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몰래 찍었다고 인정했는데 재판에서 부인하면 조서는 못 쓰나요?

입력 2026.10.23. 오전 10:08

결론부터: “조서는 막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경찰 조사에서 “몰래 찍었다”고 인정했더라도 법정에서 이를 번복하면 그 내용을 적은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자체는 증거로 쓸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이것이 “번복하면 무죄”나 “수사 내용이 전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형사소송법은 조서가 막히는 경우를 대비해 조사에 참여했던 사람이 법정에서 직접 증언하는 길을 별도로 열어두고 있고, 그 증언에도 별도의 엄격한 요건이 붙는다. 아래에서 조문을 근거로 하나씩 짚는다.

1.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 형사소송법 제312조제3항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제3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이 조항의 핵심은 두 가지 요건이다.

  1.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일 것
  2.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할 것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조서의 증거능력을 가르는 기준이 “경찰 조사 당시 인정했는가”가 아니라 **“재판 단계(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내용을 인정하는가”**라는 점이다. 조문 문언상으로도 판단 시점은 명확히 공판준비·공판기일로 못박혀 있다. 그러므로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더라도, 이후 공판정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다투면, 그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제312조제3항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 조문의 구조다.

다만 여기서 “내용을 인정한다”는 말의 구체적 의미나, 어느 범위까지 인정해야 증거능력이 인정되는지에 관한 판례 법리는 이번 글감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단정하지 않는다.

2. “그럼 수사 내용은 완전히 사라지나” — 제316조제1항, 조사자 증언

여기서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제312조제3항만 보고 “법정에서 부인하면 수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은 전부 쓸 수 없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형사소송법 제316조제1항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별도의 통로를 두고 있다.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

쉽게 풀면, 피고인을 조사했거나 그 조사에 참여했던 경찰관 등이 법정에 나와 직접 증언하면서 “피고인이 조사 당시 몰래 찍었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경우, 그 조사자 증언은 제312조제3항의 조서와는 별개로 제316조제1항이 정한 요건 아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16조제1항이 요구하는 요건은 단 하나,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다. 효과는 “증거로 할 수 있다”는 재량적 문언이다. 즉 조서가 막혔다고 해서 자동으로 조사자 증언까지 막히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조사자 증언이 무조건 허용되는 것도 아니다. 신빙성 있는 상태에서 진술이 이루어졌음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별도의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을 하나 더 짚는다. 제316조제2항은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으로, 원진술자가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등으로 진술할 수 없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다루는 상황, 즉 조사자가 법정에서 “피고인이 한 진술”을 전하는 경우는 제1항이 규율하는 영역이다. 제1항에는 “원진술자가 진술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요건이 없다. 피고인 본인은 법정에 출석해 있고 직접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제2항의 ‘진술불능’ 요건을 제1항 상황에 끌어와 적용하는 것은 조문 구조를 혼동하는 것이다.

3. 참고인·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조서는 다른 조항 — 제312조제4항·제5항

혹시 사건 관계자(피해자, 목격자 등 피고인이 아닌 자)의 경찰 진술조서까지 함께 문제 되는 경우라면, 이는 제312조제3항이 아니라 제312조제4항이 규율한다.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음이 원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에 의하여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

제4항의 요건은 제3항과 구조가 다르다. 피고인의 ‘내용 인정’이 아니라 ① 조서 기재가 경찰 앞 진술과 동일함이 원진술자의 진술·영상녹화물·그 밖의 객관적 방법으로 증명될 것, ②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두 요건에, 단서로 ③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진술이 이루어졌음이 증명될 것이 더해진다. 이 세 요건은 피고인 본인의 피의자신문조서에 적용되는 제3항의 ‘내용 인정’ 요건과는 별개이므로 서로 섞어서는 안 된다.

또한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에는 제312조제5항에 따라 제3항·제4항이 그대로 준용된다.

제3항 및 제4항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관하여 준용한다.

즉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직접 쓴 자필 진술서 역시 ‘내용 인정’ 요건(제3항 준용) 밖에 있는 서류가 아니라, 같은 틀 안에서 다뤄진다.

4. 시행일과 경과조치 — 지금 적용되는 조문은 무엇인가

이번 글이 다루는 제312조 현행 조문은 **법률 제21857호(2026. 8. 4.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가 만든 문언이다. 이 개정으로 제312조제1항은 ‘삭제 <2026.8.4>‘로, 제2항은 이미 2020년 개정으로 ‘삭제 <2020.2.4>‘된 상태라, 현재 살아 있는 항은 제3항부터 제6항까지다. 조문 제목도 같은 개정으로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으로 바뀌었다.

반면 조문 자체에 장차 제1항을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로 되살리고 제목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서 등’으로 바꾸는 법률 제21241호 문언이 예정돼 있지만, 이 문언의 시행일은 2027년 12월 31일이며 오늘(2026-10-23 기준) 아직 시행되지 않았다. 다만 법률 제21241호 부칙이 그 시행일에 맞춰 실제로 개정하는 조문은 제59조의3과 제215조의2뿐이라고 명시돼 있으므로, 2027-12-31에 제312조가 곧바로 그 문언으로 바뀐다고 미리 단정할 것은 아니다. 현재 유효한 조문은 어디까지나 2026-10-02 시행 중인 현행 제312조(항은 제3항~제6항)다.

한편 제316조는 애초에 법률 제8496호(2007. 6. 1. 공포)가 만든 문언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제312조 개정(법률 제21857호)이 함께 고친 조문 목록에 제316조는 포함돼 있지 않고, 2027-12-31 시행예정본에서도 제316조 문언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마지막으로, 법률 제21857호 부칙 제12조제2항은 제312조와 관련한 경과조치를 정하고 있다.

이 법 시행 전에 검사가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작성한 조서와 제1항 및 법률 제21490호 공소청법 부칙 제6조제2항 단서에 따른 직무 수행으로 작성하는 조서는 제312조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라 증거로 할 수 있다.

이 경과조치는 문언상 검사가 작성한 조서에 관한 것이다.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이 경과조치를 그대로 넓혀 적용할 근거는 이 조문 자체에 없다.

5.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 조서를 법정에서 부인하면 그 사건은 무죄가 되나요? 조문만 놓고 보면 “번복하면 무죄”라고 결론 낼 근거는 없다. 제312조제3항에 따라 해당 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더라도, 제316조제1항이 정한 요건(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의 진술임이 증명)을 충족하는 조사자 증언이나 그 밖의 다른 증거로 공소사실이 입증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조서 하나의 증거능력 유무와 유·무죄 판단은 같은 질문이 아니다.

Q. “내용을 인정한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가요? 이 부분의 구체적 기준(예: 조서 전체를 인정해야 하는지, 일부만 인정해도 되는지 등)에 관한 판례 법리는 이번 근거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추측해서 단정하지 않는다.

Q. 조사에 참여한 경찰관이 법정에서 증언하면 무조건 증거가 되나요? 아니다. 제316조제1항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그 증명이 있어야 한다는 별도의 요건이 붙는다. ‘할 수 있다’는 문언이지 자동으로 증거가 된다는 뜻이 아니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312조(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제3항~제6항
  • 형사소송법 제316조(전문의 진술) 제1항, 제2항
  • 형사소송법 제21857호(2026. 8. 4. 일부개정) 부칙 제1조(시행일), 제12조(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관한 경과조치 등) 제2항
  • 형사소송법 제21241호(2025. 12. 30. 일부개정, 2027. 12. 31. 시행) 부칙 제1조(시행일)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312조 · 형사소송법 제31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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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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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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