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손해배상, 안 지 3년이 지나도 10년 안이면 받을 수 있나요?
부당해고를 당한 뒤 노무사 비용이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려고 했는데,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 지나버렸다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은 아직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청구할 수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두 기간은 별개의 기산점을 갖는 독립된 소멸시효 요건이고, 둘 중 하나라도 지나면 청구권은 소멸한다. 10년이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3년의 경과를 되돌릴 수는 없다.
민법 제766조: 3년과 10년은 각각 다른 날짜에서 센다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여기서 핵심은 제1항과 제2항의 기산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 제1항(3년):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센다. 이는 해고일이 아니다. 해고를 당한 날이 아니라, 손해와 가해자를 모두 알게 된 날부터 3년을 계산한다.
- 제2항(10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센다. 안 날과 무관하게, 불법행위 자체가 발생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역시 “전항과 같다”, 즉 시효로 소멸한다.
즉 제1항과 제2항은 “둘 중 하나만 충족되어도 안전하다”는 선택적 관계가 아니라, 각자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소멸 사유다. 3년이 지나면 그 자체로 소멸하고, 10년이 지나면 그 자체로도 소멸한다. 10년이 아직 남았다는 사정이 이미 지나버린 3년을 복원시켜주지는 않는다.
“안 날”은 언제인가
제1항은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고 명시한다. 손해와 가해자를 모두 알아야 기산이 시작된다. 조문상 이 날짜가 해고가 이루어진 날과 같은지, 다른지는 사안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조문 자체는 “해고된 날부터 3년”이라고 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해고일을 곧바로 안 날로 단정할 근거는 조문에 없다.
부당해고가 곧 “불법행위”는 아니다
제766조가 다루는 대상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이다. 불법행위가 무엇인지는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가 정한다.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산후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을 금지하는 규정이지만, 이것이 자동으로 민법 제750조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조문이 직접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부당해고로 인정된 사정이 손해배상청구권의 근거가 되는지,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노무사 비용과 위자료, 무엇을 근거로 청구하나
위자료의 근거는 민법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다.
①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정기금채무로 지급할 것을 명할 수 있고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당한 담보의 제공을 명할 수 있다.
제1항은 신체·자유·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고통을 가한 자”에게 재산 이외의 손해, 즉 위자료 배상 책임을 지운다. 제2항은 법원이 이를 정기금으로 지급하도록 명하고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할 수 있다”). 부당해고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위자료가 인정된다고 조문이 정하고 있지는 않다.
노무사 비용이 민법 제750조·제751조가 말하는 “손해”의 범위에 포함되는지는 조문에 직접 규정되어 있지 않다. 어떤 비용이 배상 대상이 되는지는 조문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영역이다.
미성년자 특례는 부당해고 사안과 무관
민법 제766조 제3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③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
이 조항은 2020년 10월 20일 신설된 것으로, 미성년자가 성적 침해를 당한 경우에 한정해 시효 진행을 성년이 될 때까지 멈추는 특례다.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 사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정리
-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배상(위자료, 노무사 비용 등)이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 그 청구권은 ①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②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중 어느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
- 10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미 지난 3년을 되돌리지 못한다. 두 기간은 별개의 소멸 사유이기 때문이다.
- “안 날”의 구체적인 날짜, 부당해고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노무사 비용이 손해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모두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참고 법령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 민법 제751조(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제1항~제3항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제1항~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