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막혀 보증금을 못 돌려줬다면 지연이자를 안 내도 될까? 민법 제397조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
핵심 답변
조문만 보면, 대출이 막혔다는 사정만으로 지연이자를 면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흔히 ‘지연이자’라고 부르는 돈은 민법 제397조가 정한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입니다.
- 민법 제397조제2항에 따르면 이 손해배상에서 채권자는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채무자는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
- “대출 규제 때문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결국 과실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제397조제2항이 막는 것이 바로 이 ‘과실없음’의 항변입니다.
다만 조문에는 ‘대출 규제’나 ‘보증금’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위 결론은 조문 문언을 이 상황에 대입해 읽은 해석입니다. 조문이 대출 규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또 지연이자를 언제부터 계산하는지는 제397조가 아니라 민법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에 따라 따로 따져야 합니다.
1. 상황 정리: 어떤 질문인가
임대차가 끝났는데 임대인이 새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하려다 대출이 막혀 제때 돌려주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때 임대인은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돈을 안 주려던 게 아니라 대출 규제 때문에 못 준 것이니, 늦어진 기간의 이자까지 물어야 하나?”
이 질문에는 민법 조문 두 개가 관련됩니다.
| 무엇을 묻는가 | 관련 조문 | 조문이 답하는 내용 |
|---|---|---|
| 언제부터 늦은 것인가(지체책임의 시작) | 민법 제387조 | 기한의 종류에 따라 지체책임이 시작되는 때 |
| 늦어진 데 대해 얼마를, 어떤 조건으로 배상하나 | 민법 제397조 |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액의 기준, 증명 부담, 과실없음 항변 불가 |
2. 민법 제397조: 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조문 원문
제397조(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①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 그러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 ②전항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채권자는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채무자는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
제1항: 배상액은 어떤 이율로 정하나
- 원칙(본문):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은 “법정이율에 의한다”.
- 예외(단서):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의한다”.
약정이율이 있다고 해서 그 이율이 늘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어야 합니다. 그런 약정이율이 없으면 원칙대로 법정이율을 씁니다.
제397조에는 법정이율이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인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이 글도 이율 수치는 다루지 않습니다.
제2항: 두 가지가 함께 정해져 있다
제2항은 채권자 쪽과 채무자 쪽을 동시에 규정합니다.
- 채권자(보증금을 돌려받을 사람):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 늦어져서 실제로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 채무자(보증금을 돌려줄 사람):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 늦어진 데 자기 잘못이 없다는 주장으로 이 손해배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적용 범위: “전항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
제2항은 **“전항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으로 시작합니다.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제1항의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에 한해 적용되는 문언입니다. 채무자의 책임 전반에서 과실 주장이 막힌다는 뜻으로 넓혀 읽으면 안 됩니다.
3. 대출이 막힌 사정은 어떻게 읽히나
보증금 반환은 돈을 돌려줄 의무라서, 제397조의 ‘금전채무’와 연결해 읽게 됩니다. 이 틀에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출이 막혀서 못 줬다”는 주장은 지체에 자기 과실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 제397조제2항은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에서 채무자가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 따라서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지연이자) 단계에서는, 대출 규제 때문이었다는 사정을 과실없음의 항변으로 내세워 배상을 면하기 어렵다고 읽힙니다.
주의할 점:
- 조문에는 ‘대출 규제’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대출 규제는 항변 사유가 안 된다”는 조문 문구가 아니라 조문을 이 상황에 적용한 해석입니다.
- 조문 문언은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와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까지입니다. 그보다 넓게, 어떤 사정이 있어도 책임을 진다는 식으로 조문을 확대해서는 안 됩니다.
- 이 주제를 직접 다룬 판례는 이 글의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판례가 이렇게 판단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4. 언제부터 지연이자가 붙나: 민법 제387조
지연이자를 내야 하는지와 언제부터 내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지체책임이 시작되는 때는 민법 제387조가 정합니다.
조문 원문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 ①채무이행의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채무이행의 불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②채무이행의 기한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지체책임이 있다.
세 가지 경우
| 기한의 종류 | 지체책임이 시작되는 때 | 근거 |
|---|---|---|
| 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 | “기한이 도래한 때로부터” | 제387조제1항 전단 |
| 불확정한 기한이 있는 경우 |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로부터” | 제387조제1항 후단 |
| 기한이 없는 경우 | “이행청구를 받은 때로부터” | 제387조제2항 |
보증금 반환 의무가 이 셋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계약 내용과 구체적 사정에 따라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지연이자를 계산하는 시작점도 그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대출이 막힌 건 제 잘못이 아닌데도 지연이자를 내야 하나요? 민법 제397조제2항에 따르면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에서 채무자는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한다”. 잘못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손해배상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읽힙니다.
Q2. 세입자가 보증금을 늦게 받아서 입은 손해를 증명해야 하나요? 제397조제2항은 이 손해배상에 관해 채권자는 “손해의 증명을 요하지 아니하고”라고 정합니다.
Q3. 지연이자 이율은 얼마인가요? 제397조제1항에 따르면 원칙은 “법정이율”입니다.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을 씁니다. 법정이율의 구체적 수치는 제397조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Q4. 계약서에 지연이율을 정해 두면 그 이율이 그대로 적용되나요? 제397조제1항 단서는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아니한” 약정이율일 때만 그 이율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약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Q5. 지연이자는 계약 종료일부터 붙나요? 민법 제387조에 따라 확정기한이면 기한이 도래한 때, 불확정기한이면 기한이 도래함을 안 때, 기한이 없으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있습니다. 보증금 반환이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Q6. 과실없음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건 모든 책임에 해당하나요? 아닙니다. 제397조제2항은 “전항의 손해배상에 관하여는”으로 시작하므로, 제1항의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에 적용되는 문언입니다.
Q7. 최근 민법 개정으로 이 규정이 바뀌었나요? 현행 민법은 법률 제21454호(2026. 3. 17. 일부개정)로 2026년 3월 17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2026년 10월 1일 기준으로 제387조와 제397조는 모두 현행 조문입니다. 그런데 이 개정이 고친 조문은 제1001조·제1008조·제1010조·제1115조입니다. 제387조와 제397조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두 조문에는 연혁 표기가 없으므로, 이 개정이 두 조문을 만들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개정의 부칙(제1조부터 제4조까지)은 시행일과 상속에 관한 적용례·특례를 두고 있으며, 제387조와 제397조에 관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습니다.
6. 한눈에 정리
- 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지연이자는 민법 제397조의 금전채무불이행 손해배상 틀에서 봅니다.
- 배상액은 법정이율이 원칙입니다.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을 씁니다.
- 채권자는 손해를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채무자는 과실없음을 항변하지 못합니다.
- 그래서 “대출이 막혀서”라는 사정만으로 지연이자를 면한다고 읽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는 조문에 대출 규제가 명시된 것이 아니라 조문을 적용한 해석입니다.
- 지연이자가 언제부터 붙는지는 민법 제387조의 기한 구분에 따라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387조(이행기와 이행지체) 제1항, 제2항
- 민법 제397조(금전채무불이행에 대한 특칙) 제1항, 제2항
- 민법 부칙 <법률 제21454호, 2026. 3. 17.> 제1조부터 제4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