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가 중학생이면 부모도 손해배상을 해야 할까
요약 및 결론: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중학생이라는 사실만으로 부모의 손해배상책임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민법은 가해 미성년자에게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책임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부모 책임의 근거를 둘로 나눕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 민법 제755조제1항에 따라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배상책임을 지고,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책임을 벗어납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으면 학생 본인이 민법 제750조에 따라 책임을 집니다. 이때 부모는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경우에 제750조의 일반불법행위자로서 배상책임을 집니다(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
학교폭력 피해 가정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은 "미성년자인 가해학생 말고 그 부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느냐"입니다. 민법은 2026년 3월 17일 법률 제21454호로 개정됐습니다. 하지만 이 개정이 함께 고친 조문은 상속 관련 규정인 제1001조·제1008조·제1010조·제1115조입니다. 부모 책임의 근거인 제750조·제753조·제755조의 문언은 그대로이고, 이 세 조문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질문은 지금도 기존 조문과 대법원 판례로 답해야 합니다.
중학생 가해자는 책임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나요?
민법에는 “몇 살 미만이면 책임능력이 없다”는 나이 기준이 없습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책임이 없다고만 정합니다. 그래서 중학생 가해자에게 책임능력이 있는지는 학년이나 나이가 아니라 그 행위의 책임을 알아차릴 지능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사건마다 판단합니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은 가해 미성년자에게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그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이지,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나이 기준을 세운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서는 중학생의 책임능력을 직접 판단한 판례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없으면 부모는 어떤 책임을 지나요?
가해 미성년자가 제753조에 따라 책임이 없으면, 민법 제755조제1항 본문에 따라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조문에는 ‘부모’라는 말이 없습니다. 다만 93다13605 판결은 미성년자의 부모를 이 감독의무자 지위에 놓고 판단했습니다.
이 책임에는 면책 단서가 있습니다. 제755조제1항 단서는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감독의무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봅니다(93다13605). 즉 입증 부담은 부모 쪽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제755조제1항의 책임을 민법 제750조에 대한 특별규정으로 봅니다. 미성년자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그 공백을 메우는 보충적 책임이라는 뜻입니다(93다13605). 제755조제2항은 감독의무자를 갈음해 책임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도 제1항의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제755조는 제753조와 함께 제754조도 인용하지만, 이 글의 자료로는 제754조의 요건을 확인할 수 없어 다루지 않습니다.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으면 부모는 책임을 벗어나나요?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어 본인이 불법행위책임을 지더라도 부모 책임이 그것만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가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93다13605). 이때 부모 책임의 근거는 제755조가 아니라 제750조입니다.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합니다. 따라서 책임능력 있는 가해학생의 부모에게 배상을 구하려면,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 위반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다는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입증책임은 거꾸로 됩니다. 대법원은 감독의무위반사실과 손해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이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93다13605).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부모에게 배상을 청구하는 피해자 쪽이 이를 입증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두 경우를 표로 비교하면 어떻게 되나요?
가해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 부모 책임의 성격, 입증 부담이 모두 달라집니다. 아래 표는 민법 조문과 93다13605 판결을 기준으로 상황별 민사상 효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형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의 문제이므로 셋째 열에는 민사상 효과를 적었습니다.
| 어떤 상황·행위 | 적용 조문 | 민사상 효과 |
|---|---|---|
|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 | 민법 제753조 | 미성년자 본인은 배상책임 없음 |
| 위 경우, 그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 | 민법 제755조제1항 본문 | 손해배상책임(미성년자의 책임을 보충하는 책임) |
| 위 감독의무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 | 민법 제755조제1항 단서 | 배상책임 없음 |
| 감독의무자를 갈음해 책임 없는 사람을 감독하는 자 | 민법 제755조제2항 | 제1항과 같은 책임 |
|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가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손해를 가함 | 민법 제750조 | 미성년자 본인의 손해배상책임 |
| 위 경우,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이 손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음 | 민법 제750조(93다13605) | 부모도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 |
| 구분 |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 |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 |
|---|---|---|
| 부모 책임의 근거 | 민법 제755조제1항 | 민법 제750조 |
| 책임의 성격 | 미성년자에게 책임이 없음을 전제로 한 보충적 책임 | 부모 자신의 일반불법행위책임 |
| 누가 무엇을 입증하나 | 감독의무자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면책 | 청구하는 쪽이 감독의무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 |
| 제755조 단서 적용 | 적용됨 | 적용 대상 아님 |
대법원 판례는 실제로 부모 책임을 인정했나요?
이 주제의 기준 판례인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은 부모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학교폭력이 아니라 미성년자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낸 교통사고 사안입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이 미성년자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은 두 가지 책임을 모두 부정했습니다. 먼저 미성년자에게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있었으므로 부모에게 제755조제1항의 책임이 없다고 봤습니다. 이어 원고들의 입증만으로는 부모가 감독을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그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제750조의 책임도 부정하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이 정당하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 판결은 법리 면에서도 중요합니다. 대법원은 대법원 1984. 7. 10. 선고 84다카474 판결의 해석이 위 법리와 저촉된다며 이를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84다카474는 현행 법리로 인용할 수 없습니다. 93다13605가 따른 판결로는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다32473 판결, 1992. 5. 22. 선고 91다37690 판결, 1993. 8. 27. 선고 93다22357 판결이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 위 법리를 적용한 판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93다13605가 제시한 책임능력 구분과 입증책임 법리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 일반에 관한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폭력 손해배상에서 부모 책임을 따질 때도 출발점이 됩니다.
실제 배상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학교폭력 가해학생 부모의 손해배상책임은 민사책임이어서 징역·벌금 같은 법정형이 없습니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는 학교폭력 손해배상 인정액에 관한 공식 통계나 산정 기준이 없습니다(공표 자료 없음).
실무상 결과를 가르는 것은 금액 기준보다 책임 요건 단계입니다. 93다13605처럼 가해 미성년자에게 책임능력이 인정되고, 청구하는 쪽이 감독의무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부모에 대한 청구는 기각됩니다.
관련 법령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제753조(미성년자의 책임능력)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
제755조(감독자의 책임) ①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관련 판례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그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당해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이 경우에 그러한 감독의무위반사실 및 손해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중학생 자녀가 학폭 가해자면 부모가 대신 배상해야 하나요?
가해학생에게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다면, 민법 제755조제1항에 따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배상책임을 집니다. 이 경우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모가 입증해야 책임을 벗어납니다. 가해학생에게 그 지능이 있다면 학생 본인이 민법 제750조로 책임을 집니다. 이때 부모는 감독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되는 경우에 배상책임을 집니다.
가해학생 본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면 부모는 책임이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은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가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더라도, 손해가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에 있으면 감독의무자도 일반불법행위자로서 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상당인과관계는 부모 책임을 주장하는 쪽이 입증해야 합니다.
미성년자는 몇 살부터 본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나요?
민법에는 손해배상 책임능력에 관한 나이 기준이 없습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에게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을 때 배상책임이 없다고만 정합니다. 따라서 책임능력은 사건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합니다. 특정 판결에서 책임능력이 인정된 사례를 일반적인 나이 기준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