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사망하면 그 방은 누가 이어받나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의 갈림길
짧은 답부터. 갈림은 “상속인이 있느냐 없느냐” 하나로만 나뉘지 않는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의 문언은 ①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와 ② 상속인이 있더라도 사망 당시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를 각각 따로 정하고, 두 경우의 승계자를 다르게 적어 두었다. 그래서 실제로 문언이 묻는 것은 “상속인의 존재 여부”와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었는지” 두 가지다.
1. 조문 원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
제9조(주택 임차권의 승계) ①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에는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가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 ② 임차인이 사망한 때에 사망 당시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 ③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임차인이 사망한 후 1개월 이내에 임대인에게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승계 대상자가 반대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채권ㆍ채무는 임차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자에게 귀속된다.
제9조는 항이 4개이고 호·목은 없다. 삭제된 항도 없고, 네 항 모두 서술형으로 끝난다. 조문 안에 괄호로 붙인 용어 정의도 없다.
연혁 한 가지 주의. 이 법의 상단 공포번호는 법률 제21065호(2025. 10. 1., 타법개정, 시행 2026. 1. 2.)이지만, 제9조의 지금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8923호(공포 2008. 3. 21., 전문개정)**다. 제9조 문언의 출처를 제21065호로 적으면 틀린다. 제21065호(정부조직법) 부칙 제7조 〈121〉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고친 부분은 제8조의2제4항제3호 중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로 바꾼 것뿐이고, 제9조는 손대지 않았다. 소관 부처는 법무부다.
2. 세 갈래로 읽는 제9조
| 사망 당시 상황 | 제9조의 문언 | 조문이 정한 승계자 |
|---|---|---|
| 임차인에게 상속인이 없음 | 제1항 |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 |
| 상속인은 있으나, 사망 당시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함 | 제2항 |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
|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었음 | 제1항·제2항 어느 문언에도 들어가지 않음 | 제9조로 설명되지 않음 (아래 5.) |
2-1. 제1항 —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
제1항은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에만 걸리는 규정이다. 이때 승계자는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다. 두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히는 문언이다. 같은 집에 살기만 했다는 사정만으로, 또는 사실상의 혼인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제1항 문언이 곧바로 충족된다고 적을 근거는 이 조문에 없다.
문언은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다. 이를 “법률상 배우자”로 바꿔 부르면 조문과 다른 말이 된다.
2-2. 제2항 — 상속인이 있어도 제9조가 계속 작동한다
여기가 이 질문의 핵심이다. 상속인이 있으면 제9조는 끝이라고 정리하면 제2항을 빠뜨리게 된다. 제2항은 “임차인이 사망한 때에 사망 당시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를 따로 규정하면서,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임차인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정한다.
두 가지를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 승계는 단독이 아니라 공동이다. 제1항은 한 사람(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을 적고, 제2항은 ”…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라고 적는다.
- 제2항의 상대는 ‘2촌 이내의 친족’이지 ‘상속인’이 아니다. 조문은 “2촌 이내의 친족”이라고만 쓴다. 이 둘을 같은 말로 바꿔 쓰거나, “상속인이 함께 승계한다”라고 옮겨 적으면 문언을 벗어난다.
2-3. 그래서 질문에 대한 답은
“상속인이 있는지”만으로 결론이 갈리지 않는다. 문언상 갈림은 **(가) 상속인이 아예 없는 경우(제1항)**와 (나) 상속인이 있으나 사망 당시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제2항), 그리고 (다)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경우로 나뉘고, 조문이 승계자를 적어 둔 것은 (가)와 (나)뿐이다.
3. 제3항 — 1개월 안에 반대의사를 표시하면 승계가 아니다
제3항은 제1항·제2항의 결과를 뒤집는 부분이다. 구조를 정확히 옮기면 이렇다.
- 표시 주체: 제1항·제2항에 따른 승계 대상자
- 상대방: 임대인
- 기간: 임차인이 사망한 후 1개월 이내
- 효과: “그러하지 아니하다” — 즉 제1항·제2항에 따른 승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자주 보이는 오해는 “임대인이 거절하면 승계가 안 된다”는 식의 설명인데, 제3항은 임대인이 거절하는 구조가 아니다.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쪽은 승계 대상자이고, 임대인은 그 표시를 받는 상대방이다.
