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망할 때 원화와 코인은 다르게 돌려받는다
거래소에 맡긴 자산이 두 가지라면, 법이 보호하는 방식도 두 가지다. 원화(원금)는 제3의 기관에 맡겨지고, 코인은 거래소 자신이 직접 보관한다. 이 차이가 거래소 파산 때 당사자들의 돈과 코인을 돌려주는 과정을 크게 갈라놓는다.
원화는 거래소 밖으로 나간다 — 제6조 예치금 보호
이용자가 거래소에 입금한 원화를 “예치금”이라고 부른다. 법은 거래소에 한 가지를 반드시 하도록 명령한다. 자기 돈과 이용자의 돈을 섞지 말고, 이용자의 예치금을 은행 같은 관리기관에 예치하거나 신탁해야 한다는 뜻이다.(제6조 제1항)
관리기관(주로 은행)에 맡겨진 예치금은 거래소의 재산이 아니다. 법은 명시적으로 “이용자의 재산”임을 밝혀야 한다고 정했다(제6조 제2항). 따라서 다른 채권자들도 이 돈을 건드릴 수 없다. 거래소의 빚이 많아도 예치금을 상계하거나 압류할 수 없는 구조다(제6조 제3항).
거래소가 파산 신청을 받거나 신고가 말소되거나 해산·합병을 결의하면, 관리기관(은행)은 이용자의 청구에 따라 예치금을 우선해서 돌려준다(제6조 제4항). 순서가 보장된다는 뜻이다.
코인은 거래소가 직접 보관한다 — 제7조 가상자산 보관
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다르다. 법은 거래소에 “보관”하라고만 하지, 제3 기관에 맡기라고 하지 않는다. 대신 거래소 자신이 지켜야 할 의무들을 정했다.
거래소는 세 가지를 해야 한다(제7조):
첫째, 기록을 남긴다. 누가 얼마를 맡겼는지 기재한 이용자명부를 만들고 비치해야 한다. 이것이 나중에 누가 얼마의 코인을 돌려받아야 하는지를 증명한다.
둘째, 분리 보관한다. 거래소 자신의 코인과 이용자의 코인을 섞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용자로부터 받은 코인과 정확히 같은 종류와 같은 수량의 코인을 실질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즉, 이용자 1비트코인 = 거래소 1비트코인을 항상 맞춰야 한다.
셋째, 일부를 오프라인으로 보관한다. 해킹을 막기 위해 전체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곳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거래소는 보안 기준을 충족하는 외부 기관에 이용자 코인을 맡길 수도 있다(제7조 제4항). 다만 이것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지다.
파산할 때 돌려받는 과정이 갈린다
원화의 경우: 거래소가 파산하면, 관리기관(은행)이 법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돌려준다. 은행은 예치금을 이용자의 몫으로 보유했기 때문에, 거래소의 채권자들이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다. 돌려받는 순서와 방식은 법으로 정해진 대로 진행된다.
코인의 경우: 거래소가 파산하면 상황이 더 복잡할 수 있다. 코인은 거래소가 직접 보관했으므로, 파산 절차에서 거래소의 일반 자산으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명부에 기록된 각 사람의 코인 몫을 파악한다 해도, 거래소의 다른 채권자들과 함께 분배받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원화처럼 자동으로 우선되지 않는다.
정리하며
법이 원화와 코인을 다르게 다루는 이유는 기술적 특성 때문이다. 원화는 은행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은 특수한 기술과 보관 방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현재 법은 원화에만 제3 기관 예치의 강제성과 우선 지급을 보장하고, 가상자산은 거래소의 자체 보관 의무와 보유 확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래소를 선택할 때 이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원화는 법의 우산 아래에, 코인은 거래소의 신뢰도 아래에 놓인다.
참고 법령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예치금의 보호)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가상자산의 보관)
-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보험의 가입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