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주차장도 도로교통법상 '도로'일까 — 무면허운전 처벌 기준
결론부터: 주차장이라고 반드시 도로가 아닌 것은 아니다
마트나 상가 주차장에서 운전했다고 해서 도로교통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제1호는 “도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가. 「도로법」에 따른 도로 나. 「유료도로법」에 따른 유료도로 다. 「농어촌도로 정비법」에 따른 농어촌도로 라.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車馬)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
핵심은 라목이다. 도로법 등에 따른 도로가 아니더라도,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드나들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고 안전·원활한 교통 확보가 필요한 장소라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할 수 있다. 마트 주차장처럼 출입을 통제하지 않고 누구나 차를 몰고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이 라목에 포섭될 여지가 있는 구조다.
반대로 아파트 단지 내 거주자 전용 주차장, 출입이 통제되는 사업장 내부 공터처럼 불특정 다수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곳은 ‘도로’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결국 장소의 명칭(주차장·공터 등)이 아니라 실제 출입 통제 여부와 이용 형태가 판단 기준이라는 점이 조문의 구조에서 드러난다. “주차장이면 도로가 아니다”라는 식의 단정은 이 조문과 맞지 않는다.
‘운전’의 정의와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하는 예외 조문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는 “운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운전”이란 도로(제27조제6항제3호ㆍ제44조ㆍ제45조ㆍ제54조제1항ㆍ제148조ㆍ제148조의2 및 제156조제10호의 경우에는 도로 외의 곳을 포함한다)에서 차마 또는 노면전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조종 또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다)을 말한다.
즉 원칙은 “도로에서” 한 행위만 ‘운전’에 해당하지만, 괄호 안에 특정해서 열거된 몇 개 조문(제27조제6항제3호, 제44조, 제45조, 제54조제1항, 제148조, 제148조의2, 제156조제10호)에 한해서는 도로 외의 곳에서 한 행위도 ‘운전’에 포함시킨다. 이 괄호 목록은 음주운전·약물운전·사고 후 미조치 등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처벌 필요성이 큰 행위를 특정해 따로 규정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면허운전을 금지하는 제43조와 그 벌칙인 제152조는 이 괄호의 열거 목록에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면허운전에 관한 한,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의 원칙으로 돌아가 “도로에서” 한 운전만 규율 대상이 된다. “도로 아닌 곳에서의 무면허운전도 도로에서와 똑같이 처벌된다”고 일반화할 근거는 이 조문 구조상 없다.
이 두 조문을 연결하면 출발점이 명확해진다. 마트 주차장에서 면허 없이 운전한 사람을 제43조·제152조로 규율할 수 있는지는 그 주차장이 제2조제1호라목의 ‘도로’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야 하는 문제이지, “주차장이니까 당연히 해당 없음” 또는 “운전이니까 당연히 해당함”으로 단정할 문제가 아니다.
무면허운전 금지·처벌 조문의 적용 범위
제43조 — 금지 대상은 ‘자동차등’
제43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 누구든지 제80조에 따라 시ㆍ도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에는 자동차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3조의 금지 대상은 “자동차등”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제21호에 따르면 “자동차등”이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말한다. 즉 승용차·승합차 같은 자동차뿐 아니라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 등)도 무면허로 운전하면 이 금지 조문을 위반하게 된다.
제152조제1호 — 처벌 대상은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벌칙 적용에서 제외
반면 벌칙 조문인 제152조제1호는 금지 조문과 범위가 다르다.
제152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43조를 위반하여 제80조에 따른 운전면허(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지 아니하거나(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를 포함한다) 또는 제96조에 따른 국제운전면허증 또는 상호인정외국면허증을 받지 아니하고(운전이 금지된 경우와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를 포함한다)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
여기서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
- 처벌 대상 차종: 제152조제1호가 규정하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이다. “자동차등”이 아니라 “자동차”로 한정되어 있다.
- 면허의 범위: 괄호 안에서 “운전면허(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 “이하 이 조에서 같다”는 문구는 이 정의가 제152조 안에서만 적용된다는 뜻이다. 도로교통법 제2조 각 호의 정의가 법 전체에 적용되는 것과는 적용 범위가 다르다.
법정형 표현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이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부과한다는 뜻이며, 징역과 벌금을 동시에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이 구조상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무면허로 운전한 경우, 제43조 위반(금지 조문 위반)은 성립하지만, 그에 대한 벌칙으로 제152조제1호를 적용할 수는 없다. 제152조제1호는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고, 설령 자동차에 해당하더라도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애초에 이 조에서 말하는 “운전면허”의 범위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원동기장치자전거 무면허운전에 다른 벌칙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알 수 없으며, 근거 없이 다른 처벌 규정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함께 유의할 점 — 시행 전 조문
도로교통법 제2조제26호 괄호에 열거된 제148조의2는 법률 제21728호(2026. 6. 2. 일부개정)의 개정 대상 조문이기도 하다. 다만 이 개정 법률은 2026-10-26 현재 전부 시행 전이며, 제148조의2에 관한 개정 부분은 2027-06-03부터 시행된다(법률 제21728호 부칙 제1조). 또한 같은 개정 법률로 신설되는 제89조의2(경찰공무원 등의 요청에 의한 수시 적성검사)도 2027-10-14부터 시행되어 현재는 시행 전이다(법률 제22067호 부칙 제1조 단서). 이 글에서 인용한 제2조·제43조·제152조 문언은 2026-10-26 기준 현행 조문이다.
정리
- 마트 주차장 등 사설 주차장도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에 해당하면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될 수 있다. 명칭만으로 도로 여부가 정해지지 않는다.
- 무면허운전 금지(제43조)·처벌(제152조)은 ‘운전’의 괄호 열거 목록(제27조제6항제3호·제44조·제45조·제54조제1항·제148조·제148조의2·제156조제10호)에 들어 있지 않으므로, 원칙으로 돌아가 “도로에서” 한 행위인지가 출발점이 된다.
- 제43조는 “자동차등”(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의 무면허운전을 금지하지만, 제152조제1호의 처벌 대상은 “자동차”이고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그 조 안에서만 적용되는 정의로 제외되어 있어, 금지 범위와 처벌 범위가 서로 다르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제1호, 제18호, 제21호, 제26호
- 도로교통법 제43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
- 도로교통법 제152조(벌칙) 제1호
- 도로교통법 부칙 〈제22067호, 2026. 10. 13.〉 제1조
- 도로교통법 부칙 〈제21728호, 2026. 6. 2.〉 제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