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중간정산 사유 있어도 회사가 반드시 지급해야 할까…법은 ‘지급할 수 있다’고 정했다
시행령은 9개 사유를 열거…퇴직 뒤 14일 지급의무와 재직 중 중간정산은 구별해야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사용자가 반드시 이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법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은 근로자의 요구가 있을 때 사용자가 퇴직 전에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한다.
중간정산 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에 열거돼 있다. 무주택자의 본인 명의 주택 구입, 주거 목적의 전세금 또는 보증금 부담, 장기 요양 관련 의료비 부담, 파산선고와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임금 감소 제도 시행, 소정근로시간 단축,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퇴직금 감소, 재난 피해가 이에 포함된다.
다만 전세금 또는 보증금 부담 사유는 근로자가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된다. 의료비 사유는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근로자 본인, 배우자 또는 부양가족의 질병이나 부상과 관련해 해당 근로자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초과한 의료비를 부담한 경우다.
시행령이 사유를 열거한다고 해서 지급의무까지 정하는 것은 아니다. 법 제8조제2항의 문언은 ‘지급하여야 한다’가 아니라 ‘지급할 수 있다’이며, 사유 충족과 근로자의 요구만으로 중간정산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도 2014년 12월 11일 선고한 2011다77290 판결에서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요구와 사용자의 승낙으로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중간정산이 이뤄지면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 사용자는 시행령 제3조제1항의 사유에 따라 미리 정산해 지급한 경우 근로자가 퇴직한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관련 증명 서류를 보존해야 한다.
재직 중 중간정산과 퇴직 뒤 퇴직금 지급기한도 구분해야 한다. 법 제9조제1항의 14일은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적용되는 기한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당사자 합의로 연장할 수 있다. 제8조제2항과 시행령 제3조에는 중간정산 신청의 일반 처리기한을 따로 두지 않았다.
중간정산을 거절한 사실 자체가 곧바로 법 제44조의 벌칙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2026년 9월 16일 기준 제44조제1호는 제9조제1항을 위반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를 규정한다.
같은 날 적용되는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43조와 제44조의 개정규정에 따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은 2026년 9월 1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기준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행령 제3조는 재직 중 퇴직금을 미리 정산할 수 있는 사유의 범위를 정하고, 법 제8조제2항은 그 지급을 사용자의 재량으로 둔다. 반면 퇴직 후 지급의무와 그 위반에 관한 벌칙은 법 제9조와 제44조에서 별도로 정하고 있다.
참고 법령과 조문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제2항, 제9조제1항, 제44조제1호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ㆍ제2항
관련 판례
대법원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근로자의 요구와 사용자의 승낙으로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주문은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