반대의사를 어떤 방식으로(구두인지 서면인지, 어떤 양식으로) 표시해야 하는지는 제9조 문언에 적혀 있지 않다. 이 글은 조문 범위 안에서만 쓰므로, 그 방식에 관해서는 단정하지 않는다.
4. 제4항 — 넘어가는 것은 권리만이 아니다
제4항은 제1항·제2항의 경우에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채권ㆍ채무가 임차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자에게 귀속된다고 정한다.
“보증금 반환채권이 넘어간다”까지만 적으면 조문의 절반이다. 문언은 채권과 채무를 함께 적는다. 밀린 차임처럼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채무가 있다면, 그 역시 승계한 자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조문은 정하고 있다. 제1항·제2항 어느 쪽이든 같다.
5. 조문이 답을 적어 두지 않은 경우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던 경우는 제1항(“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에도, 제2항(“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제9조 어느 항의 문언에도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 경우의 결론을 제9조로 설명하는 것은 조문을 넘어선 설명이 된다. 이 글은 그 결론을 제9조에서 끌어내지 않는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함께 살던 사람은 방을 이어받지 못하나요? A. 제9조 문언은 그렇게 되어 있지 않다. 제2항은 상속인이 있는 상황을 전제로 하면서도, 사망 당시 그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와 2촌 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승계한다고 정한다.
Q. 제2항의 ‘2촌 이내의 친족’은 상속인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A. 조문은 “2촌 이내의 친족”이라고만 쓴다. ‘상속인’이라는 말은 제2항의 승계자 자리에 쓰여 있지 않으므로, 둘을 같은 말로 바꿔 쓰지 않는 편이 정확하다.
Q. 승계를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제3항은 임차인이 사망한 후 1개월 이내에 승계 대상자가 임대인에게 반대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그 표시의 구체적 방식은 제9조에 적혀 있지 않다.
Q. 승계하면 보증금만 받는 건가요? A. 제4항은 임대차 관계에서 생긴 채권ㆍ채무가 승계한 자에게 귀속된다고 정한다. 권리만 골라 넘어오는 구조로 읽히는 문언이 아니다.
Q. 같은 집에 살던 사람이면 누구든 제1항이 적용되나요? A. 제1항의 문언은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다. 두 요건이 함께 적혀 있다.
Q. ‘가정공동생활’, ‘사실상의 혼인 관계’, ‘2촌 이내의 친족’의 뜻은 조문에 있나요? A. 제9조에는 괄호 정의가 없다. 이 용어들의 구체적 의미는 이 조문 자체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7. 이 글이 단정하지 않는 것들 (자료 범위)
- 제9조에 괄호 정의가 없으므로, ‘가정공동생활’·‘사실상의 혼인 관계’·‘2촌 이내의 친족’의 범위와 반대의사 표시의 방식·서면 여부는 이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 제21065호 부칙에서 제9조에 관한 적용례·경과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부칙 제2조~제6조는 생략으로 표기). 같은 개정이 함께 고친 벌칙·과태료 조문도 확인되지 않았다. 없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 이 주제에 관한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글은 사건번호나 판시 내용을 인용하지 않는다.
- 조문에 없는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동거인이면 누구나”, “법률상 배우자”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제1항·제2항의 문언은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자”다.
참고 법령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주택 임차권의 승계) 제1항·제2항·제3항·제4항 — 현행(시행 2026. 1. 2.), 문언은 [전문개정 2008. 3. 21.] (법률 제8923호), 소관 법무부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2제4항제3호 — 법률 제21065호(정부조직법, 2025. 10. 1., 타법개정) 부칙 제7조 〈121〉에 따라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로 개정
- 법률 제21065호(정부조직법) 부칙 제1조(시행일), 부칙 제2조~제6조(생략), 부칙 제7조(다른 법률의 개정) 〈121〉
(이 글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의 조문 문언만을 근거로 정리한 일반적 법령 안내다. 개별 사안의 판단을 담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