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함정수사, 범의를 부추긴 것과 기회를 준 것의 법적 차이

입력 2026.10.05. 오전 10:08

요약 및 결론: 범의가 없던 사람에게 사술이나 계략으로 범의를 유발시켜 범죄를 저지르게 한 함정수사는 공소기각될 수 있습니다. 반면 이미 범의가 있는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수사방법은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여 판단합니다.

마약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원래는 그럴 계획이 없었는데 경찰의 유도 때문에 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원은 이를 단순 변명이 아니라 공소의 정당성 자체를 판단하는 핵심 쟁점으로 봅니다.

본문

함정수사는 언제 위법인가

함정수사는 범죄를 적발하기 위해 수사기관이 의도적으로 범죄 현장을 조성하거나 특정 행위를 유도하는 수사 기법입니다. 마약 범죄 수사에서 자주 사용되는데, 그 적법성은 피의자의 범의 존재 여부와 수사기관의 개입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수사 상황피의자 범의수사기관의 행위법적 평가
A형없음사술·계략으로 범의 유발위법, 공소기각
B형있음범행의 기회·수단 제공경우에 따라 허용

범의 없는 사람에게 범의를 “만드는” 수사는 위법

대법원 2005도1247 판결은 원칙을 명확히 했습니다. 판결은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경우 검사의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정한 공소기각의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소기각은 피의자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검사의 기소 절차 자체가 법률을 위반했으므로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판례 사건에서 원심은 증거를 검토하여 “피의자들이 수사기관의 개입 이전에는 중국에서 마약을 구해 올 구체적 계획이 없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타당하다고 수긍하며 원심의 공소기각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이미 범의가 있다면” 기회 제공은 다르다

법원은 범의가 이미 존재하던 피의자에 대해서는 다르게 판단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에 불과한 수사방법이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라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기회 제공형 수사도 모든 경우가 적법한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 상황~과도한 유도의 정도, 범죄의 성질, 수사의 필요성~에 따라 개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같은 피의자도 행위별로 결론이 갈린다

흥미로운 점은 판례 사건에서 같은 피고인도 공소사실(기소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마약 수수·수입 관련 공소사실은 “범의 유발형”으로 판단되어 공소기각이 유지됐습니다. 그러나 같은 피고인의 투약 행위는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이는 함정수사 여부를 행위 단위로 세밀하게 판단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각 범행별로 “원래 범의가 있었는가”를 따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범의 존재의 판단 기준

법원이 범의가 “이미 있었다”고 인정하려면 일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피의자의 과거 언행과 행동 기록, △수사기관의 첫 접근 시점과 정황, △수사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판례 사건에서는 검찰이 “피의자들이 이미 범의를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원심은 증거를 통해 이를 신빙성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판결로써 공소기각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1. 피고인에 대하여 재판권이 없을 때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관련 판례

대법원 2005도1247 —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

[1]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에 불과한 수사방법이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함을 면할 수 없고,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 [2] 상고심에서 상고이유의 주장이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배척된 부분은 그 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발생하여 이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은

판결문 원문 (2005-10-28 선고)

자주 묻는 질문

경찰이 마약을 건네주고 "가져와"라고 한 후 적발한 경우도 함정수사인가요?

행위 자체보다 **피의자의 원래 의도**가 중요합니다. 경찰의 개입이 없었다면 피의자가 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면, 단순히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경찰의 접근과 권유가 없으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만큼 수동적이었다면, 범의 유발형 함정수사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은 구체적 증거와 정황으로 이를 판단합니다.

함정수사로 공소기각되면 범죄자가 정말 처벌받지 않나요?

기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처벌을 회피했다"기보다는 "수사 절차가 위법하면 재판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는 법치주의 원칙입니다. 형법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전제로 합니다. 수사기관이 그 자유를 침해하여 범죄를 "조성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 국가가 처벌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이 판결이 모든 마약 함정수사 사건에 적용되나요?

이 판결은 함정수사의 법적 원칙을 제시했을 뿐, 각 사건의 판단은 개별적입니다. "범의가 이미 있었는가"라는 판단이 사건의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형태의 수사라도 피의자의 이전 행동, 경찰의 접근 방식, 증거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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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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