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철도 파업 때 대체인력, 정말 절반까지 쓸 수 있나
결론부터: “절반까지”는 맞지만 조건이 있다
병원, 철도처럼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업종을 ‘필수공익사업’이라 부른다. 이런 사업장에서 파업이 일어났을 때, 사용자가 대체인력을 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실무에서 자주 나온다.
답은 “일반 사업장과 달리 예외적으로, 일정 한도 안에서 가능하다”이다. 다만 이 예외는 무조건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43조가 정한 조건과 한도 안에서만 작동한다. 조문을 나눠서 정확히 보자.
원칙: 파업 중 대체인력·도급은 금지
노조법 제43조는 제1항과 제2항에서 두 가지를 금지한다.
- 제1항: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
- 제2항: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중단된 업무를 도급이나 하도급 줄 수 없다.
즉 파업이 벌어지면 그 업무를 외부 인력으로 메우거나 외주로 돌리는 것이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이는 쟁의행위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예외: 필수공익사업, 그러나 ‘기간 중에 한하여’
제43조 제3항은 이 금지에 예외를 둔다.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필수공익사업의 사용자가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한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하거나 그 업무를 도급 또는 하도급 주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문구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한하여”**다. 이 예외는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만 적용되는 한시적 허용이지, 필수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대체인력 채용이 상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파업이 끝나면 이 예외의 근거도 함께 사라진다.
한도: ‘사업(장) 파업참가자’의 100분의 50
그럼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가. 제43조 제4항이 그 수치를 정한다.
제3항의 경우 사용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 파업참가자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채용 또는 대체하거나 도급 또는 하도급 줄 수 있다. 이 경우 파업참가자 수의 산정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조문을 읽을 때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 두 곳 있다.
첫째, 기준은 “전체 근로자”나 “전체 조합원”이 아니라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 파업참가자”다. 예를 들어 어느 병원에 직원이 1,000명이고 그중 2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면, 대체 가능 한도는 전체 1,000명의 절반(500명)이 아니라 파업참가자 200명의 절반, 즉 100명이다. “전 직원의 절반까지”라는 식의 표현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둘째, 제4항은 “할 수 있다”는 허용 한도이지 의무가 아니다. 조문 문언은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 할 수 있다”이다. 절반까지 반드시 대체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절반을 넘지 않는 선에서 사용자가 재량으로 대체·도급을 할 수 있다는 상한 규정이다.
참고로 파업참가자 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하는지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고, 그 세부 산정 방식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률 조문 자체에는 나와 있지 않다.
이 한도를 넘기면: 벌칙 조문 확인
노조법 제91조는 일정 조문 위반에 대해 벌칙을 정하고 있는데, 그 열거 대상에 제43조 제1항·제2항·제4항이 포함되어 있다. 즉 100분의 50 한도(제4항)를 넘겨 대체인력을 투입하거나 도급을 주면 제9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제43조 제3항(필수공익사업의 예외 자체를 정한 항)은 제91조의 벌칙 열거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 이는 필수공익사업이라는 지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아니라, 그 예외를 이용하면서 제4항의 한도를 넘기는 행위가 처벌 대상이라는 구조로 읽힌다. 다시 말해 “필수공익사업이니 대체인력 규제가 한도 없이 풀린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
참고: 이 조문은 언제 만들어졌나
제43조 제3항·제4항, 그리고 제91조의 법정형 문언은 2006년 12월 30일 개정(법률 제8158호)으로 신설·정비된 내용이다. 이후 2025년 9월 9일 개정(법률 제21045호, 시행 2026년 3월 10일)은 노조법 제2조(정의), 제3조(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제3조의2(책임의 면제), 제92조(벌칙) 등을 고쳤을 뿐, 제43조나 제91조를 건드리지 않았다. 즉 대체인력 관련 규정과 그 벌칙은 이번 개정과 무관하게 종전 내용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같은 개정의 부칙(제21045호)도 시행일(공포 후 6개월 경과일부터 시행)과 제3조·제3조의2 관련 적용례만 정할 뿐, 제43조에 대한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고 있지 않다.
요약
- 파업 중 대체인력 채용·대체, 도급·하도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제43조 제1항·제2항).
- 필수공익사업은 예외지만, 그 예외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만 적용된다(제43조 제3항).
- 대체 가능 한도는 전체 인원이 아니라 그 사업(장)의 파업참가자 수를 기준으로 100분의 50이며, 이는 상한이지 의무가 아니다(제43조 제4항).
- 이 한도(제4항)를 넘기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된다(제91조).
- 파업참가자 수의 구체적 산정 방법은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으며,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 밖이다.
- 이 쟁점에 관해 확인된 판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참고 법령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사용자의 채용제한) 제1항·제2항·제3항·제4항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91조(벌칙)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부칙(법률 제21045호, 2025. 9. 9.) 제1조·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