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아닌 시민도 달아나는 범인을 붙잡을 수 있을까? 형사소송법 제212조 '누구든지'와 그 한계
짧은 답: 붙잡을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붙잡을 의무가 아니라 붙잡을 수 있다는 권한 규정입니다. 다만 두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첫째, 붙잡은 시민은 범인을 즉시 사법경찰관리에게 넘겨야 합니다(제213조제1항). 둘째, 벌금 다액 50만원 이하·구류·과료에 해당하는 가벼운 죄는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만 이 규정이 적용됩니다(제214조).
(이 글의 법령 기준일은 2026년 10월 5일입니다. 형사소송법 법률 제21857호와 형법 법률 제22007호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 중입니다.)
1. 근거 조문: 형사소송법 제212조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이 조문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주체는 ‘누구든지’입니다. 경찰관·검사 같은 수사기관에 한정하지 않습니다. 일반 시민도 포함됩니다.
- 영장이 필요 없습니다. 대상이 ‘현행범인’이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습니다.
- 재량 규정입니다. 문언이 “체포할 수 있다”이므로 시민에게 체포할 의무를 지우는 조문이 아닙니다. 달아나는 범인을 보고도 붙잡지 않았다고 해서 이 조문을 어긴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제212조는 항·호 없이 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문에 개정 연혁 표기가 없고, 2027년 12월 31일 시행 예정본(법률 제21241호)에서도 문언이 같습니다.
2. 붙잡은 뒤에는: 즉시 경찰에 넘겨야 한다 (제213조)
제213조(체포된 현행범인의 인도)
① 사법경찰관리 아닌 자가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개정 2026.8.4>
②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의 인도를 받은 때에는 체포자의 성명, 주거, 체포의 사유를 물어야 하고 필요한 때에는 체포자에 대하여 경찰관서에 동행함을 요구할 수 있다.
③ 삭제 <1987.11.28>
시민(체포자)의 의무: 즉시 인도
- 붙잡는 것은 재량이지만, 붙잡은 뒤 넘기는 것은 의무입니다(“인도하여야 한다”).
- 넘길 상대는 사법경찰관리이고, 시점은 **“즉시”**입니다.
- 조문의 구조로 보면 시민에게 허용되는 것은 붙잡아서 넘기는 데까지입니다. 붙잡은 사람을 시민이 계속 데리고 있거나 따로 처리하는 것을 허용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인도받은 경찰의 행위: 의무와 재량이 나뉜다
| 행위 | 문언 | 성격 |
|---|---|---|
| 체포자의 성명·주거·체포 사유 확인 | “물어야 하고” | 의무 |
| 체포자에게 경찰관서 동행 요구 | “필요한 때에는 … 요구할 수 있다” | 재량 |
시민이 범인을 넘기면 경찰은 체포한 사람의 이름·주거·체포 이유를 반드시 묻습니다. 경찰관서에 같이 가자는 요구는 필요할 때에만 할 수 있습니다.
참고: 2027년 12월 31일부터 바뀌는 문언 (현재 미시행)
법률 제21241호에 따라 2027년 12월 31일부터 제213조제1항은 아래처럼 바뀔 예정입니다. 기준일 현재는 시행 전이므로 현행 조문이 아닙니다.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 아닌 자가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조문(2026년 8월 4일 개정, 2026년 10월 2일 시행)에서 인도받는 상대는 “사법경찰관리”입니다.
3. 가벼운 죄는 ‘주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만 (제214조)
제214조(경미사건과 현행범인의 체포) 다액 5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인에 대하여는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하여 제212조 내지 제213조의 규정을 적용한다. <개정 1973.1.25, 1980.12.18, 1995.12.29>
이 조문을 **“가벼운 죄는 체포할 수 없다”**로 이해하거나 **“주거와 상관없이 체포할 수 있다”**로 이해하면 둘 다 틀립니다. 정확한 구조는 이렇습니다.
| 현행범인의 죄 | 범인의 주거 | 제212조·제213조 적용 여부 |
|---|---|---|
|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 | 분명하지 않음 | 적용됨 |
| 위와 같은 죄 | 분명함 | 적용되지 않음 |
| 그 밖의 죄 | 상관없음 | 제214조의 제한을 받지 않음 |
- 이 제한은 ‘누구든지’ 전체에 걸립니다. 시민뿐 아니라 제212조에 따라 현행범인을 체포하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됩니다.
- 현행 문언은 1995년 12월 29일 개정(법률 제5054호)으로 만들어졌습니다.
