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열람을 신청하면 적힌 내용 전부를 볼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피의자나 그 변호인이 고소장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는 있지만, 볼 수 있는 범위는 처음부터 “피의자에 대한 혐의사실 부분”으로 잘려 있다. 고소인이 누구인지 신원을 짐작하게 하는 사정, 고소인이 낸 증거, 고소장에 첨부된 서류는 신청 대상 자체에서 빠진다. 이 글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 제69조를 근거로 이 범위가 왜 그렇게 정해져 있는지 정리한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 —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으로 한정
수사준칙 제69조는 항마다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는 서류와 신청 주체를 달리 정하고 있다.
- 제1항: 피의자, 사건관계인 또는 그 변호인이 본인의 진술이 기재된 부분 및 본인이 제출한 서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신청할 수 있다.
- 제2항: 피의자, 사건관계인 또는 그 변호인이 검사의 불기소 결정 또는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결정이 있는 사건 기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신청할 수 있다.
- 제3항: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이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장, 고발장, 이의신청서, 항고장, 재항고장(이하 “고소장등”)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 제4항: 체포·구속된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이 현행범인체포서, 긴급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 제5항: 피의자 또는 사건관계인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로서 위임장 및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함께 제출한 사람도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따라 신청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제1항·제2항이 “피의자, 사건관계인 또는 그 변호인”이라고 신청 주체를 넓게 적은 것과 달리, 고소장등에 관한 제3항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만 신청 주체로 적었다는 것이다. 사건관계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제3항 문언에 없다.
볼 수 있는 범위 — “혐의사실 부분”으로 한정, 나머지는 제외
제3항은 신청 요건과 신청 범위를 한 문장 안에 함께 적어 놓았다.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은 필요한 사유를 소명하고 고소장등의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열람·복사의 범위는 피의자에 대한 혐의사실 부분으로 한정하고, 그 밖에 사건관계인에 관한 사실이나 개인정보, 증거방법 또는 고소장등에 첨부된 서류 등은 제외한다.”
이 문장은 두 가지를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 신청 요건: “필요한 사유를 소명”해야 신청할 수 있다. 사유 없이 그냥 보여 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신청 범위(효과):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볼 수 있는 것은 “피의자에 대한 혐의사실 부분”뿐이다. 나머지—사건관계인(고소인 등)에 관한 사실이나 개인정보, 증거방법, 고소장등에 첨부된 서류—는 애초에 열람·복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고소장을 “전부 볼 수 있는지”라는 질문에는 제도적으로 답이 정해져 있다. 처음부터 전부가 신청 대상이 아니다. 피의자가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 알 수 있는 부분만 볼 수 있고, 고소인이 누구를 어떻게 지목했는지, 어떤 증거를 냈는지, 무엇을 첨부했는지는 제69조제3항의 신청 범위 밖에 있다.
신청은 “할 수 있다” — 재량, 허용 여부는 원칙과 예외로 나뉜다
제69조 전체를 보면 어미의 구조가 뚜렷하다. 제1항부터 제5항까지 신청에 관한 규정은 모두 “신청할 수 있다”는 재량 표현이다. 신청 자체가 피의자·변호인 등의 권리로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규정한 것이다.
반면 검사·사법경찰관이 그 신청을 받았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제6항이 따로 정한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신청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 서류의 공개로 사건관계인의 개인정보나 영업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거나 범인의 증거인멸·도주를 용이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열람·복사를 허용해야 한다.”
제6항은 제69조에서 유일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무 표현을 쓴 항이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열람·복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두면서도, 그 예외로 “개인정보·영업비밀 침해 우려”, “증거인멸·도주를 용이하게 할 우려”를 들고 이를 “등”으로 닫지 않고 열어 두었다. 정당한 사유가 이 두 가지로 한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정리하면: 제3항으로 신청할 수 있는 범위 자체가 이미 “혐의사실 부분”으로 잘려 있고, 그 잘린 범위에 대해서도 제6항의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열람·복사가 거부될 수 있다. 두 단계의 제한이 겹쳐 있는 구조다.
제5항의 위임 신청 — 위임장과 신분관계 증명 서류가 둘 다 필요
피의자 본인이 아니라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가 대신 신청하려면 제5항에 따라 위임장 및 신분관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둘 중 하나만 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함께 제출해야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방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 제도와는 다른 절차라는 점
수사 중이거나 수사 관련 기록에 관한 열람·복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의 일반적인 정보공개청구와는 별도로 수사준칙 제69조가 규정한 절차다. 참고로 정보공개법 제9조제1항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으로 하면서도, 단서에서 각 호에 해당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중 제4호가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제6호가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를, 제1호가 다른 법률이나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대통령령 등)에 따라 비밀·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를 비공개 대상으로 들고 있다. 수사준칙 제69조 자체가 이런 법령에 따른 별도의 열람·복사 절차이자 범위 제한이라고 볼 수 있다.
자주 헷갈리는 부분 정리
- “신청할 수 있다”와 “볼 수 있다”는 다르다. 제69조제1항부터 제5항까지는 신청 자격을 정한 것이고, 실제로 허용되는지는 제6항의 원칙(허용)과 예외(정당한 사유)에 따라 갈린다.
- 고소장을 “전부” 볼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제3항은 처음부터 신청 범위를 “혐의사실 부분”으로 한정하고, 사건관계인에 관한 사실·개인정보, 증거방법, 첨부서류를 명시적으로 제외한다.
- 사건관계인은 제3항의 신청 주체가 아니다. 제1항·제2항과 달리 제3항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만 신청할 수 있다고 적었다.
- 처리 기한이나 수수료는 제69조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 조문은 신청 자격, 신청 범위, 허용 여부의 원칙과 예외만 정하고 있다.
참고 법령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69조(수사서류 등의 열람·복사) 제1항~제6항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 제1항제1호·제4호·제6호,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