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안 주면 고소한다”는 말, 강요죄가 되나: 금액이 아니라 수단과 결과를 보는 이유

입력 2026.09.14. 오후 2:45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만으로 강요죄가 곧바로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합의금 액수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형법 제324조(강요)는 합의금·고소·금액을 구성요건으로 적지 않는다. 조문이 정한 출발점은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 그리고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다.

개별 표현이 협박에 해당하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 실제로 어떤 결과가 발생했는지, 금전이 오갔는지는 사안별로 함께 살펴야 한다. 따라서 짧은 대화 한 문장이나 액수만으로 특정 사건의 죄 성립을 말할 수는 없다.

먼저 답하면: 세 가지 오해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도 강요죄가 되나요?

자동으로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형법 제324조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를 규정한다. 고소하겠다는 표현 자체가 조문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말이 나온 경위, 고소 대상 사실, 요구의 내용, 표현과 수단, 상대방의 대응과 실제 결과를 구별해 보아야 한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따른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다만 이 조문만으로 어떤 고소 예고가 언제나 정당행위라고 결론지을 수는 없다.

합의금 액수가 크면 곧바로 강요죄가 성립하나요?

아니다. 형법 제324조 제1항과 제2항에는 합의금, 금액, 재물, 재산상 이익이라는 말이 없다. 제324조에 액수별 기준도 없다. 강요 조문에서 먼저 확인할 문언은 폭행 또는 협박, 권리행사 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다.

금전의 교부나 재산상 이익 취득이 문제 되는 사실관계라면 형법 제350조(공갈)도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 이 조문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규정한다. 돈이라는 요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제324조와 제350조 중 어느 하나가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강요한 상대방이 요구를 따르지 않아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논의가 끝나지는 않는다. 형법 제324조의5는 제324조부터 제324조의4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한다. 공갈의 경우에도 형법 제352조는 제350조와 제350조의2 등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한다. 어느 조문이 문제 되는지는 구체적인 행위와 그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형법 제324조가 실제로 정한 것

형법 제324조는 두 항으로 되어 있으며, 호는 없다.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정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두 항 모두 징역과 벌금 가운데 하나를 정한 선택형이라는 점도 조문 그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질문에 들어 있는 요소형법 제324조의 문언함께 구별할 조문
합의금·액수직접 문언 없음제350조의 재물 교부·재산상 이익 취득
고소 예고직접 문언 없음제20조의 정당행위, 허위 신고라면 제156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음미수는 제324조의5에서 규정공갈 미수는 제352조에서 규정
여럿의 위력·위험한 물건제324조 제2항에서 규정재산 취득 사안에서는 제350조의2도 구별

이 표는 하나의 표현을 한 조문에 기계적으로 넣지 않기 위한 문언상의 구분이다. 실제 사실관계는 여러 조문과 맞닿을 수 있으며, 조문 제목이나 금액만으로 결론을 대신할 수 없다.

‘돈’이 있는 질문과 ‘돈’이 없는 강요 조문

합의금에 관한 질문은 액수에서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제324조는 액수를 기준으로 형을 나누지 않는다. 이 차이 때문에 “얼마 이상이면 강요죄인가”라는 질문에는 제324조의 문언만으로 정해진 숫자를 답할 수 없다.

반대로 실제 돈을 받지 못했으므로 아무 문제도 없다는 결론도 조문과 맞지 않을 수 있다. 강요는 제324조의5, 공갈은 제352조에서 각각 미수 처벌 규정을 둔다. 다만 미수 규정이 있다는 것과 특정 행위가 곧바로 강요 또는 공갈의 미수라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다.

형법 제350조 제1항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갈죄를 범한 경우를 정한 제350조의2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다. 강요죄의 법정형과 공갈죄의 법정형을 섞어 적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판결이 알려 주는 단정의 한계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은 공갈미수 사안이다. 대법원은 성폭력 피해 주장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신고 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원심판결은 파기되어 수원지방법원에 환송되었다.

이 판결은 모든 합의금 요구가 허용되거나 모든 고소 예고가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식의 일괄 결론을 제시한 것이 아니다. 증명의 정도와 구체적 사정을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협박이 문제 된 공동공갈·공동강요 사안이다. 이 판결도 합의금 요구 사안으로 바꾸어 적용할 수는 없다. 두 판결은 모두 협박의 의미와 행위의 맥락을 분리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

조문 연혁에서 놓치기 쉬운 날짜

현행 형법 통합본은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으로 표시된다. 그러나 법률 제21450호가 제324조를 개정한 것은 아니다. 2026년 9월 13일은 해당 법률의 일반 시행일이지, 제324조가 그날 새 문언으로 바뀌었다는 뜻은 아니다.

제324조의 현재 제1항·제2항 구조와 법정형은 법률 제13719호가 2016년 1월 6일에 마련했다. 이 개정은 제1항에 벌금형을 추가하고 제2항을 신설했다. 같은 법 부칙에서 공포 후 2년으로 시행을 늦춘 것은 제62조 개정규정뿐이므로 제324조에 적용되지 않는다. 제1항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문언과 조 제목 ‘강요’는 법률 제5057호 개정에서 만들어졌다.

정리: 액수만이 아니라 조문이 정한 순서로 보기

“합의금 안 주면 고소한다”는 말에는 돈과 고소가 함께 들어가지만, 강요죄 조문은 금액이나 고소라는 단어가 아니라 폭행 또는 협박과 그 결과를 중심에 둔다. 금전 취득이 문제라면 공갈 조문을,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다면 각 미수 조문을 함께 구별해야 한다.

따라서 판단의 출발점은 정해진 합의금 액수가 아니라 다음의 구체적 요소다. 어떤 사실을 근거로 무엇을 요구했는지, 어떤 표현과 수단이 사용되었는지, 권리행사가 방해되었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된 결과가 있는지,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 또는 미수에 관한 사정이 있는지를 조문별로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참고 법령과 조문

  • 형법 제20조(정당행위)
  • 형법 제156조(무고)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 형법 제284조(특수협박)
  • 형법 제285조(상습범)
  • 형법 제286조(미수범)
  • 형법 제324조(강요)
  • 형법 제324조의5(미수범)
  • 형법 제326조(중권리행사방해)
  • 형법 제350조(공갈)
  • 형법 제350조의2(특수공갈)
  • 형법 제352조(미수범)

관련 법령: 형법 제20조 · 형법 제156조 · 형법 제324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24조의5 · 형법 제350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50조의2 · 형법 제352조

관련 판례

대법원 2024도3794 — 공갈미수 — 합의금 관련 언동 및 고소행위에 관한 판단, 파기환송

대법원은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하는 것이며, 사건 표기는 공갈미수다.

판결문 원문 (2024-11-14 선고)

대법원 2010도13774 — 공동공갈·공동강요 —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협박 해당성, 상고기각

대법원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판시했다. 특정 신문에 대한 광고 중단 등을 요구한 사안에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했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것이었다.

판결문 원문 (2013-04-11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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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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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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