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 강요죄가 되나…제324조엔 액수 없다

입력 2026.09.14. 오후 2:45

폭행·협박과 권리행사 방해 또는 의무 없는 일 요구가 기준…돈을 받았는지는 공갈 조문도 함께 봐야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이 곧바로 강요죄가 되는지는 금액만으로 정할 수 없다. 형법 제324조는 합의금이나 고소 예고가 아니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규정한다.

형법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조문은 제1항과 제2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에 호는 없다. 두 항 모두 징역과 벌금을 선택형으로 두고 있다. 제324조에는 합의금, 금액, 고소, 재물, 재산상 이익이라는 표현도 없다.

따라서 합의금 액수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강요죄 성립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 되는 언동이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그로써 상대방의 권리행사가 방해됐는지 또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는지를 사실관계에 따라 살펴야 한다.

고소하겠다는 표현도 그 자체만으로 제324조의 결론을 정하지 않는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다만 이 조문만으로 개별 고소 예고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미리 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2024년 11월 14일 선고한 2024도3794 판결에서 공갈미수 사건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에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도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 판결은 합의금 요구나 고소 예고에 관해 일률적인 결론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고소 대상 사실, 요구 내용, 표현과 수단, 실제 지급 여부, 관계와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돈이 실제로 오간 경우에는 형법 제350조도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형법 제324조의5는 제324조부터 제324조의4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제352조는 제350조와 제350조의2 등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대법원은 2013년 4월 11일 선고한 2010도13774 판결에서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언동이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다뤘다. 이 판결 역시 합의금 요구 사안에 관한 일률적 판단으로 바꿔 볼 수는 없다.

현행 제324조의 제1항·제2항 구조와 법정형은 법률 제13719호가 2016년 1월 6일 공포·시행되면서 마련됐다. 통합 법령의 상단에 표시되는 법률 제21450호는 제324조를 고친 법률이 아니며, 2026년 9월 13일은 해당 법률의 일반 시행일이다.

결국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은 액수나 표현 하나만으로 강요죄 여부를 정할 수 없다. 제324조의 폭행 또는 협박과 결과 요건, 금전 취득이 문제 되는 경우 제350조의 재물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 요건을 각각 구별해 살펴야 한다.

참고 법령

  • 형법 제20조(정당행위)
  • 형법 제156조(무고)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 형법 제284조(특수협박)
  • 형법 제324조(강요)
  • 형법 제324조의5(미수범)
  • 형법 제326조(중권리행사방해)
  • 형법 제350조(공갈)
  • 형법 제350조의2(특수공갈)
  • 형법 제352조(미수범)

관련 법령: 형법 제20조 · 형법 제156조 · 형법 제324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24조의5 · 형법 제350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50조의2 · 형법 제352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24도3794 — 공갈미수 — 합의금 관련 언동 및 고소행위에 관한 판단, 파기환송

대법원은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하는 것이며, 사건 표기는 공갈미수다.

판결문 원문 (2024-11-14 선고)

대법원 2010도13774 — 공동공갈·공동강요 —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협박 해당성, 상고기각

대법원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판시했다. 특정 신문에 대한 광고 중단 등을 요구한 사안에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했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것이었다.

판결문 원문 (2013-04-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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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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