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안 주면 고소하겠다고 말했다면 강요죄가 될까 — 조문에 금액은 없다
요약 및 결론: 형법 제324조 제1항은 금액이 아니라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과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를 처벌 요건으로 정하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324조 제1항ㆍ제2항 어디에도 `합의금`ㆍ`금액`ㆍ`고소`라는 문언이 없으므로, 요구한 액수가 크다는 사정만으로 강요죄가 성립한다고 말할 수 없다. 돈이 실제로 오간 국면은 제350조(공갈)가 따로 받고, 상대가 요구에 응하지 않은 국면은 제324조의5와 제352조(미수범)가 따로 받는다.
합의금 협상 과정에서 오간 말이 형사 문제로 번지는 국면을 액수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요를 정한 조문은 액수를 재는 칸을 두지 않았고, 최근 대법원 판결도 합의금 요구와 고소를 곧바로 범죄로 읽는 접근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은 공갈미수 사안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했다.
형법 제324조는 무엇을 정하고 있나
형법 제324조(강요)는 항이 두 개이고 호와 목은 하나도 없다.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두 항 모두 또는으로 이어진 선택형이고 어미도 둘 다 처한다다. 하여야 한다ㆍ할 수 있다ㆍ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문언은 이 조문에 없다. 삭제된 항도 없다. 따라서 “형법 제324조 제○호”라는 표기는 조문 구조와 맞지 않는다.
정리하면 제324조가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단(폭행 또는 협박), 다른 하나는 결과(권리행사 방해 또는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것)다. 액수ㆍ기간ㆍ횟수를 재는 문언은 이 조문에 없다.
합의금 액수가 크면 강요죄가 되나
액수 자체를 기준으로 삼는 문언은 제324조에 없다. 제324조 제1항과 제2항에는 합의금ㆍ금액ㆍ재물ㆍ재산상 이익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얼마 이상이면 강요죄”라는 형태의 기준은 이 조문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금전이 실제로 오간 국면을 받는 조문은 따로 있다. 형법 제350조 제1항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정한다. 재물 교부나 재산상 이익 취득이 사실관계에 들어 있다면 제324조만이 아니라 제350조 계열 조문을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럿이 함께 하거나 위험한 물건이 등장하면 조문이 한 번 더 갈린다. 강요 쪽은 제324조 제2항, 공갈 쪽은 제350조의2(특수공갈)이며 특수공갈의 법정형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이 없다.
“고소하겠다”는 말은 조문의 어디에 들어가나
제324조의 수단 문언은 폭행 또는 협박뿐이고 고소라는 말은 없다. 따라서 고소를 예고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제324조의 수단 요건이 충족된다고 읽을 수는 없다. 반대로 고소 예고라면 언제나 범죄가 아니라고 단정할 근거도 조문에 없다.
정당행위를 정한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어떤 발언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도록 열어 둔 형식이어서, 조문만으로 특정 발언의 성격을 결론지을 수는 없다. 고소 대상이 된 사실, 요구한 내용, 표현과 수단, 실제 지급 여부, 당사자 사이의 경위가 함께 검토되는 자리다.
고소가 허위 사실 신고를 전제로 하는 국면이라면 별도 구성요건이 등장한다. 형법 제156조(무고)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상대가 요구를 따르지 않았으면 처벌되지 않나
미수를 처벌하는 조문이 따로 있으므로 “결과가 없었으니 끝”이라고 정리할 수 없다. 형법 제324조의5(미수범)는 제324조 내지 제324조의4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한다. 공갈 쪽에서도 형법 제352조(미수범)가 제347조 내지 제348조의2, 제350조, 제350조의2와 제351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한다.
결과가 무거워지는 방향의 가중조문도 있다. 형법 제326조(중권리행사방해)는 제324조 또는 제325조의 죄를 범하여 사람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며, 이 조문에는 벌금형이 없다.
한편 협박 자체를 정한 형법 제283조는 제3항에서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반의사불벌 문언은 제283조에 붙어 있는 것이지 제324조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다.
행위별 분해 — 어떤 행위에 어떤 조문이 붙나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 형법 제324조 제1항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 형법 제324조 제2항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 강요가 미수에 그친 경우 | 형법 제324조의5 | 미수범은 처벌한다(조문 자체에 별도 법정형 규정 없음) |
| 제324조 또는 제325조의 죄로 사람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 형법 제326조 | 10년 이하의 징역(벌금형 없음) |
|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 형법 제350조 제1항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
|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350조의 죄를 범한 경우 | 형법 제350조의2 |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벌금형 없음) |
| 공갈이 미수에 그친 경우 | 형법 제352조 | 미수범은 처벌한다(조문 자체에 별도 법정형 규정 없음) |
|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경우 | 형법 제156조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
| 사람을 협박한 경우 | 형법 제283조 제1항 |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제3항 반의사불벌) |
|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한 경우 | 형법 제284조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대법원은 합의금 요구를 어떻게 보았나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3794 판결(공갈미수)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특정인을 가해자로 지목하며 합의금과 관련한 언동을 하고 고소한 사안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언동이나 고소행위를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시사항은 그러한 언행이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소극으로 정리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이다.
이 판결을 “합의금 요구는 처벌되지 않는다”로 옮기면 판시 범위를 벗어난다. 판결이 다룬 것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공갈미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있었다는 사정을 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였다.
