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안 주면 고소한다"…강요 조문에는 금액 기준이 없다
형법 제324조가 정한 것은 폭행 또는 협박과 그 결과…돈이 오간 자리는 공갈 조문이 받는다
형법이 강요죄를 정한 제324조에는 합의금이나 금액 기준을 정한 문언이 없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두 항 모두 징역과 벌금을 ‘또는’으로 이은 선택형이다.
조문은 두 항으로만 이뤄져 있고 호와 목, 삭제된 항은 없다. 기준일인 14일 현재 시행 중인 조문이다.
문언상 처벌의 기준이 되는 것은 수단인 폭행 또는 협박과,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결과다. 액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형이 갈리는 부분은 두 항 어디에도 없다.
금전이 실제로 오간 경우를 규정한 것은 공갈죄 조문이다. 제350조 제1항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 위험한 물건이 더해진 공갈은 제350조의2가 따로 규정한다. 법정형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이 없다.
상대가 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도 조문은 따로 두고 있다. 제324조의5는 “제324조 내지 제324조의4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제352조는 제350조와 제350조의2 등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각각 정한다.
제324조 또는 제325조의 죄로 사람의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는 제326조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문에는 벌금형이 없다.
제324조의 수단 문언은 폭행 또는 협박이며, 조문에 ‘고소’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고소하겠다는 말이 그 자체로 조문이 정한 수단에 해당한다고 적어 둔 부분은 없다.
다만 정당한 고소 예고는 언제나 처벌되지 않는다는 결론도 조문에서 바로 나오지는 않는다.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할 뿐, 개별 발언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조문 문언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신고하려는 내용이 허위인 경우에는 무고죄 조문이 별도의 구성요건을 둔다.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대법원은 2024년 11월 14일 선고한 2024도3794 판결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합의금과 관련해 한 언동이나 고소 행위를 두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강요가 아니라 공갈미수로 기소된 사안이었다.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대법원은 2013년 4월 11일 선고한 2010도13774 판결에서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 사건은 합의금이 아니라 광고 집행 중단 요구가 문제된 사안이다.
현행 제1항과 제2항의 구조와 법정형을 만든 것은 법률 제13719호다. 2016년 1월 6일 공포된 이 법은 제1항에 벌금형을 더하고 제2항을 신설했으며, 제324조 부분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됐다.
같은 법률 부칙 제1조 단서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로 시행을 늦춘 대상은 제62조의 개정규정뿐이고, 부칙에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다. 제1항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부분과 조 제목인 강요는 법률 제5057호가 만든 문언으로, 관련 개정은 1996년 7월 1일 시행됐다.
형법 통합본 상단의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표시는 법률 전체의 가장 최근 공포번호와 그 시행일이다. 제21450호 개정문에 제324조 개정규정은 없어, 2026년 9월 13일은 제324조가 바뀐 날이나 어떤 사건의 선고일이 아니다.
제20조와 제285조, 제286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공포번호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과 판례는 다음과 같다.
- 형법 제20조(정당행위)
- 형법 제156조(무고)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 형법 제284조(특수협박)
- 형법 제285조(상습범)
- 형법 제286조(미수범)
- 형법 제324조(강요) 제1항·제2항
- 형법 제324조의5(미수범)
- 형법 제326조(중권리행사방해)
- 형법 제350조(공갈)
- 형법 제350조의2(특수공갈)
- 형법 제352조(미수범)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
-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
관련 판례
대법원은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하는 것이며, 사건 표기는 공갈미수다.
대법원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판시했다. 특정 신문에 대한 광고 중단 등을 요구한 사안에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했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