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직원이 잘못 팔았으면 회사도 함께 배상해야 하나요? —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4조·제47조로 보는 책임 구조

입력 2026.09.23. 오전 10:03

결론부터: “회사도 배상”은 원칙이지만, 조건이 다르다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이 법을 어기고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그 판매업자(회사 포함)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이것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4조제1항의 원칙이다. 다만 이 책임이 성립하려면 원칙적으로 소비자 쪽에서 판매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 원칙에는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설명의무(제19조)를 위반한 경우에 한해서만 증명책임이 뒤집혀, 판매업자 쪽이 스스로 “고의도 과실도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 책임을 진다(제44조제2항). 나머지 유형의 위반—적합성원칙(제17조), 적정성원칙(제18조), 불공정영업행위 금지(제20조), 부당권유행위 금지(제21조)—은 이 특례 대상이 아니고, 제44조제1항의 일반 원칙 그대로 소비자가 고의·과실을 증명해야 한다.

이 글은 이 두 갈래—배상책임(제44조, 제45조)과 계약해지(제47조)—를 조문 문언 그대로 정리한다.


1. 원칙: 판매업자등의 손해배상책임 (제44조제1항)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이 법을 위반하여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조항이 적용되는 위반 유형에는 제한이 없다. 이 법을 위반해 손해가 생겼다면 어느 조문 위반이든 이 원칙이 출발점이다. 다만 문언상 “고의 또는 과실로”라고 되어 있으므로, 배상을 청구하는 쪽이 판매업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하나. 제44조는 배상책임이 발생하는지 여부만 정한다. 손해액을 얼마로 추정한다거나,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한다는 내용은 이 조문에 없다. “설명을 안 했으니 손해액은 자동으로 얼마” 같은 식의 문언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예외: 설명의무 위반은 입증책임이 뒤집힌다 (제44조제2항)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제19조를 위반하여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그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고의 및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항이 이 글의 핵심이다. 제19조(설명의무)를 어겨 손해가 발생했다면, 소비자가 판매업자의 고의·과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 대신 판매업자 쪽에서 **“고의도 없었고 과실도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책임을 면한다.

여기서 문언을 정확히 봐야 한다. 면책 요건은 “고의 및 과실이 없음”이다. ‘또는’이 아니라 ‘및’이다. 즉 고의가 없었다는 것만 증명하거나 과실이 없었다는 것만 증명해서는 부족하고, 둘 다 없었음을 증명해야 면책된다. 이 문언 구조가 곧 소비자 입장에서 실무상 의미가 큰 부분이다—증명 부담이 판매업자 쪽으로 넘어가는 조항이 이 법 전체에서 제44조제2항 단서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말하면, 적합성원칙(제17조) 위반, 적정성원칙(제18조) 위반, 불공정영업행위(제20조), 부당권유행위(제21조) 위반으로 인한 손해는 이 특례의 대상이 아니다. 이 경우들은 제44조제1항의 일반 원칙으로 돌아가, 소비자가 판매업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증명해야 한다.

정리: 위반 유형별 증명책임

위반 조문적용 조항증명책임
제19조(설명의무)제44조제2항판매업자가 “고의 및 과실 없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 (증명책임 전환)
제17조(적합성원칙)제44조제1항소비자가 고의·과실을 증명
제18조(적정성원칙)제44조제1항소비자가 고의·과실을 증명
제20조(불공정영업행위 금지)제44조제1항소비자가 고의·과실을 증명
제21조(부당권유행위 금지)제44조제1항소비자가 고의·과실을 증명

3. “직원”과 “회사”가 다른 경우: 제45조

제44조는 금융상품판매업자등 일반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상품을 직접 파는 회사(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와, 그 상품을 대리하거나 중개하는 업자·직원이 분리된 구조가 많다. 이 관계를 별도로 정한 조문이 제45조다.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는 금융상품계약체결등의 업무를 대리ㆍ중개한 금융상품판매대리ㆍ중개업자(제25조제1항제2호 단서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대리ㆍ중개하는 제3자를 포함하고, 「보험업법」 제2조제11호에 따른 보험중개사는 제외한다) 또는 「보험업법」 제83조제1항제4호에 해당하는 임원 또는 직원(이하 이 조에서 “금융상품판매대리ㆍ중개업자등”이라 한다)이 대리ㆍ중개 업무를 할 때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가 금융상품판매대리ㆍ중개업자등의 선임과 그 업무 감독에 대하여 적절한 주의를 하였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대리·중개업자나 그 임직원이 업무 중에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원칙적으로 직접판매업자(회사)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회사가 그 대리·중개업자를 선임하고 업무를 감독하는 데 적절한 주의를 기울였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면책된다. 이는 제44조제2항의 면책 요건(“고의 및 과실 없음”)과는 별개의, 제45조 고유의 면책 요건이다.

