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알게 된 남의 비밀을 말하면 모든 직업이 처벌될까?
아니다. 형법 제317조의 업무상비밀누설죄는 직무 중 알게 된 비밀을 말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조항이 아니다. 제1항과 제2항은 적용 대상과 비밀의 범위를 각각 다르게 정하고 있다.
형법 제317조 제1항이 열거한 직업
제317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은 다음과 같이 열거되어 있다.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제사, 약종상, 조산사,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증인, 대서업자나 그 직무상 보조자 또는 차등의 직에 있던 자다.
이들이 직무처리 중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경우가 제1항의 대상이다. 따라서 단순히 “일하다 알게 된 비밀”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직업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조문에 열거되지 않은 직종을 제317조 제1항의 직업 목록에 추가할 수도 없다.
제1항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는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다.
종교의 직에 있는 사람은 제2항에서 별도로 규정한다
형법 제317조 제2항은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있던 자가 그 직무상 알게 된 사람의 비밀을 누설한 경우를 규정한다.
제1항은 열거된 직업이나 그 직무상 보조자 또는 차등의 직에 있던 자가 직무처리 중 알게 된 타인의 비밀을 대상으로 한다. 반면 제2항은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있던 자가 직무상 알게 된 사람의 비밀을 대상으로 한다. 두 항의 주체와 문언을 하나의 요건처럼 합쳐서는 안 된다.
제2항은 별도의 법정형을 새로 정하지 않고, 그 형이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무엇이 ‘비밀’이고 어떤 행위가 ‘누설’인지는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형법 제317조에는 ‘비밀’, ‘누설’, ‘직무처리중’의 의미를 따로 정한 괄호 정의가 없다. 제공된 자료에는 이 주제에 관한 판례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특정 정보가 비밀에 해당하는지, 특정한 전달 행위가 누설인지, 직무와 어느 정도 관련되어야 하는지를 이 조문만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제317조의 문언상 직업의 종류뿐 아니라 비밀을 알게 된 경위와 누설 행위가 함께 문제된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형법 제318조는 “본장의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제317조에만 한정된 표현이 아니라 본장의 죄를 대상으로 하는 친고죄 규정이다.
고소는 공소를 제기하기 위한 요건이다. 따라서 “고소가 접수되면 곧바로 처벌된다”는 뜻은 아니다.
비밀을 알아내는 행위는 제316조와 구별해야 한다
형법 제316조는 비밀의 누설이 아니라 비밀침해 행위를 규정한다.
제1항은 봉함하거나 그 밖의 비밀장치를 한 사람의 편지·문서·도화를 개봉한 경우를 대상으로 하며,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제2항은 봉함하거나 그 밖의 비밀장치를 한 사람의 편지·문서·도화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내용을 기술적 수단으로 알아낸 경우를 규정한다. 제2항의 형은 제1항과 같다.
따라서 비밀을 기술적 수단으로 알아낸 행위와 특정 직업인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한 행위는 서로 다른 조문에 해당한다. 제318조의 고소 규정은 제317조만이 아니라 이러한 제316조를 포함한 본장의 죄를 대상으로 한다.
결론적으로, 일하다 알게 된 남의 비밀을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형법 제317조에 따라 어떤 직업이든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 제1항이 열거한 직업군과 관계자에 해당하는지, 제2항의 종교의 직에 있는 자 또는 있던 자인지, 해당 비밀을 조문이 정한 직무 관계에서 알게 되었는지 등을 각 항의 문언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16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17조 제1항·제2항
- 형법 제318조