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 거부, 음주운전보다 가벼운 처벌일까 — 도로교통법 제44조·제148조의2 정리
“술은 마셨지만 측정은 거부했다”, “운전하고 나서 다시 술을 마셔서 수치를 흐렸다”는 식의 이야기가 종종 돌아다닙니다. 그 바탕에는 “측정을 거부하면 음주운전보다 처벌이 가볍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 줄로 “가볍다”고 할 수 없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다릅니다. 도로교통법 조문을 그대로 놓고 확인합니다.
1. 음주측정 거부·방해행위의 법정형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제2항은 다음 두 가지 행위를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합니다.
- 측정거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
- 음주측정방해행위: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으로서 …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후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사람”
법정형은 둘 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조문상 두 유형의 형량 차이는 없습니다.
2. 음주운전 자체의 법정형 (혈중알코올농도별)
제148조의2제3항은 음주운전 자체를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나눠 처벌합니다.
- 0.2퍼센트 이상: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3.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측정거부·방해행위의 형량(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 벌금)을 음주운전 구간별 형량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 0.2퍼센트 이상 구간과 비교: 상한(징역 5년, 벌금 2천만원)은 같습니다. 다만 하한은 측정거부·방해행위 쪽이 1년(음주운전 0.2퍼센트 이상 구간은 2년)으로 더 낮습니다. 즉 “완전히 같다”고도 “무조건 더 무겁다”고도 할 수 없고, 하한만 낮은 구조입니다.
-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 구간과 비교: 측정거부·방해행위 쪽이 상한·하한 모두 더 무겁습니다.
-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 구간과 비교: 측정거부·방해행위 쪽이 상한·하한 모두 훨씬 더 무겁습니다.
정리하면, 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는 음주운전 중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 구간(0.2퍼센트 미만)보다는 분명히 더 무겁게 처벌되고, 가장 높은 구간(0.2퍼센트 이상)과는 상한이 같고 하한만 낮습니다. “측정을 거부하면 무조건 가볍게 끝난다”는 전제 자체가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4. 무엇이 ‘측정거부’가 되는가 — 요건부터
제44조제2항은 경찰공무원에게 호흡조사 측정 권한을 부여합니다. 다만 이 권한은 “측정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고, 발동 요건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반대로 운전자 쪽은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집니다.
처벌 대상이 되는 측정거부는 아무 상황에서나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제148조의2제2항제1호에 따라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됩니다. 괄호의 이 한정은 제148조의2 조문 안에서만 적용되는 표현입니다.
5. 혈액채취 재측정은 의무가 아니라 재량
종종 “호흡측정 결과가 억울하면 혈액검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조문을 보면 성격이 다릅니다. 제44조제3항은 “제2항에 따른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재측정은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지, 운전자가 요구하면 반드시 해 주어야 하는 의무 규정이 아닙니다.
6. ‘술타기’ — 정확한 이름은 ‘음주측정방해행위’, 목적 요건이 핵심
흔히 “술타기”로 불리는 행위는 조문상 용어가 아닙니다. 법률 용어는 제44조제5항이 정의한 **“음주측정방해행위”**입니다. 이 조항의 요건을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한 후”
- “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하는 행위”
즉 운전한 뒤 술을 더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을 갖추어야 조문상 음주측정방해행위가 됩니다. 이 목적 요건을 빼고 “운전 후 음주 = 자동으로 처벌”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문과 다릅니다.
참고로 처벌 대상인 음주측정방해행위도 제148조의2제2항제2호에 따라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됩니다(제44조제1항의 ‘자동차등’ 정의와 괄호 범위가 제148조의2에도 적용됩니다).
7. 재범이면 더 무거워진다
제148조의2제1항은 제44조제1항·제2항·제5항(음주운전·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 중 어느 하나를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같은 조 제1항·제2항·제5항을 위반한 경우를 가중 처벌합니다.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된다는 점이 조문에 명시되어 있어, 실효 여부와 무관하게 10년 내 재범이면 적용 대상이 됩니다. 이 중 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 재범은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다만 이 가중 규정은 자동차등·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되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8. 조문 생김새는 비슷해도 만들어진 시점은 다르다
현재 적용되는 도로교통법은 법률 제21246호(2025년 12월 30일 일부개정, 시행 2026년 7월 1일)의 체계 안에 있지만, 이 글이 다루는 조문의 실제 문언을 만든 개정은 상단 공포번호와는 다릅니다. 제44조(측정·음주측정방해행위 금지)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20544호(공포 2024년 12월 3일)가, 제148조의2(벌칙)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20864호(공포 2025년 4월 1일)가 만들었습니다. 음주측정방해행위를 금지하는 제44조제5항은 2024년 12월 3일에 신설됐고, 이를 처벌하는 제148조의2제2항은 같은 날 개정됐습니다.
9. 앞으로 바뀌는 부분 — 아직 시행 전
법률 제21728호(공포 2026년 6월 2일)는 제44조와 제148조의2 문언을 다시 손봅니다. 주요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 제44조제1항 괄호에 제44조의2가 추가되는 부분 (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 관련 조항 자체의 문언은 그대로입니다)
- 제148조의2에 제7항이 신설되어, “제44조의2를 위반하여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면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을 하도록 조장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새로 생깁니다.
이 개정법률 부칙 제1조는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제2조제23호, 제137조의 개정규정 및 부칙 제3조”만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앞당겨 시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다루는 제44조·제148조의2 개정 부분이 원칙대로 공포 후 1년(2027년 6월 3일경) 시행인지, 6개월 단서에 포함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두 시행일 모두 이 글 발행일(2026년 10월 6일)보다 뒤이므로, 지금 시점에는 위 1~8항에서 설명한 현행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를 처벌하는 제44조제2항부터 제6항까지, 제148조의2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문언 자체는 이번 개정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10. 하위 법령에 맡겨진 부분
다음 두 가지는 도로교통법 본문이 아니라 행정안전부령(시행규칙 등)에 구체적인 내용을 위임하고 있습니다.
- 음주측정방해행위가 되는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의 구체적 범위(제44조제5항)
- 경찰공무원 측정의 방법·절차(제44조제6항)
이 범위는 이 글이 참조한 법제처 Open API 전사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11. 관련 판례
이 주제에 관한 구체적 판례는 이 글 작성에 쓰인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추후 판례가 확인되면 보완이 필요합니다.
핵심 요약 (Q&A)
Q.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음주운전보다 처벌이 가벼운가요? A. 아닙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2퍼센트 미만 구간의 음주운전보다는 측정거부·음주측정방해행위 쪽이 더 무겁게 처벌되고(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가장 무거운 0.2퍼센트 이상 구간과는 상한이 같고 하한만 더 낮습니다.
Q. 운전 후 다시 술을 마시면 바로 처벌되나요? A. 아닙니다.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라는 요건을 갖춰야 조문상 음주측정방해행위가 됩니다.
Q. 혈액검사를 요구하면 경찰이 반드시 해 줘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운전자 동의를 받아 다시 측정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6항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 제1항제1호·제2호·제3호, 제2항제1호·제2호, 제3항제1호·제2호·제3호
- 도로교통법 부칙 <법률 제21246호, 2025. 12. 30.>
- 도로교통법 부칙 <법률 제21728호, 2026. 6. 2.> 제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