또한 제45조제2항은 이렇게 정한다.

“제1항 본문에 따른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의 손해배상책임은 금융상품판매대리ㆍ중개업자등에 대한 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의 구상권 행사를 방해하지 아니한다.”

회사가 소비자에게 먼저 배상하더라도, 그 대리·중개업자등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막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회사가 소비자에 대해 지는 책임과, 회사와 대리·중개업자 사이의 내부 정산 문제는 서로 다른 층위라는 것을 이 조항이 명확히 한다.

4. 손해배상과는 다른 길: 제47조의 위법계약 해지권

여기서 한 가지 흔한 혼동을 짚어야 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에는 손해배상 청구와 별개로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제47조). 그런데 이 조항은 입증책임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제47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 어디에도 증명책임을 전환한다는 문언은 없다. 손해배상(제44조)과 계약해지(제47조)는 완전히 별개의 제도이며, 서로 섞어 이해하면 안 된다.

제47조제1항은 이렇게 정한다.

“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제17조제3항, 제18조제2항, 제19조제1항ㆍ제3항, 제20조제1항 또는 제21조를 위반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 5년 이내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서면등으로 해당 계약의 해지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은 해지를 요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금융소비자에게 수락여부를 통지하여야 하며, 거절할 때에는 거절사유를 함께 통지하여야 한다.”

몇 가지 짚을 부분이 있다.

  • 여기서 열거된 위반 조항은 제17조제3항, 제18조제2항, 제19조제1항ㆍ제3항, 제20조제1항, 제21조다. 각 조문 전체가 아니라 지정된 항만 해당한다. 특히 제19조제2항(설명서 제공·확인 의무)은 이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 소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해지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 요구를 받은 판매업자등은 10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지해야 하고, 거절할 때는 그 사유도 함께 통지해야 한다.
  • 소비자가 직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은 제2항이 정하는 경우, 즉 판매업자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1항의 해지 요구를 따르지 않을 때다.

“금융소비자는 금융상품판매업자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1항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경우 해당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47조제2항)

그리고 이렇게 해지된 경우, 판매업자등은 수수료·위약금 등 해지 관련 비용을 요구할 수 없다(제47조제3항). 해지요구권의 행사요건, 행사범위, 정당한 사유 등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다(제47조제4항).

정리하면, 제47조는 “이미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는” 절차가 아니라 “위법하게 체결된 계약에서 벗어나는” 절차다. 배상을 받으려면 제44조(또는 대리·중개 구조라면 제45조)로, 계약 자체를 정리하려면 제47조로 가야 한다. 두 절차는 요건도 다르고 대상 조문의 범위도 다르므로 각자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5.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

  • 제47조제1항이 말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상품”의 범위, “5년 이내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의 구체적 일수, 해지요구권의 행사요건·행사범위·정당한 사유의 세부 기준은 모두 하위 법령(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으며, 그 구체적인 값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의 범위 밖이다.
  • 이 조문들의 위반에 대한 벌칙이나 과태료는 이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 구체적인 판례(법원의 개별 사건 판단)는 이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글은 조문의 구조와 문언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사안에서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 위반이 실제로 인정되는지는 계약 체결 경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 법령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법률 제21065호, 2025. 10. 1., 타법개정, 시행 2026. 1. 2.)
    • 제17조(적합성원칙)
    • 제18조(적정성원칙)
    • 제19조(설명의무)
    • 제20조(불공정영업행위의 금지)
    • 제21조(부당권유행위 금지)
    • 제44조(금융상품판매업자등의 손해배상책임)
    • 제45조(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의 손해배상책임)
    • 제47조(위법계약의 해지)

관련 법령: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21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4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5조 ·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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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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