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신호등이 따로 있고 빨간불이면, 우회전해도 될까?
교차로에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설치돼 있고 그 신호가 빨간불이라면, 그 자리에서 우회전해도 되는지 궁금해하는 운전자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호가 따라야 할 ‘의무’로 정해져 있다는 점과, 그 신호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는 서로 다른 조문 층위의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신호를 따를 의무, 그 자체는 분명하다
도로교통법 제5조제1항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 차마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가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 또는 지시와,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의무경찰 포함) 및 자치경찰공무원, 그리고 이들을 보조하는 경찰보조자의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한 가지 상황을 추가로 규율한다. 교통안전시설이 표시하는 신호와 경찰공무원 등의 신호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경찰공무원등의 신호 또는 지시를 따라야 한다. 즉 신호등이 항상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신호등과 현장 경찰공무원의 지시가 충돌할 때는 사람의 지시가 우선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둘이 충돌하지 않는 평상시에는 신호등이 표시하는 신호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신호의 ‘내용’은 별표 2가 정한다
그런데 질문의 핵심인 “우회전 신호등이 빨간불이면 우회전할 수 없다”는 내용 자체는 도로교통법 제5조에 적혀 있지 않다. 신호등이 어떤 모양으로 어떤 뜻을 표시하는지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서 따로 정한다.
시행규칙 제6조는 모두 3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 제1항: 신호기의 종류와 만드는 방식은 별표 1과 같다.
- 제2항: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의 종류와 그 뜻은 별표 2와 같다.
- 제3항: 시·도경찰청장 또는 경찰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교차로 등에 신호기를 설치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
즉 “적색등화일 때는 정지한 후 우회전할 수 있다”거나 “우회전 신호등이 적색이면 우회전할 수 없다”는 식의 구체적 문구는, 있다면 시행규칙 별표 2에 담길 내용이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제처 조문 전사 자료에는 제6조제2항이 “별표 2와 같다”고 위임하는 문구까지만 확인되고, 별표 2 자체의 문언은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적색 우회전 신호의 구체적 의미를 이 자료만으로 단정해서 적을 수는 없다. 운전자가 실제 우회전 가능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행규칙 별표 2의 신호 종류별 뜻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별표를 고친 개정이 이미 시행됐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시행규칙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됐다. 공포·시행 2026. 8. 24.”에서 “시행”을 빼고 “공포 2026. 8. 24.(시행 2026. 8. 24.인 현행본 기준)” 또는 단순히 “행정안전부령 제636호(2026. 8. 24.)”로 바꿔 ‘공포·시행’이 같은 날임을 단정하지 않는다.
제636호의 부칙은 이 규칙이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제131조제2항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2026. 8. 24.)부터, 별표 28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부칙이 별표 2를 고쳤는지는 이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며, 설령 별표 2에 관한 개정이 있었다 해도 본문 시행일인 2027년 1월 1일 이전이라면 아직 시행 전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다. 2026년 10월 현재를 기준으로 신호 체계를 확인할 때는, 어느 버전의 별표 2가 현재 시행 중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신호등과 사람 지시가 다를 때
우회전 신호등이 빨간불이라도,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공무원이나 경찰보조자가 신호등과 다른 지시(예: 수신호로 우회전을 허용하거나 통제하는 상황)를 한다면, 도로교통법 제5조제2항에 따라 그 사람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신호등의 표시와 현장 지시가 일치할 때는 당연히 신호등의 표시를 따르면 된다.
정리
- 신호등의 신호나 경찰공무원 등의 지시는 모두 운전자가 따라야 하는 의무다(도로교통법 제5조제1항).
- 신호등과 경찰공무원등의 지시가 서로 다르면 경찰공무원등의 지시가 우선한다(같은 조 제2항). 신호등이 무조건 우선한다고 볼 수는 없다.
- 적색 신호나 우회전 신호등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시행규칙 제6조제2항이 위임한 별표 2에 담긴 내용이며, 이 글이 참고한 자료만으로는 그 구체적 문구를 확인할 수 없다.
- 시행규칙은 행정안전부령 제636호로 개정됐고 본문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며, 일부 조문·별표는 시행일이 다르다. 별표 2의 현재 유효 버전을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 글은 법제처가 제공하는 조문 원문과 그 연혁 정보만을 근거로 작성했으며, 개별 사안에서의 법 위반 여부나 처분 결과를 판단하는 내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5조(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 제1항·제2항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6조(신호기) 제1항~제3항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 1, 별표 2 (신호기의 종류·신호의 종류 및 뜻 — 구체적 문언은 별도 확인 필요)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부칙 <행정안전부령 제636호, 2026. 8. 24.> 제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