 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명령을 구술로 고지한 것이 행정절차법 제24조 위반이고,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명령은 당연 무효라고 보았다. 무효인 명령에 따른 의무위반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명령 위반을 이유로 행정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이 명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유죄를 인정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법리오해로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여기서 두 가지는 짚어둘 필요가 있다.

첫째,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했다. 문서주의 위반이 항상, 예외 없이 무효라는 뜻으로 읽을 것은 아니다.

둘째, 이 판결이 다룬 것은 문서 없이 이루어진 처분 자체의 효력 문제다. 개정으로 신설된 제2항 후단, 즉 “요청하면 지체 없이 문서를 주어야 한다”는 의무를 행정청이 이행하지 않았을 때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 판결이 직접 판단한 바가 없다.

시행일 참고

제24조를 포함한 현행 문언은 법률 제18748호(2022. 1. 11. 공포, 일부개정)로 만들어졌다. 이 개정 부칙 제1조는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면서, 제20조 제2항부터 제4항까지의 개정규정에 한해서만 2023년 3월 24일부터 시행한다는 단서를 두었다. 즉 제24조는 이 단서의 대상이 아니라 원칙대로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 조문이다.

정리

  • 처분은 원칙적으로 문서로 해야 한다.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만 예외가 인정된다.
  • 전자문서로 처분하려면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거나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신청한 경우여야 한다.
  • 공공의 안전·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한해, 말·전화·문자·팩스·전자우편 등 문서 아닌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다.
  • 이렇게 문서 아닌 방법으로 처분받은 당사자가 문서를 요청하면, 행정청은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
  • 처분 문서에는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성명·연락처를 적어야 한다.
  • 문서주의를 위반한 처분은 대법원 판례상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원칙적으로 무효로 취급된다.

참고 법령·판례

  • 「행정절차법」 제24조(처분의 방식) 제1항, 제2항, 제3항
  • 「행정절차법」 법률 제18748호(2022. 1. 11. 일부개정) 부칙 제1조(시행일)
  •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1109 판결

관련 법령: 행정절차법 제24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11도11109 —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1109 판결

[1]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의한 소방시설 등의 설치 또는 유지·관리에 대한 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위반한 자는 같은 법 제48조의2 제1호에 의하여 행정형벌에 처해지는데, 위 명령이 행정처분으로서 하자가 있어 무효인 경우에는 명령에 따른 의무위반이 생기지 아니하므로 행정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 [2] 행정절차법 제24조는,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고 전자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등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다만 신속을 요하

판결문 원문 (2011-11-1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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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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