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이 오래 가만있기만 하면 나중에 처분을 못 하게 되나요?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행정기본법 제12조제2항은 단순히 시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정하지 않습니다.
행정청이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되려면 다음 사정이 모두 있어야 합니다.
- 행정청에게 권한을 행사할 기회가 있었을 것
- 그럼에도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였을 것
- 그 결과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것
이 요건들이 갖추어진 경우, 법은 행정청이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다만 이는 권한 자체가 없어졌다는 뜻이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분이 불가능해진다는 뜻으로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위 금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침해가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그러한 우려가 있는지가 조문상 예외의 기준입니다.
또한 “장기간”이 어느 정도의 기간인지, “현저히” 해칠 우려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제12조에 구체적인 숫자나 기준으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권한 행사 기회와 미행사 경위, 국민이 갖게 된 신뢰의 정당성, 공익 또는 제3자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제12조제1항도 행정청이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의 장기간 권한 미행사 규정은 이러한 신뢰보호 원칙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규정입니다.
참고 법령
- 행정기본법 제12조제1항
- 행정기본법 제12조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