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재범 10년, '형이 확정된 날'부터 셉니다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해설
음주운전으로 다시 적발됐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 있다. “이번이 재범인지 아닌지, 10년은 도대체 언제부터 세는 걸까?” 술을 마신 날인지, 재판을 받은 날인지, 판결이 확정된 날인지 헷갈리기 쉽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년의 기산점은 ‘형이 확정된 날’**이다. 조문을 그대로 따라가 보면 왜 그런지, 그리고 무엇이 오해인지 정리할 수 있다.
결론: 기산점은 ‘형이 확정된 날’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44조제1항, 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하여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같은 조 제1항, 제2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한 사람(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문장 구조를 나눠 보면 이렇다.
- 앞선 사건: 음주운전(제44조제1항)·측정불응(제44조제2항)·음주측정방해행위(제44조제5항) 중 하나를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었을 것
- 기산점: 그 형이 확정된 날
- 10년 내에: 다시 같은 조 제1항·제2항·제5항 중 하나를 위반했을 것(새 위반일 기준)
즉 10년이라는 기간은 ‘앞선 형이 확정된 날’부터 시작해서, 그 안에 ‘새로운 위반행위’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구조다. 음주운전을 한 날짜(위반일)나 새 사건의 판결이 확정된 날짜를 기산점으로 삼지 않는다. 이 둘을 기산점으로 잘못 알고 있으면 “10년이 지났으니 초범 취급을 받겠지”라고 오해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왜 ‘확정일’인가 — 기소·선고·확정의 차이
형사절차에서 ‘선고’와 ‘확정’은 다른 시점이다.
- 선고일: 법원이 판결을 내린 날
- 확정일: 그 판결에 대해 더 이상 상소(항소·상고)할 수 없게 되어 효력이 최종적으로 굳어진 날
벌금형이 즉결로 확정되거나, 약식명령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되는 경우도 있고, 항소·상고를 거쳐 대법원 판결로 확정되는 경우도 있다. 조문은 이 여러 경로 중 어느 것이든 최종적으로 형이 확정된 날을 기준점으로 삼는다. 위반행위를 저지른 날짜와 확정일 사이에는 수사·기소·재판 기간만큼 시차가 생기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이 확정일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 — 실효돼도 10년 안이면 적용
조문 괄호 안의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는 실무에서 자주 오해되는 부분이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과기록상 형이 실효되는 제도가 있는데, 이 조문은 형이 실효되었더라도 확정일부터 10년 이내에 다시 위반했다면 제1항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형이 실효됐으니 이제 초범이다”라는 식의 이해는 조문과 맞지 않는다. 실효 여부와 관계없이, 확정일부터 10년이라는 시간적 기준만이 적용 여부를 가른다.
반대로 확정일부터 10년이 지난 뒤에 다시 위반한 경우에는 제1항의 요건(10년 내 재위반)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경우 제44조제1항 위반(음주운전 자체)은 제148조의2제3항, 측정불응·음주측정방해행위는 제148조의2제2항에 따라 처벌한다. 조문이 정하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며, ‘10년이 지나면 전과가 없어진다’거나 ‘자동으로 초범이 된다’는 표현은 조문에 없는 말이다.
앞선 위반과 새 위반, 유형이 같아야 할까
제148조의2제1항은 앞선 위반과 새 위반이 각각 제44조제1항(음주운전)·제2항(측정불응)·제5항(음주측정방해행위) 중 어느 것이어도 무방하다고 규정한다. 즉 앞서 측정불응으로 처벌받았던 사람이 이번에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어도, 두 위반의 유형이 다르더라도 10년 이내라면 제1항이 적용된다. 다만 이 조항은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되며,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 등)를 운전한 경우는 제외된다.
참고로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제45조)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148조의2제4항이 같은 구조의 ‘확정된 날부터 10년’ 규정을 두고 있다. 음주운전 전력과 약물운전 전력은 서로 다른 항에서 따로 계산된다.
현재 법정형 — 요건을 충족하면 어떻게 처벌되나
제148조의2제1항의 요건(확정일부터 10년 내 재위반, 실효 여부 불문)을 충족하는 경우, 새 위반의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처벌된다.
- 측정불응(제44조제2항) 또는 음주측정방해행위(제44조제5항) 위반: 1년~6년의 징역이나 500만원~3천만원의 벌금
- 음주운전 중 혈중알코올농도 0.2퍼센트 이상: 2년~6년의 징역이나 1천만원~3천만원의 벌금
- 음주운전 중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 1년~5년의 징역이나 500만원~2천만원의 벌금
참고로 10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제148조의2제3항이 적용되는 경우(단순 음주운전)의 법정형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0.03퍼센트~0.08퍼센트 미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0.2퍼센트 미만은 1년~2년의 징역이나 500만원~1천만원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은 2년~5년의 징역이나 1천만원~2천만원의 벌금으로 정해져 있다.
앞으로 바뀌는 부분 — 아직 시행 전인 개정
2026년 6월 2일 공포된 개정법(법률 제21728호)은 제148조의2에 제7항을 신설해, 제44조의2를 위반하여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운전을 하도록 조장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이 개정은 2026년 10월 3일 현재 아직 시행되지 않았으며, 시행일은 2027년 6월 3일이다. 같은 개정법에서 제44조제1항의 ‘자동차등’ 정의 괄호에 제44조의2를 포함시키는 개정 역시 같은 시행일(2027년 6월 3일)을 따른다. 이 개정법 중 제2조제23호·제137조·부칙 제3조 부분만 예외적으로 2026년 12월 3일 먼저 시행되며, 제148조의2제7항이나 제44조제1항 개정 부분은 이날 시행되지 않는다.
이 개정으로도 제1항이 정하는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는 문언 자체는 그대로 유지된다. 즉 재범 판단의 기산점 원칙은 이번 개정으로도 바뀌지 않는다.
요약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제1항이 정하는 10년의 기산점은 앞선 형이 확정된 날이며, 위반일이나 새 사건 판결일이 아니다.
- 그 확정일부터 10년 이내에 새로운 위반(음주운전·측정불응·음주측정방해행위 중 하나, 유형이 같을 필요 없음)이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 앞선 형이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효되었더라도, 확정일부터 10년 이내 재위반이면 제1항이 적용된다.
- 확정일부터 10년이 지난 뒤의 재위반은 제148조의2제1항이 아니라 제2항·제3항이 적용된다.
- 2027년 6월 시행 예정인 개정으로 음주운전 조장 행위에 대한 처벌(제7항)이 신설되지만, 10년 기산 원칙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제1항~제6항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제1항~제6항, 신설 예정 제7항(법률 제21728호, 시행 2027. 6. 3.)
- 도로교통법 제45조(과로한 때 등의 운전 금지)
- 도로교통법 부칙 <법률 제21246호, 2025. 12. 30.>
- 도로교통법 부칙 <법률 제21728호, 2026. 6. 2.> 제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