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왼쪽으로만 추월해야 하는데, 자전거는 오른쪽도 되나요?
도로에서 앞차를 앞지르려 할 때 “왼쪽으로만 가야 한다”는 상식은 맞다. 하지만 자전거를 비롯한 자전거등은 조건이 맞으면 오른쪽으로도 앞지르기를 할 수 있다. 이 둘이 어떻게 다른지, 도로교통법 제21조를 근거로 정리한다.
원칙: 모든 차는 앞차의 좌측으로 — 의무다
도로교통법 제2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한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른 차를 앞지르려면 앞차의 좌측으로 통행하여야 한다.
여기서 주체는 “모든 차의 운전자”다. 자동차뿐 아니라 이륜차·자전거등을 포함해 도로를 달리는 모든 차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그리고 문언이 “하여야 한다”로 끝나므로, 좌측 통행은 권장 사항이 아니라 의무다. 특별한 예외 사유가 없다면 앞지르기는 반드시 앞차의 좌측으로 해야 한다.
예외: 자전거등은 오른쪽으로도 가능하다 — 하지만 조건부 재량이다
제21조 제2항 전단은 제1항의 원칙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다.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서행하거나 정지한 다른 차를 앞지르려면 제1항에도 불구하고 앞차의 우측으로 통행할 수 있다.
이 조문을 읽을 때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오른쪽으로 앞질러도 된다”고 요건 없이 이해하면 틀린다. 조문은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요구한다.
- 주체가 자전거등의 운전자여야 한다.
- **앞차가 “서행하거나 정지한 다른 차”**여야 한다.
두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비로소 우측 통행이라는 선택지가 열린다. 문언이 “통행할 수 있다”로 끝나므로 이는 의무가 아니라 재량이다. 즉 자전거등 운전자가 오른쪽으로 앞질러도 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며,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앞차가 서행도 정지도 아닌 보통 속도로 주행 중인 경우 등)에는 다시 제1항의 좌측 원칙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말하는 ‘자전거등’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까지 포함하는지, 또 ‘서행’이나 ‘일시정지’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 문언은 이 조문 자체에는 없다. 이 글에서는 그 범위를 단정하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앞지를 때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제2항은 전단(재량)과 후단(의무)이 한 문장 안에 함께 들어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후단은 다음과 같다.
이 경우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정지한 차에서 승차하거나 하차하는 사람의 안전에 유의하여 서행하거나 필요한 경우 일시정지하여야 한다.
즉 오른쪽으로 앞지르기를 하는 자전거등 운전자는 ① 정지해 있는 차에서 사람이 타거나 내리고 있는지에 유의해야 하고, ② 서행해야 하며, ③ 필요하다면 일시정지까지 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하여야 한다”로 명시된 의무다. 오른쪽으로 앞지르기가 가능하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안전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좌측이든 우측이든 공통으로 지켜야 하는 것
제21조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의 경우”라고 명시해, 좌측 앞지르기와 우측 앞지르기 모두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의무를 규정한다.
제1항과 제2항의 경우 앞지르려고 하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반대방향의 교통과 앞차 앞쪽의 교통에도 주의를 충분히 기울여야 하며, 앞차의 속도ㆍ진로와 그 밖의 도로상황에 따라 방향지시기ㆍ등화 또는 경음기(警音機)를 사용하는 등 안전한 속도와 방법으로 앞지르기를 하여야 한다.
따라서 자전거등이 우측으로 앞지르는 경우에도 반대방향 교통과 앞차 앞쪽 교통에 충분히 주의해야 하고, 안전한 속도와 방법으로 앞질러야 한다. 다만 방향지시기·등화·경음기 사용은 “앞차의 속도ㆍ진로와 그 밖의 도로상황에 따라 … 사용하는 등”이라는 예시적 수단으로 규정되어 있다. “경음기를 반드시 울려야 한다”는 식으로 하나의 수단만 고정적 의무처럼 읽는 것은 조문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단을 안전하게 사용하라는 취지로 읽어야 한다.
앞지르는 차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제21조 제4항은 다음과 같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 또는 제60조제2항에 따른 방법으로 앞지르기를 하는 차가 있을 때에는 속도를 높여 경쟁하거나 그 차의 앞을 가로막는 등의 방법으로 앞지르기를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항이 보호하는 대상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 … 따른 방법으로 앞지르기를 하는 차”다. 제2항에 따라 요건을 갖춰 우측으로 앞지르는 자전거등 역시 이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읽힌다. 금지되는 행위는 속도를 높여 경쟁하거나 앞을 가로막는 등의 방법으로 앞지르기를 방해하는 것이다. 다만 같은 항이 함께 언급하는 제60조제2항의 내용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그 구체적 범위는 단정하지 않는다.
앞지르기와 끼어들기는 다른 조문이다
도로교통법 제23조는 별도로 “끼어들기의 금지”를 규정한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제22조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다른 차 앞으로 끼어들지 못한다.
끼어들기 금지는 제22조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상황에서의 금지 규정으로, 앞지르기(제21조)와는 별개의 조문이다. 제22조제2항 각 호의 구체적 내용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 없으므로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앞지르기와 끼어들기를 같은 개념으로 혼용해 이해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요약
- 모든 차는 앞지르기를 할 때 원칙적으로 앞차의 좌측으로 통행해야 한다(의무).
- 자전거등은 앞차가 서행하거나 정지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우측으로 앞질러도 된다(재량, 요건 충족 시).
- 다만 우측으로 앞지르는 자전거등 운전자는 정지한 차에서 승하차하는 사람의 안전에 유의해 서행하거나 필요시 일시정지해야 한다(의무).
- 좌측·우측 앞지르기 모두 반대방향 및 앞쪽 교통에 충분히 주의하고 안전한 속도·방법으로 해야 한다.
- 적법하게 앞지르는 차를 속도 경쟁이나 가로막기 등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
- 끼어들기 금지는 앞지르기와 다른 별도 조문(제23조)이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21조(앞지르기 방법 등)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 도로교통법 제23조(끼어들기의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