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따로 쓴 양육비 각서로도 강제로 받아낼 수 있나요?
협의이혼을 준비하면서 “양육비는 매달 얼마씩 준다”는 내용을 종이에 적고 서로 도장을 찍는 부부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당사자끼리 작성한 각서(또는 협의서)만으로 나중에 상대방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가압류·압류 등)에 들어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민법과 가사소송법이 집행력을 인정하는 대상은 당사자가 직접 쓴 각서·협의서가 아니라, 가정법원이 그 협의 내용을 확인해서 작성하는 “양육비부담조서”뿐이다.
협의서와 양육비부담조서는 다른 문서다
협의이혼 절차에서 자녀가 있는 부부는 두 가지 문서를 마주하게 된다.
-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 — 부부가 직접 작성해서 가정법원에 제출하는 문서다. 민법 제836조의2제4항은 “양육하여야 할 자가 있는 경우 당사자는 제837조에 따른 자(子)의 양육과 제909조제4항에 따른 자(子)의 친권자결정에 관한 협의서 또는 (…) 가정법원의 심판정본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 양육비부담조서 — 협의서 내용을 바탕으로 가정법원이 작성하는 별도 문서다. 같은 조 제5항은 “가정법원은 당사자가 협의한 양육비부담에 관한 내용을 확인하는 양육비부담조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작성 주체부터 다르다. 협의서는 부부가 쓰고, 조서는 법원이 쓴다. 그리고 집행력에 관한 문언은 오직 두 번째 문서, 양육비부담조서에만 붙어 있다.
집행력을 주는 문장은 딱 한 곳에 있다
민법 제836조의2제5항 후단은 이렇게 이어진다.
“이 경우 양육비부담조서의 효력에 대하여는 「가사소송법」 제41조를 준용한다.”
그리고 가사소송법 제41조는 다음과 같다.
“제41조(심판의 집행력) 금전의 지급, 물건의 인도(引渡), 등기, 그 밖에 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執行權原)이 된다.”
두 조문을 이어보면 이렇게 읽힌다 — 양육비부담조서의 효력에 대해서는, 심판이 집행권원이 된다는 가사소송법 제41조를 준용한다. 준용의 대상은 명시적으로 “양육비부담조서”이고, 조문 어디에도 부부가 사적으로 작성한 협의서나 각서에 이 효력을 준용한다는 문언은 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다. 가사소송법 제41조 자체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된다”고 할 뿐, 조서를 심판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조문이 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금전의 지급, 물건의 인도, 등기, 그 밖에 의무의 이행을 명하는 심판은 집행권원이 된다”는 내용이며, 민법 제836조의2제5항이 이 효력을 양육비부담조서에 준용하도록 연결해 준 것이다. 또한 두 조문 어디에도 ‘압류’라는 단어나 압류의 구체적 절차는 나오지 않는다. 집행권원이 된다는 것과 실제 압류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이 조문만으로 압류 요건·절차 전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서 부부끼리 쓴 각서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부부가 직접 작성한 양육비 각서·협의서: 민법 제836조의2제4항에 따라 가정법원에 제출은 해야 하지만, 그 자체에 집행력을 준용한다는 규정은 없다.
- 가정법원이 협의 내용을 확인해 작성하는 양육비부담조서: 민법 제836조의2제5항에 따라 가사소송법 제41조가 준용되어, 심판과 마찬가지로 집행권원이 되는 효력을 갖는다.
따라서 “부부끼리 따로 쓴 양육비 각서로도 강제로 받아낼 수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그 각서 자체가 아니라 그 협의 내용을 가정법원이 확인해서 만든 양육비부담조서가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답할 수 있다. 협의이혼 절차에서 가정법원에 협의서를 제출하고, 법원이 이를 바탕으로 양육비부담조서를 작성해 두었다면 그 조서에 가사소송법 제41조가 준용되지만, 당사자끼리만 작성해 주고받은 각서 자체는 이 준용 규정의 적용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협의이혼 절차와 확인 기간도 함께 알아두면 좋다
양육비부담조서는 협의이혼 절차 안에서 만들어지는 문서이므로, 그 절차의 기본 구조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 협의상 이혼을 하려는 사람은 가정법원이 제공하는 이혼에 관한 안내를 받아야 하고(의무), 가정법원은 필요한 경우 전문상담인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할 수 있다(재량)(민법 제836조의2제1항).
- 이혼의사 확인은 안내를 받은 날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받을 수 있다. 양육하여야 할 자(포태 중인 자 포함)가 있으면 3개월, 그렇지 않으면 1개월이다(같은 조 제2항제1호·제2호). 이 정의(포태 중인 자 포함)는 제836조의2 안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다른 조문까지 넓혀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가정법원은 폭력으로 당사자 일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예상되는 등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이 기간을 단축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이 역시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지, 기간이 당연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확인 기간을 거쳐 협의이혼이 성립하는 과정에서, 자녀 양육비에 관한 협의 내용을 가정법원이 확인하여 양육비부담조서로 남기는 절차가 함께 진행된다.
참고 법령
- 민법 제836조의2(이혼의 절차) 제1항~제5항
- 가사소송법 제41조(심판의 집행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