강요죄의 협박이 무엇인지를 정면으로 다룬 판결은 따로 있다.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0도13774 판결(공동공갈ㆍ공동강요)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판시했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이다. 이 사안은 광고 집행을 둘러싼 불매운동 국면이지 합의금 협상 국면이 아니다.
실제 선고는 어느 수준인가
법정형은 제324조 제1항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제2항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법정형은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한 것이지 실제 선고형을 정한 것이 아니다.
강요죄의 실제 선고형 분포나 양형기준 수치는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공표 자료 없음이다. 확인된 것은 위 두 건의 대법원 판결이며, 두 판결 모두 특정 사건의 증명 문제와 협박 개념의 판단 기준을 다룬 것이지 형량 분포를 제시한 것이 아니다.
2026년에 바뀐 조문인가
제324조의 현행 문언은 2016. 1. 6.부터 시행 중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형법」 통합본 상단에는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이 표시되지만, 이 표시는 법령 전체의 가장 최근 공포번호와 시행일을 가리키는 것이고 법률 제21450호는 제324조를 고치지 않았다.
현행 제1항ㆍ제2항의 구조와 법정형을 만든 것은 법률 제13719호(2016. 1. 6. 공포)다. 이 개정은 제1항에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추가하고 제2항을 신설했다. 제1항의 연혁 표기는 <개정 1995. 12. 29., 2016. 1. 6.>, 제2항은 <신설 2016. 1. 6.>이다. 제1항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문언과 조 제목 강요는 법률 제5057호(1995. 12. 29.)가 만든 것이며, 그 부칙은 이 법은 공포후 6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해 1996. 7. 1. 시행됐다.
법률 제13719호 부칙 제1조 단서가 공포 후 2년으로 시행을 늦춘 대상은 제62조의 개정규정뿐이고, 제324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부칙에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으며, 제2조는 다른 법률의 개정, 제3조는 다른 법령과의 관계를 정한다. 따라서 2026. 9. 13.을 제324조와 관련한 선고일이나 결정일로 읽는 것은 조문 표시를 잘못 읽은 것이다. 그날은 법률 제21450호의 일반 시행일이다.
통념과 문언을 나란히 놓으면
| 널리 쓰이는 표현 | 조문 문언 |
|---|---|
| “합의금 안 주면 고소한다고 하면 무조건 강요죄다” | 제324조에 고소ㆍ합의금 문언이 없다. 조문이 정한 것은 폭행 또는 협박과 권리행사 방해 또는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결과다. |
| “합의금 액수가 크면 자동으로 강요죄다” | 제324조에 금액 기준이 없다. 재물 교부ㆍ재산상 이익 취득은 제350조의 문언이다. |
| “돈을 못 받았으면 처벌되지 않는다” | 제324조의5는 강요의 미수범을, 제352조는 공갈의 미수범을 각각 처벌한다고 정한다. |
| “정당한 고소 예고는 언제나 강요죄가 아니다” | 제20조 문언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할 뿐, 개별 발언의 성격까지 조문에서 바로 나오지 않는다. |
관련 법령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그 밖에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만으로 개별 고소 예고가 정당행위인지 여부를 결론낼 수는 없으므로, 고소 대상 사실과 요구 내용·표현·수단·경위를 구별해 보아야 한다.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처벌한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1항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324조의5는 제324조부터 제324조의4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한다. 요구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강요와 관련한 검토가 끝나는 구조는 아니다.
제1항은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같은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정한다.
제350조의2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350조의 죄를 범한 자를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에는 벌금형이 없다.
제352조는 제347조부터 제348조의2, 제350조, 제350조의2와 제351조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한다. 공갈과 특수공갈은 미수 처벌 조문도 따로 둔다.
관련 판례
대법원은 성폭력범죄 성립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합의금 관련 언동이나 고소행위가 정당한 권리자의 권리실행 수단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갈죄를 구성하는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하는 것이며, 사건 표기는 공갈미수다.
대법원은 강요죄나 공갈죄의 수단인 협박의 의미와 소비자불매운동 과정의 행위가 그 협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판시했다. 특정 신문에 대한 광고 중단 등을 요구한 사안에서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했고, 주문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는 것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말도 강요죄가 되나요
형법 제324조 제1항의 수단 문언은 `폭행 또는 협박`이고 `고소`라는 말은 조문에 없으므로, 고소를 예고했다는 사정만으로 요건이 충족된다고 읽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고소 예고라면 언제나 문제가 없다는 결론도 조문에서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형법 제20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요구한 내용과 표현, 경위를 개별적으로 따져야 하는 구조입니다.
합의금 액수가 크면 곧바로 강요죄가 성립하나요
형법 제324조 제1항과 제2항에는 `금액`ㆍ`합의금`ㆍ`재물`ㆍ`재산상 이익`이라는 문언이 없어, 액수를 기준으로 성립 여부가 갈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금전이 실제로 오간 국면은 형법 제350조가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로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액수가 문제 되는 사실관계라면 제324조가 아니라 제350조 계열 조문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요구를 따르지 않아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형법 제324조의5는 `제324조 내지 제324조의4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가능성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공갈 쪽에서도 형법 제352조가 제350조와 제350조의2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미수 성립 여부 역시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