4. 자구행위(형법 제23조)는 별개의 제도다
“내 물건을 가져간 사람을 붙잡는 것”을 이야기할 때 형법 제23조의 자구행위가 함께 거론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구행위는 현행범인 체포와 다른 제도입니다. 자구행위의 대상은 체포가 아니라 **‘청구권’**입니다.
제23조(자구행위)
①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청구권을 보전(保全)할 수 없는 경우에 그 청구권의 실행이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곤란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제1항의 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벌하지 아니한다”가 되려면 세 요건이 모두 필요하다 (제1항)
-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는 청구권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일 것
- 그 청구권의 실행이 불가능해지거나 현저히 곤란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한 행위일 것
-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일 것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제1항의 효과(“벌하지 아니한다”)는 생기지 않습니다.
정도를 넘었을 때 (제2항)
- 자구행위가 정도를 넘은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 재량 규정입니다. “정도를 넘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고, “반드시 감경·면제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형법 제23조는 2개 항으로 되어 있고, 현행 문언은 2020년 12월 8일 전문개정(법률 제17571호)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두 제도 비교
| 구분 | 현행범인 체포 (형사소송법 제212조) | 자구행위 (형법 제23조) |
|---|---|---|
| 대상 | 현행범인 | 청구권 |
| 효과 |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음 | 요건을 모두 갖추면 벌하지 아니함 |
| 뒤따르는 의무 | 즉시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제213조제1항) | 조문에 별도 규정 없음 |
| 한계 규정 | 경미사건은 주거 불분명 시에만(제214조) | 정도 초과 시 감경·면제할 수 있음(제2항) |
5. 조문에 없는 것: 확대 해석 주의
- ‘현행범인’의 정의: 제212조부터 제214조까지에는 ‘현행범인’이 무엇인지 정한 문언이 없습니다. 이 글도 조문에 없는 정의를 덧붙이지 않습니다.
- 체포 방법·허용되는 힘의 정도: 제212조부터 제214조까지는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까지 붙잡을 수 있는지 정하지 않습니다.
- 판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에는 시민의 현행범인 체포나 자구행위에 관한 판례가 없습니다.
- 2026년 개정 부칙: 형사소송법 법률 제21857호의 부칙은 시행일(2026년 10월 2일, 일부 조문은 단서로 따로 정함)과 적용례·경과조치(제2조부터 제14조까지)를 두고 있습니다. 그중 제212조부터 제214조까지를 대상으로 한 적용례·경과조치는 없습니다. 형법 법률 제22007호의 부칙은 시행일(2026년 10월 2일)만 정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범인을 보면 시민이 반드시 붙잡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제212조는 “체포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시민에게 체포 의무를 지우지 않습니다.
Q2. 붙잡은 범인을 제가 계속 데리고 있어도 되나요? 제213조제1항은 사법경찰관리가 아닌 사람이 현행범인을 체포하면 즉시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넘기는 것은 의무입니다.
Q3. 범인을 경찰에 넘기면 저는 무엇을 하게 되나요? 경찰은 체포한 사람의 성명·주거·체포 사유를 반드시 묻습니다(의무). 필요한 때에는 경찰관서에 같이 가자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재량).
Q4. 아주 가벼운 죄를 저지른 사람도 붙잡을 수 있나요? 다액 5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죄라면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 한해서만 제212조·제213조가 적용됩니다(제214조). 주거가 분명하면 이 규정에 따른 체포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5. 자구행위라고 하면 붙잡는 행위가 모두 정당화되나요? 아닙니다. 자구행위는 ‘청구권’을 대상으로 하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제23조제1항의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벌하지 아니한다”는 효과가 생깁니다. 정도를 넘은 경우에는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
Q6. 인도받는 상대에 ‘검사’도 들어가나요? 기준일(2026년 10월 5일) 현재 시행 중인 제213조제1항의 상대는 “사법경찰관리”입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로 적힌 문언은 2027년 12월 31일 시행 예정본(법률 제21241호)의 것이고, 아직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법률 제21857호, 2026. 8. 4.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
-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
- 제213조(체포된 현행범인의 인도) 제1항·제2항 (제3항 삭제 1987. 11. 28.)
- 제214조(경미사건과 현행범인의 체포)
- 부칙 <제21857호, 2026. 8. 4.> 제1조부터 제14조까지
- 형사소송법 시행예정본 (법률 제21241호, 2025. 12. 30. 일부개정, 2027. 12. 31. 시행, 기준일 현재 미시행)
- 제213조제1항
- 형법 (법률 제22007호, 2026. 9. 29.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
- 제23조(자구행위) 제1항·제2항
- 부칙 <제22007호, 202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